1부 깃털을 보았다
계절감 /아찔 /옛날이야기 /공포 /미시감 /오늘 치 기분 /아무개 알아? /구멍 /미완 /뭉클 /폭우 /너무 /일주일 /아저씨 /풀쑥 /대중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
2부 유에서 유를
말맛 /마술 /문법 /필요불충분조건 /지면 /빛 /구원 /트라이앵글 /표현 /다움 /만약이라는 약 /이상한 접속어 /말실수 /책 /읽다 만 책
3부 투명 위에 투명이
손 /내일의 요리 /백화점 /차악 /우리 학원 /샬레 /척 /합평회 /승부처 /졸업 시즌 /서바이벌 /청춘 /어른 /질서 /폼 /반의반 /청문회
4부 나머지 말
좋은 냄새가 나는 방 /움직씨는 움직인다 /우발적 /애인 /함구하는 손 /짠 /느낌 /맥거핀 /묵묵 /문탠 /절반이라는 짠한 말 /홀 /흡혈성 /시간차공격 /오픈 /나머지
해설 | 놀이와 혁명?권혁웅
유에서 유
Oh Eun · Poem
217p

문학과지성 시인선 488권. 오은의 세 번째 시집. 오은의 시를 ‘오은의 시’답게 만드는 유쾌한 말놀이와 단어들이 제공하는 재미는 여전하지만, 그 이면에 자리한 사회의 부조리를 향한 거침없는 폭로와 상처, 어둠, 쓸쓸함 등의 감정을 기록해내고자 하는 의지는 더욱 강해졌다. 중첩되는 단어와 시구 들이 밀어붙이는 리듬 속에서 새로운 의미가 창출된다. “세계를 해체하고 재구축하는 놀이”(권혁웅, 문학평론가)이기에 오은, 그의 말놀이는 한가로운 피크닉 장소에 떨어진 폭탄처럼 평온함을 뒤엎고 전에 없던 흥겨움을 터뜨린다. 말놀이로 일궈낸 신나는 한 판이 오은의 시어들 속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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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무에서 유를, 유에서 또 다른 유를!
오은이 선보이는 언어의 마술
오은의 세번째 시집 『유에서 유』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문학동네, 2013) 이후 3년 만의 시집이다. 오은의 시를 ‘오은의 시’답게 만드는 유쾌한 말놀이와 단어들이 제공하는 재미는 여전하지만, 그 이면에 자리한 사회의 부조리를 향한 거침없는 폭로와 상처, 어둠, 쓸쓸함 등의 감정을 기록해내고자 하는 의지는 더욱 강해졌다.
중첩되는 단어와 시구 들이 밀어붙이는 리듬 속에서 새로운 의미가 창출된다. “세계를 해체하고 재구축하는 놀이”(권혁웅, 문학평론가)이기에 오은, 그의 말놀이는 한가로운 피크닉 장소에 떨어진 폭탄처럼 평온함을 뒤엎고 전에 없던 흥겨움을 터뜨린다. 말놀이로 일궈낸 신나는 한 판이 오은의 시어들 속에서 시작된다.
무거운 진실을 토해내는
가벼운 단어들의 유희
두번째 시집에서 얼핏얼핏 드러났던 사회와 체제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의식은 세번째 시집에 와서 더욱 깊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집 출간 이후 한국은 더욱 살기 어려운 나라가 되었고, 전 국민을 슬픔으로 몰아넣은 비극적 사건이 있었으며 그로 인한 트라우마 속에서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하거나 외면하는 사태가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 오은은 그사이 세월호에 대해, 헬hell조선이라 불리는 이 나라의 어둠에 대해 숨김없이 말해왔고, 그의 이번 시집에는 그의 마음을 반영하는 시가 다수 수록되었다.
우리 중 하나는 이제 떨어진다는 거죠?
우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하나만 중요했다
―「서바이벌」 부분
오은은 현 사회 전반에 자리하고 있는 쓸쓸함과 불안감의 실체를 ‘서바이벌’에 빗대어 드러낸다. “살다의 반대말은 죽다가 아니야/떨어지다지”라는 시인의 시구처럼, 한국은 살아남거나 혹은 떨어지는 사회로 요약될 수 있다. “내가 살아남았다는 것은”, 곧 “누군가는 떨어졌다는” 뜻과도 연결된다. 오은은 “우리” “너” “나” “하나”와 같이 가볍고도 흔한 단어들로, ‘내가 살고, 너는 떨어진다’는 사회의 이면을 드러냄과 동시에 ‘우리’가 사라지고 ‘하나’만이 남는다는 서바이벌의 규칙을 한국 사회에 접목시킨다.
빛나는 졸업장은 곧장 서랍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서랍 속에서 나날이 빚이 날 것이다.
