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들여다보라,
세상 모든 사랑은 첫사랑의 유적들이었으니.”
장마르크 파리시는 이 소설 『마지막 첫사랑』을 통해 알랭 드 보통과 함께 프랑스 젊은이들의 전폭적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는 젊은 작가로 떠올랐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 생의 ‘첫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첫사랑은 혁명이요, 누군가에게 첫사랑은 설명할 수 없는 떨림에 관한 기억이요, 누군가에게 첫사랑은 여전히 진행 중인 아물지 않은 상처다. 장마르크 파리시는 우리가 평생 동안 결코 결별할 수 없는 첫사랑, 그리고 첫사랑에 관여하는 모든 상처와 희망을 어루만지며, 사랑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모든 존재를 위한 폭죽 같은 축복의 이야기를 쏘아 올린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로제 니미에 문학상’ 수상작!
프랑스 5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로제 니미에 문학상’의 2007년 수상작 『마지막 첫사랑』(원제 Avant, pendant, apr?s)의 한국어 판이 마침내 출간되었다. 이미 1992년 『고교 예술가들(Le Lyc?e des artistes)』로 ‘보카시옹 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프랑스를 대표하는 젊은 작가로 발돋움했던 장마르크 파리시는 『마지막 첫사랑』을 통해 명실공이 유럽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반열에 올랐다. 『마지막 첫사랑』이 유럽 대륙에서 출간될 무렵, 「르 몽드」「르 피가로」「엘르」「메트로」 등 프랑스 유수의 언론들은 앞다퉈 일제히 ‘파리시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사랑만이 이 시대의 유일한 혁명이다”라고 고백하는 장마르크 파리시는 이 소설을 통해 희망을 절망과 맞바꾼 채 불온한 ‘삐라’처럼 방황하며 떠다니는 21세기 젊은 지식인들에게 사랑이 어떻게 유일한 구원의 이데올로기가 되는지 경이로운 문장과 불꽃같은 호흡으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유럽 문단을 뒤흔든
이 시대 사랑에 관한 가장 지적인 소설
실패한 혁명의 뒷맛처럼 씁쓸하고 퇴폐한 삶을 살아가는 프랑수아. 팝음악 작사가로서 명성을 쌓아가고 있었지만 그에게 사랑이란 시공간은 닥치는 대로 여자를 골라 하룻밤을 보내는 음침한 ‘유곽’에 다름 아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초대받은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가일’이라는 여자에게 첫눈에 반한다. 젊고 순수하고 매력적인 가일에게서 난생 처음 섹스에의 충동보다 사랑을 먼저 느끼게 된 프랑수아는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헌신한다. 마침내 프랑수아는 가일과 불같은 사랑에 빠지기에 이르고, 두 사람의 사랑은 두 사람의 일상에서 가장 큰 위안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가일은 프랑수아의 삶의 가장 깊은 기저에 놓여 있는 근원적 슬픔과 절망, 니힐과 데카당스까지 사랑하진 못한다. 프랑수아의 사랑 또한 가일의 백짓장처럼 하얀 순수한 내면에까지 가 닿지는 못한다. 서로의 사랑이 찬미와 탐닉의 시간을 지나 초승달처럼 희미하게 몰락해 가면서 결국 가일은 프랑수아를 떠나고 프랑수아는 남는다. 남겨진 프랑수아는 가일의 흔적과 자취가 묻어나는 첫사랑의 유적들을 순례하며 아름다운 노래를 짓는다.
“장전도 없이 격발된 첫사랑, 그 애틋한 총성은 어떻게 마지막 사랑을 관통하는가! 기억하라, 세상 모든 사랑은 첫사랑의 상처였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라, 세상 모든 사랑은 첫사랑의 유적들이었으니.”
장마르크 파리시는 《마지막 첫사랑》을 통해 혁명이 사라진 시대에 유일한 휴머니즘적 혁명의 가치로 남은 사랑에 관한 지적이고 울림 깊은 통찰을 선물한다. 실패한 혁명을 실패한 첫사랑처럼 껴안고 살아가는 젊은 지식인들에게 상처를 치유하는 아름다운 길들을 별빛들판처럼 반짝이는 문장에 담아 선물한다.
“알랭 드 보통의 사랑이 ‘직유(直喩)’라면,
장마르크 파리시의 사랑은 ‘은유(隱喩)’다!”
알랭 드 보통의 사랑이 ‘직유’라면 장마르크 파리시의 사랑은 ‘은유’다. 알랭 드 보통의 사랑이 한 편의 ‘철학’이라면 장마르크 파리시의 사랑은 한 편의 ‘시’다. 시대의 모든 걸 보여주고, 시대의 모든 걸 감춰주고, 시대의 모든 걸 담아낼 수 있는 유일한 가치는 바로 ‘사랑’이다. 그리고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랑을 직유와 은유, 나아가 환유의 풍경으로 직조해 내는 베틀은 바로 ‘첫사랑’이다. 누군가에게 첫사랑은 혁명이요, 누군가에게 첫사랑은 설명할 수 없는 떨림에 관한 기억이요, 누군가에게 첫사랑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장마르크 파리시는 평생에 걸쳐 결코 결별할 수 없는 첫사랑, 그리고 첫사랑에 관여하는 모든 상처와 희망을 어루만지며, 사랑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모든 존재에게 폭죽 같은 축복을 쏘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