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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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에 이른 존 버거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깊어진 눈매만큼이나 진하게 패인 주름과 하얗게 물결치는 머리털이 그간의 세월을 그러안고 있다. 그리곤 이 길에 들어선 이후 무수히 듣고 답했을 질문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나는 왜 쓰는가?"그는 호칭된 작가(writer)보다 떠돌이 이야기꾼(storyteller)이 더 어울렸다. 경계를 넘나들며 일상을 다양한 각도로 잘라 보여 줬던 그의 이야기는 과격할 정도로 도전적이고, 비판적이었으며 다정하고도 온화했다. 그건 아마도 그가 이야기꾼이기 전에 훌륭한 관객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거리를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수영장의 유리 지붕에 떠 있는 새털구름, 플라멩코 무용수의흑백사진은 그에게로 와 새롭게 씌어졌다.그는 노래하는 새들이 그려진 성냥갑을 가지고 있던 폴란드인 친구 자닌과, 사십대까지 절도죄 등으로 감옥을 드나들다가 그림을 그리게 된 마이클 콴의 손을 끌어 무대로 안내했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그렇게 이 책의 독자들은 코마키오의 구월 광장에 모여 발을 구르며 콧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고, 아랍어로 노래하는 야스민 함단의 공연에 초대되며 눈.입술.볼.손가락으로 대화하는 청년들을 만날 수 있다. 11편의 짧거나 긴 에세이들에는 그의 드로잉과 메모, 회상은 물론, 알베르 카뮈부터 전 세계적 자본주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대한 사려 깊은 생각이 담겨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놓지 않고 소리내어 부르려 했던 이름 없는 대상들은 그가 피워 놓은 모닥불 곁으로 하나둘 모여들었다. 마른자리와 따뜻한 담요가 있는 그곳에는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이들의 노래와 춤과 눈물이 뒤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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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unzip
4.0
삶에서 우리에게 일어나는 많은 일들에는 이름이 없는데, 이는 우리의 어휘가 가난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들을 큰 소리로 전하는 것은, 이야기꾼이 그렇게 이야기를 전하는 행위를 통해 이름 없는 어떤 사건을 익숙하고 친숙한 것으로 바꾸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우리는 친밀함을 가까움과 연관시키는 경향이 있고, 또한 가까움은 함께 나누었던 경험의 양과 연관시키곤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완전히 낯선 사람들이 서로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은 상태에서도 친밀함을 공유할 수 있다. 주고받는 눈빛에 담긴 친밀함, 끄덕이는 고개, 미소, 어깨를 으쓱하는 행동에 담긴 친밀함. 몇 분 동안 노래 한 곡이 불리고, 거기에 함께 귀를 기울이는 시간 동안 지속되는 가까움. 삶에 대한 어떤 합의. 아무런 조건도 없는 합의. 노래 주위에서 말해지지 않은 이야기들 사이에 자발적으로 공유되는 어떤 결론.
mul
4.5
나는 요즘 하늘을 보며 영혼은 아마 투명한 상태일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못 보는 게 아니라 애초부터 투명상태인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 무언가로 꽉 차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분명 허공은 허공임에도. 이제는 여기에 없는, 다른 곳으로 이동한 사람의 목소리로 이뤄진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으며 허공에 대해 생각한다. 당신들이 활발히 돌아다닐 공간에 대해서. 내가 관찰하고 있는 이 허공 속에 당신의 영혼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나를 자 꾸만 먼 곳으로 데려다 놓았는데 나는 그 흐름에 존 버거의 영혼이 관여했다고 믿는다.
Grace
5.0
생각하는 일이 얼마나 멋있는 일인지, 당신을 만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원기핑
3.5
예술과 자연을 즐기자. 그게 그림일수도 있고 노래나 춤, 영화 아니면 우리가 선택한 삶의 방식일수도.. - 버거와 내가 세운 암묵적인 슬로건
서정
4.5
"오랜 시간 동안 나로 하여금 글을 쓰게 한 것은 무언가가 말해질 필요가 있다는 직감이었다. 말하려고 애쓰지 않으면 아예 말해지지 않을 위험이 있는 것들. 나는 스스로 중요한, 혹은 전문적인 작가라기보다는 그저 빈 곳을 메우는 사람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Ilk
4.0
.. 왜냐하면 번역은 두 언어 사이의 양자 관계가 아니라, 삼각관계이기 때문이다. 삼각형의 세번째 꼭지점은 원래의 텍스트가 씌어지기 전 그 단어들 뒤에 놓여있던 것이다. 진정한 번역은 이 말해지기 전의 무언가로 돌아가야 한다. p8
도도섹시퀸최강미녀최송희🍒
3.5
이 작가님은 유명한 것은 알았는데, 책은 처음이다. 뭐랄까. 잔잔하게 읽기 좋으면서 생각할 거리를주는 작가님같다.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데 그 글들이 다 멋지다. 맘에 드는 구절들 설교하는 사람들은 자신의목소리만 사랑한다 노래는 어떤 부재앞에서 불러진다 누군가에겐 힘들시절이 누군가에게 달콤한 시절
권노루
5.0
갖고 싶은 문장들이 빼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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