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에서의 이별

양수진
2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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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지도사가 본 삶의 마지막 순간들. 생명이 있는 것은 죽는다. 우리는 사회적 지위나 재산의 규모와 관계없이 언젠가 모두 죽는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죽음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 여긴 채 죽음에 관해 생각하기를 꺼린다. 상실과 부재를 부정하고 싶은 지극히 인간적인 마음에서 기인한 현상이겠지만, 오히려 삶을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은 죽음에 대한 자각에서 출발할 수 있다. 죽음 이후에 만나는 인연이 있다. 살아생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이에게 죽고 나서는 평생을 감추고 살았던 몸을 맡긴다. 남겨진 가족은 이들에게 의지하며 대화를 나누고 이별의 절차를 진행한다. 죽음 이후 3일간의 예식을 돕는 사람. 장례지도사이다. 이 책은 8년차 장례지도사가 임종과 사별의 현장에서 눈물과 후회, 사랑을 직접 보고 느낀 이야기를 묶은 것이다. 저자는 "이 별에서 머물다가 다른 별의 빛이 된 사람들과 남겨진 이 별에서 그리움을 견뎌내는 사람들을 곁에서 보살피는 일이 배웅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만남이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영원한 이별 뒤에 찾아오는 인연에 대한 기록이자, 평온한 죽음과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성찰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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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프롤로그: 살다 그리고 사라지다 1부: 죽는다는 것, 잊힌다는 것 멍을 지우다 | 필멸이 필연이라지만 | 고독이라는 게 너무도 지독하다 | 다음 생에는 해로할 수 있기를 | 술이 전한 비보 | 점 하나로 남이 된 가족 | 전재산 100만 원 | 이 와중에도 사람은 밥을 먹는데 2부: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부모의 마음 | 슬픔을 가두다 | 사랑은 다 태워버리는 것 | 보이지 않아도 곁에 있어요 | 가는 데 순서 없다 | 인간의 품격 | 백년손님과 개자식 | 끝내 부를 수 없는 노래 | 신지 못한 구두 | 5일간의 기억 3부: 아무도 죽기 위해 살지는 않는다 ‘필요’에서 시작된 ‘필연’의 직업 | 일단 해보자 | 잘한 선택일까? | 첫 만남 | 니 콧구녕에 쑤셔불믄 좋것냐 | 손녀의 명정을 미리 보다 | 편히 쉬세요 | 긴 생머리를 포기하다 | 시집은 안 가세요? | 새벽녘의 경련 4부: 결국은 사람이고 사랑이다 불편한 동거 | 귀향 | 태양을 피하고 싶었어 | 당신은 외롭지 않아요 | 나는 경치 좋은 데가 좋더라 | 자부님과 따님은 나와주세요 |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다 | 행복의 열쇠 | 사실은 충전이었다 | 정말 사랑했습니다 | 사랑 그리고 기억 | 육감 노동자 | 마음에서 마음으로 에필로그: 시간이 제각기 흐르듯, 멈춤도 제각각이다