[……]
시간은
빛이 달아나는 속도처럼 빠르거나
빚이 불어나는 속도처럼 더 빨랐다
졸업 직전, 친구 중 하나가 휴학했다
졸업 직후, 친구 중 하나가 대학원에 갔다
―「졸업 시즌」 부분
“빛”이 나야 할 졸업장은 곧장 서랍 속에 처박히고, “빛”이 아닌 “빚”이 늘어난다. “졸업 직전”과 “졸업 직후”는 전/후의 큰 차이지만, 다시 학교라는 곳에 발붙인다는 점에서 차이는 쉽게 상쇄되어버린다. 오은은 ‘빛/빚’ ‘아/어나는 속도처럼’ ‘졸업 직전/후’ ‘친구 중 하나가’ 등 단어의 형태상 차이가 크지 않은 단어들을 배치하면서 의미상의 차이를 끌어내는 방식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낸다. 표면에 나타난 형태와 다른 이면의 아픈 지점이 끄집어내는 것이다.
이 시에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지점은 시인이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넘어가는 어떤 시기를 다시 졸업 직전과 직후로 나누며 세밀하게 나누고 그의 언어로 박아놓는 작업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은은 한 인터뷰에서 ‘시가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말도 안 되는 상황을 각자의 말로, 우리의 말로 기억하는 것’이 시가 가지는 최소한의 역할이라 말한 적이 있다. 언어가 가진 세밀한 차이를 자유자재로 부릴 줄 아는 시인인 만큼 상황을 세세히 나누고, 그를 함께 짊어지는 태도 또한 그의 시를 읽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학점을 잘 받아야 해
꿈을 잊으면 안 돼
대신, 현실과 타협하는 법도 배워야 해
돈 되는 것을 예의 주시해야 해
돈 떨어지는 것과 동떨어져야 해
[……]
다움 안에는
내가 없었기 때문에
다음은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다움」 부분
“다움”이란 ‘어떤 성질이나 특징이 있다’는 대상의 속성을 나타내는 말이다. ‘~다움/~답다’라는 언어에 오은은 ‘~해야 해/하면 안 돼’라는 당위, 명령의 언어들을 발견하고, 점층적으로 준엄한 사회의 명령들을 폭로한다. ‘학생답다’라는 말에 부과된 언어들은 대략 이렇다. “학점을 잘 받아야” 하지만 동시에 “꿈을 잊으면” 안 되고, 거기에 더해 “현실과 타협하는 법”까지도 배워야 한다. ‘학생다움’을 제약하는 언어들은 비단 학생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인으로서 한국인답기 위해서는 “한국 팀을 응원해야” 하지만, “영어는” 또 잘해야만 한다. 개인들은 “눈치를 잘 살펴야” 하고, 더불어 “눈알”도 잘 굴려야만 한다. “다움”이란 단어에 붙는 수많은 당위가 더해지면서 결국 “다움 안에는/내가 없”다는 이면의 진실이 드러나고, 오은의 시는 단어를 이리저리 굴리며 형성되는 흥겨운 리듬감 아래에 사회의 명령, 즉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강력한 언어가 된다.
말들이 말들을 만나 새로운 말들이 되는
말놀이, 그 아수라장
오은의 시는 선행하는 그 어떤 길도 따르지 않는다. 그는 시에서 끊임없이 놀이play를 벌인다. 놀이 외에는 아무것도 아닌 놀이, 시가 말로 되어 있으니까 당연히 말놀이, 말놀이 외에는 다른 아무것도 되지 않는 놀이._권혁웅(문학평론가)
그가 이 책에서 사회의 어두운 면에 몰두했다고만 말할 수는 없다. 이 시집의 또 다른 측면에 “몰라서 달콤한 말들”을 꿈꾸는 “꿀맛” 같은 달콤함이 살아 있다. 그의 지난 시집들에서 주목받은 ‘말놀이’의 특징들, 그 유희의 측면이 이번 시집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에 대해, 너에 대해
내가 너에게 더 가까워지려는 찰나에 대해
너무에 대해, 너무가 갖는 너무함에 대해, 너무가
한쪽 팔을 벌려 나무가 되는 순간에 대해, 너무가 비
로소 생장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는 순간에 대해, 너
무가 세상을 향해 팔 뻗는 순간에 대해, 너무가 품은
부정적 의미는 사라져
―「너무」 부분
‘너무’와 ‘나무’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 단어이지만 오은의 시 세계에서 ‘나무’는 ‘너무’가 한쪽 팔을 벌린 모양새다. ‘ㅓ’가 팔을 뻗어 ‘ㅏ’가 되었을 때 ‘너무’가 갖고 있던 부정적 의미는 나무의 가지가 뻗어갈 때의 생동감과 힘찬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비로소 ‘너무’의 부정성은 사라진다. 사소한 변주만으로 언어 형태의 부정성을 끌어안고 나아가 의미를 전복시키는 오은 시의 힘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너에게 반을 줄게
나는 나머지 반을 가지면 되니까
