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벽까지 말이 서성 이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2020년 ‘마흐무드 다르위시 상’을 수상한 팔레스타인의 시인 자카리아 무함마드의 시집. 자카리아 무함마드는 팔레스타인만이 아니라 아랍권 전체에서 손꼽히는 시인이다. 『알 카멜』을 비롯한 아랍의 유수한 문예지들의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해외 언론매체에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고발하는 논평을 활발히 발표해왔다. 그런데 그의 예리한 붓은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의 자살폭탄 공격 방식에 대한 반대도 분명히 했으므로, 그는 이슬람 율법회의에 회부되기도 했다. 2002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의 행정도시 라말라를 폭격하고 탱크로 유린할 당시, 그는 이스라엘군 수색조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 양측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에 처해 있었다.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 전체를 둘러싼 8미터 높이의 시멘트 장벽에 이르면, 급기야 언어는 무화하고 증발되어버린다. 유엔은 일찍이 2004년에 이 분리장벽이 국제법에 위배된다며 해체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이스라엘도 장벽도 끄떡하지 않았다. 또 유엔은 팔레스타인 자치영역 안에 확산되는 이스라엘 정착촌의 불법성을 수차례 지적해왔고 2016년에는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도 채택했으나, 도리어 이스라엘은 정착촌 건설에 박차를 가했을뿐더러 이 땅들을 자국 영토로 합병할 계획을 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시는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언어도단의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더, 자카리아 무함마드는 시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분투했다. 천천히 돌지만 철저하게 가는 시의 맷돌을 꾸준히 돌렸고, 가장 단단한 바위 위에 인간의 길을 집요하게 새겼다. 간결하고 차분하다. 그런데 울림이 대단히 크다.
〈여행과 나날〉 왓챠피디아 코멘트
#미야케쇼 감독과 #심은경 배우가 직접 읽어드립니다
왓챠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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