Description

살아지다 사라져간다는 것에 대하여 밤이 깊을수록 별들은 더욱 선명하게 반짝이듯, 죽음에 대한 명료한 의식이 있을 때에 삶 또한 영롱히 드러난다 떠난 이의 주검에 빼곡히 새겨진 삶의 기록들 남겨진 이의 마음에 무수히 저민 눈물 자국들 아픈 기억들을 맨손으로 더듬어내는 일 그리고 온몸으로 애도하는 일 누구나 겪어야 하는 이 별에서의 영원한 이별 그 슬프고 찬란한 이야기들 영원한 이별 뒤에 오는 인연 이야기 생명이 있는 것은 죽는다. 우리는 사회적 지위나 재산의 규모와 관계없이 언젠가 모두 죽는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죽음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 여긴 채 죽음에 관해 생각하기를 꺼린다. 상실과 부재를 부정하고 싶은 지극히 인간적인 마음에서 기인한 현상이겠지만, 오히려 삶을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은 죽음에 대한 자각에서 출발할 수 있다. 죽음 이후에 만나는 인연이 있다. 살아생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이에게 죽고 나서는 평생을 감추고 살았던 몸을 맡긴다. 남겨진 가족은 이들에게 의지하며 대화를 나누고 이별의 절차를 진행한다. 죽음 이후 3일간의 예식을 돕는 사람. 장례지도사이다. 이 책은 8년차 장례지도사가 임종과 사별의 현장에서 눈물과 후회, 사랑을 직접 보고 느낀 이야기를 묶은 것이다. 저자는 “이 별에서 머물다가 다른 별의 빛이 된 사람들과 남겨진 이 별에서 그리움을 견뎌내는 사람들을 곁에서 보살피는 일이 배웅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만남이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영원한 이별 뒤에 찾아오는 인연에 대한 기록이자, 평온한 죽음과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성찰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장례지도사가 되기까지 이 책은 장례지도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자살한 사람의 목에 난 멍자국을 없애는 일, 훼손된 시신을 최대한 온전한 모습으로 성형하는 일, 시신에 화장을 하는 일, 수의를 입히는 일 등등 일반인으로서는 아무래도 꺼릴 만한 일들이다.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할 당시 스물다섯 살이었던 저자는 왜 장례지도사를 택했을까?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면서도 지속가능한 직업을 찾던 중에 신문기사 한 줄이 눈에 들어온 것이 이 직업을 택한 계기가 되었다. ‘고령 인구와 사망자 수가 해마다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것. 자연스럽게 장례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관련 대학원에 갔다가 학자금 대출과 2년이라는 시간이 아까워 곧장 현장에 뛰어들었다. 상조회사 연수를 받는 첫날 모인 동기들은 덤프트럭 기사를 그만둔 사람, 중령 예편 후 일자리를 찾는 사람, 보험설계사 벌이가 시원찮아 진로를 바꾼 사람 등 퇴직자이거나 정년을 보장받을 수 없는 40~50대 가장들이 대부분이었다. 저자는 입관보조 때의 긴장과 실수, 명정 쓰는 연습을 하다가 할아버지에게 혼난 이야기, 유가족에게 어리고 젊은 여자로 비쳐 신뢰를 얻지 못해서 일부러 긴 생머리를 잘라 나이 들어 보이려 했던 이야기 등등 보통은 접할 수 없는 장례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죽음에 대한 자각에서 삶은 소중하게 빛난다 장례식장의 풍경이란 얼핏 보기에 어둡고 음침한 곳에서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는 마지막 작별의 의례라 여길 수 있지만, 그곳에야말로 날것 그대로의 회한과 사랑이 있다. 죽음의 의례가 이뤄지는 공간에는 통곡과 절규가 사무치지만, 그 울림 안에서 삶의 소중한 지혜를 얻으려 노력한 저자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육신의 부패보다 빠른 것이 정신의 망각이다. 떠나간 사람은 언젠가 잊힌다. 실존에서 소멸보다 두려운 것은 기억에서 잊힌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 담긴 고인들과 그들의 이야기는 잊고 싶지 않아 기록한 것들이다. 그것을 통해 보다 성숙한 지금의 나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 별에서의 영원한 이별을 마주했던, 혹은 마주하게 될 모든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온기 어린 위로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상실의 아픔과 감동적인 순간들에 누군가 공감해주고 귀기울여준다면 큰 보람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결국은 사람이고 사랑이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죽는다는 것, 잊힌다는 것’에는 결혼을 앞두고 남자친구의 변심으로 자살하게 된 여성의 이야기, 아랫집 부부싸움으로 인한 방화로 갓 이사 왔다가 남편과 딸을 잃은 여성의 이야기, 단칸방에서 일주일 지나 드러난 50대 남성의 고독사, 그리고 신혼여행에서의 사고 등을 다루고 있다. 2부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서는 고인이 미리 준비해둔 수의 상자에서 발견된 장례비와 메모지 이야기, 세 살짜리 아이의 수의 이야기, 남편과 어린 자식을 두고 떠난 아픈 엄마 이야기, 세월호 합동분향소와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분향소 풍경 등을 다뤘다. 3부 ‘아무도 죽기 위해 살지는 않는다’는 저자가 대학 졸업 후 우여곡절 끝에 장례지도사가 되어 현장 업무를 익히고 진행하면서 겪은 좌충우돌 경험담을 흥미롭게 다뤘다. 4부 ‘결국은 사람이고 사랑이다’에서는 장례식장에서 가족끼리 종교가 달라 벌어지는 이야기, 폭염 속에서 노제를 지낸 이야기와 장례 기간 내내 사이가 좋지 않았던 큰며느리와 작은딸을 화해시킨 장례지도사 이야기 등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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