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뷰

John le Carré · Action/Novel
2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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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0여 년간 전 세계 문단과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온 작가, 존 르 카레의 유작 《실버뷰》가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된다. 《민감한 진실》이 나온 이래 십여 년에 걸쳐 퇴고를 반복해오다 결국 세상에 내놓지 못한 채 미완으로 남아있던 원고를, 아들이자 소설가인 닉 콘웰이 마무리해 발표한 공식적으로 존 르 카레의 스물여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냉전 직후에 벌어져 대중은 알기조차 어려운 굵직한 정치적 사건들을 21세기 영국으로 가져와 시점과 배경을 탈바꿈해, 스파이라는 조직이 가진 정치적 양면성에 입혀 사건을 풀어가는 수작이다. 또한 작가가 평생에 걸쳐 비판해온 영국이 취하는 외교적 자세와 더불어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는 비윤리적 행위들이 이번 소설에도 언급되고 있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데 두려워하지 않았던 작가의 일면을 엿볼 수 있어 특별하다. 아흔에 가까운 생애 동안 그가 겪어왔던 고초의 실재는 작품 속에 빼곡히 드러난다. 일상에 불쑥 찾아드는 감시, 조직이 보내는 조용한 위협, 암묵적으로 지켜야 했던 규칙들을 읽어내며 긴장의 끈을 섬세하게 조여가는 르 카레 소설의 백미는 우아하게 주고받는 등장인물의 대화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이들이 애써 숨겨둔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럽다면 소설을 제대로 읽고 있는 것이니 결말까지 책을 내려놓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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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뷰 7 닉 콘웰의 후기 279

Description

스파이 소설의 대가, 존 르 카레의 마침표 ★★★ 박찬욱 감독, 이다혜 작가 추천사 수록 ★★★ ★★★ 버락 오바마 추천 도서 ★★★ “존 르 카레 스타일의 러브 스토리. 이보다 훌륭한 이별은 없다.” - 이다혜(《아무튼, 스릴러》 작가) 줄리언 론즐리는 일찍 물려받은 유산 덕분에 편안한 생활을 영위하던 런던의 젊은 고소득자였다. 안락한 생활에 젖어 들 무렵 더 단조로운 생활을 영위하고픈 이상을 좇아 돌연 이스트앵글리아에 작은 서점을 연다. 마을의 풍광만큼이나 손님 하나 없는 그야말로 그가 원하던 고요한 생활에 무료함을 느끼던 어느 해 질 무렵, 말쑥하게 차려입은 노신사가 서점에 들어와 이것저것 묻는다. 그저 참견하기 좋아하는 노인네겠거니 싶었는데 그는 돌연 줄리언 부친의 실명을 대며 서로 같은 학교에 다닌 친구였음을 밝히고는 줄리언이 드러내기 싫었던 부친의 최후까지 언급하며 그의 마음을 들쑤셔놓는다. 자신을 에드워드 에이번이라고 소개한 남성은 지금 하는 일이 뭔지 알려진 바 없으나 도시 끄트머리에 있는 ‘실버뷰’라는 저택에서 가족과 함께 노후를 보내고 있다. 에드워드는 줄리언에게 서점 지하에 비어있는 공간을 ‘문학 공화국’으로 만들어가자고 제안하는데, 처음에는 단골손님 다루듯 예의상 호응하던 줄리언이 어느 샌가부터 그곳을 공화국에 걸맞게 꾸미기 시작한다. 에드워드의 실체에 관한 궁금증이 줄리언의 경계심을 묶어두는 한편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이 교차하면서 줄리언은 알게 모르게 에드워드에게 의지하기 시작한다. 순간 날아든 에드워드의 부탁이자 비밀 임무를 수행하며, 줄리언은 점차 에드워드의 가족과도 안면을 튼다. 겉보기엔 사소한 갈등이 부유하는 여느 가족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실버뷰 사람들의 이야기는 에드워드 아내의 장례식에 맞춰 벌어지는 어떤 선택으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데……. 이 빈틈없는 소설에 등장하는 모두의 실체는 스파이다. 저마다 임무가 다르긴 하나 누가 같은 편인지는 끝까지 가야 알 수 있다. 에드워드가 이중생활을 해왔다는 조직의 판단에 따라 그를 생포하기 위한 일대 작전이 이뤄진다. 우리가 읽고 있는 이야기가 어디서부터 어긋난 것인지 진상을 파악하는 순간, 결말의 행방은 대중 사이에 숨어든 요원처럼 다른 여권을 든 채 자취를 감출 것이다. “이 소설이야말로 온전히 르 카레다” 마거릿 애트우드, 스티븐 킹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작가들이 추앙하는 대작가가 혼신의 필력으로 완성한 이야기, 그런데 그의 생전에 출간되지 못했다면. 책의 말미에 닉 콘웰이 완성된 채 남겨진 원고를 마무리한 사연을 밝힌다. … 아버지가 내게 무조건 약속하라 말씀하시기에 나는 알겠다고 했다. 당신이 죽은 후 책상에 미완성 이야기가 있으면 나보고 마무리해달라는 얘기였다. 나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어떻게 싫다고 하겠는가? 작가 대 작가, 아버지와 아들로서, 내가 계속하지 못하면 네가 불꽃을 살려가겠니? 당연히 예라고 대답해야 한다. 그렇게 콘월의 암울한 밤, 넓고 어두운 바다를 내다보며, 나는 《실버뷰》를 기억해냈다. 스파이가 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일까. 때론 영화에서처럼 수려한 외모와 날쌘 행동력으로 적의 시선을 분산시키거나 무기를 겨누고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기술을 요구하기도 한다. 기실 알고 보면 누구도 믿을 수 없고 어디에서 공격이 날아들지 모르는 순간을 침착하게 견디며 정교한 분석력으로 숨은 메시지를 찾는, 상당한 소요가 뒤따르는 임무가 허다할 텐데 조직과 조국을 향한 남다른 충성심 없이 가능할까. 그리고 그런 이들에게 내려지는 명령은, 평범함으로 위장해 ‘절대’ 눈에 띄지 않는 것이었다. 언제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지조차 모를 풍경처럼 자연스럽게 주위에 스며드는, 이를 위해 신실한 성직자, 실적 좋은 자산관리사, 혹은 오믈렛을 잘 만드는 카페 주인도 될 수 있어야 한다. 《실버뷰》는 다른 르 카레 소설이 한 번도 하지 않은 시도를 보여준다. 세계사 이면에서 한 획을 그은 조직에 몸담으며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조차도 그의 활약상을 알 길 없던, 첩보라는 활동 면면을 드러내는 것. 음모, 배신, 태만, 외면 등 너무도 뻔한 묘사로밖에 쓸 수 없어서 첩보국조차 더는 스스로 정당성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는 일들에 대하여 말이다. 그래서 《실버뷰》에 그려진 스파이들은 국가의 의미 나아가 첩보를 통해 증명해온 자신들의 현재 가치가 어떤지, 결국 조직이 자신들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이미 알고 있다. 그간 르 카레가 발표한 소설에 비해 이번 작품이 다소 짧은 분량임에도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무게감 있게 다가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드러내고 싶었지만 전부 말할 순 없었던, 그렇기에 더욱 필사적으로 그려온 마지막 이야기가 우리가 사랑했던 스파이와 함께 실버뷰에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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