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시도

조르주 페렉 · Essay
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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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10월의 어느 흐린 주말, 조르주 페렉은 지극히 평범하며 일상적인, 즉,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 일어나는 일’에 대하여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자신이 본 것, 일반적으로 문학에서 주목하지 않는 것을 노트에 기록하는 것이었다. 그가 선택한 장소는 파리의 생-쉘피스 광장으로 처음에는 어느 한 카페 창문 뒤에 자리 잡고 장소를 옮겨가며 사흘 동안 자신의 시야를 통과하는 것들을 관찰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어지러운 표지판, 상징 및 슬로건, 작은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경찰관, 광장을 통과하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듯한 카네트 거리, 신비한 명령에 따라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비둘기, 광장 중앙의 결혼식과 장례식, 그리고 결국 이러한 것을 흡수하는 어둠 등이었다. 이 작은 책에서 조르주 페렉은 존재가 리듬으로 귀결되고, 글쓰기가 시간으로 바뀌며, 경험과 초현실 사이의 경계가 놀라울 정도로 얇아지는 우울하고 약간 섬뜩하며 이상하게 감동적인 문서를 편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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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I 17 II 53 III 71 옮긴이의 말 81

Description

"페렉은 1974년 10월 파리의 생-쉴피스 광장의 테라스에 앉아 글씨로 그림을 그렸다.” - 사무엘 뉴럴 “어느 도시든 카페에 가게 되면 이 책을 들고 가라. 이 책에서 페렉은 곧 당신의 술친구이자 여행 가이드가 될 것이고, 당신은 도시에 오가는 작은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 이안 클라우스 1974년 10월, 조르주 페렉은 사흘 동안 파리의 생-쉴피스 광장에 있었다. 매일 다른 시간에 페렉은 거리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사건들, 사람들, 다양한 교통수단들, 동물들, 구름과 날씨의 변화와 같이 눈에 보이는 것들을 적었다. 그런 것들을 길게 열거했다. 일상의 무의미한 사건들을. 아무것도 아니거나 거의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하지만 이런 것이 있다. 어떤 시선, 인간적이고 독특하며 예민하고 인상파의 그림 같고 시시각각 변하는 어떠한 직관, 다시 말하자면 루앙 대성당 앞에 서 있는 모네(Monet)의 그것과 같은 것. 거대한 도시의, 정확하게는 그 거대한 도시의 한 구역의 일상을 만들어 내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수많은 하찮은 것이다. 날씨와 빛과 주변과 사람에 대한 감지하기 어려운 미세한 변화들이 드러난다. 자동차도 개도 행인도 관광객도 그렇다. “날씨가 변하는 것, 사람들과 자동차들과 구름이 지나가는 것 이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 일어나는 바로 그것.” 이처럼 무질서해 보이는 목록을 작성하려는 계획은 문학적 재현의 한계에 대한 일종의 문학적 실험이자 체험이다. 다시 말해 이러한 목록작성은 현실을 담아낼 수 없다는 한계에 대한 실험이다. 이와 같은 모든 묘사는 선택의 결과이다. 우리가 순간에 느낀 것을 묘사하기 위해서는 생애 전체를 할애한다 해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페렉이 전하는 메시지다. 이런 점에서 이 시도(tentative)는 실패할 운명이 뻔하다. 그리고 페렉은 그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얇지만 주옥같은 이 작품은 문학의 자기성찰이라는 점에서 바로 문학의 승리이며, 이때 바로 이와 같은 문학이 삶을 최선으로 재현한다(restituer)는 목적을 갖고서 문학 자체의 힘과 한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와 같은 시적(poetique)이지만 확고한(serieux) 유희(jeu)는 결국엔 일상의 삶을 이루는 수많은 하찮은 것들에 대한 일종의 송가(ode, 서정 단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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