나는 반과 반을 합치면 하나가 된다고 생각했다
[……]
나에겐 아직도 반이 남아 있단다
나는 반의반을 떼어주었다
네가 그것을 떼어먹을 것을 알면서도
반에 반했다가
반에 반(反)해버리듯이
―「반의반」 부분
「반의반」에서는 하나의 ‘반’과 또 다른 ‘반’을 나누고, 그 반들을 가지고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낸다. ‘반’ 다음에 “반나절”이 오고, 그다음에 “반의반”이 오고, 또 그다음에 ‘반하다’가 오는 식의 사전식 배열은 처음 ‘반’에서 시작한 그의 말놀이를 끊임없이 이어지게 한다. 오은은 ‘반’이라는 일상적인 단어의 의미를 확장하고, ‘반’ 위에 확장된 의미의 ‘반’들을 쌓고, 중첩시키면서 상투적인 맥락 이상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반’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놀이의 경험을 독자들



oasisdy
4.0
미련이 많은 사람은 어떤 계절을 남보다 조금 더 오래산다
사운
4.0
여타 시들에 비해 길었지만 그만큼 긴 템포로 단어들을 맛깔나고 즐겁게 감상한 듯
뾱뾱
4.0
꿀맛이 왜 달콤한 줄 아니? 꾼 맛도 아니고 꾸는 맛도 아니어서 그래. 미래니까, 아직 오지 않았으니까. 몰라서 달콤한 말들이 주머니 속에 많았다. - 시인의 말
희원
4.0
좋아하는 단어가 사라지는 꿈을 꿨다. 잠에서 깨 니 그 단어가 기억나지 않았다. 거울을 보니 할 말이 없는 표정이었다. 어느 날 우리는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 같은 음 악을 다른 기분으로 듣는다. 종착역보다 늦게 도착한다. 만남은 성사되지 못한다. 선율만 흐를 뿐이다. 들고 있던 물건들을 다 쏟았다. 고체가 액체처럼 흘렀다. 책장에 붙어 있던 활자들이 구두점을 신고 달아난다. 좋아하는 단어가 증발했다. 불가능에 물을 끼얹어. 가능해질 거야. 쓸 수 있을 거야. 가능에 불을 질러. 불가능해질 거야. 대단해질 거야. 아무도 쉽게 건드리지 못할 거야. 10년 전 오늘의 일기를 읽는다. 날씨는 맑음 10년 후 오늘은 비가 내린다. 오늘에서야 비가 내린다. 지우개 자국을 골똘히 바라본다. 결국 선택받지 못한 말들, 마침내 사랑받지 못한 말들이 있다. 다만 흔적으로 있다. 어느 날 우리는 같은 공간 다른 시간에서 다른 음 악을 같은 기분으로 듣는다. 시발역보다 일찍 출발한다 불가능이 가능해진다. 착각이 대단해진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 오늘 저녁에 무 얼 먹을지 고민하는 찰나, 식당 하나가 문을 닫았다. 메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배 속이 끓고 있다. 턱턱 숨이 막히고 있다. 당장, 당장. 시공간이 한 단어에 다 모였다. -아찔 누구나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단다 대명사와 조사가 결합하면 가능해진다 나는 누구에 속하는지 자신이 없었다 냄비 속에서 불안이 끓어 넘치고 있었다 배고픔과 배 아픔이 동시에 찾아왔다 아침에는 심술을 부리고 도리질을 쳤다 손길이 다가오면 뿌리쳤다 자발적으로 가난해졌다 언제고 활짝 피어날 수 있단다 대명사와 조사가 결합하면 막연해진다 나는 언제에 속하는지 자신이 없었다 냄비가 뜨거워서 떨어뜨리기 일쑤였다 쉽게 달아오르고 재빨리 식어버렸다 낮에는 냄비 바닥처럼 우는 소리를 했다 전체가 까매지고 한 곳은 특히 새까매졌다 우발적으로 우울해졌다 밤이 되었다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늘 한 말을 하나하나 되짚으며 움찔움찔 몸서리를 쳤다 부끄러워서 이불을 뒤집어썼다 내일 할 말을 가슴 속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설레서 이불을 또 한 번 뒤집어썼다 한여름에도 이불은 꼭 덮고 자야 돼 덮어야 안심이 된다 자신이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말했다 명사와 조사가 결합하면 근사해진다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밤에는 착해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불을 덮고 가만히 밤이 되는 사람들이 있었다 -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
소정
3.0
미련이 많은 사람은 어떤 계절을 남보다 조금 더 오래 산다
Chobi
3.5
우리는 밤의 사람 밤에 일어나 꿈꾸는 사람 밤에 뒷감당을 하는 사람 머리를 굴리다 감정에 그을리는 사람이다
김희주
4.5
위로 받는 중 앙금을 가라앉히는 시간처럼 눅눅하게
정재훈
4.0
덜떨어진 wack MC들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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