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사랑을 할 때 피는 꽃 ― 앙스트블뤼테!
나에게 찾아온 극한의 사랑, 그 격렬함
지적이고 총명하며 놀랍도록 에로틱한 소설!
독일의 살아 있는 전설, 마르틴 발저 장편소설
마르틴 발저가 섬세하고도 충격적으로 그려낸 한 남자의 모습, 이전 작품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한 넘치는 개방성과 자유로움으로 가득하다.
_폴커 바이더만,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존탁스차이퉁
하느님 맙소사, 발저가 이런 글을 썼다니! 너무나 힘이 넘치고 묵직하다. 그러면서도 또 얼마나 예술적인가. 『불안의 꽃』에는 문학의 모든 중요한 테마와 모티프가 들어 있으며 그것들이 함께 어울려 진실로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_마르틴 뤼드케, SWR(남서독일방송)
『불안의 꽃』은 한 작가가 마음속에서 들끓는 열정과 광기를 충분히 다스릴 줄 알게 된 노년에 발표할 수 있을 만한 문학작품이다. 생에 격렬함을 더욱 부추기거나 요구하려 하지 않게 된 어떤 시점에서야 이룰 수 있는…… 그럼으로써 도리어 더욱 활활 타오르는 생생함을 전달해주는 작품이다.
_펠리치타스 폰 로벤베르크,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이 소설은 주저함이나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신의 전부를 드러내는 노년 에로틱의 절정이다. 민망함 따위는 감히 개입할 여지도 없이…… 더구나 돈의 제왕을 문학의 주인공으로 삼는다는 발상 자체가 놀라울 뿐이다. 그 뻔뻔스러운 천재성을 도저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_르크하르트 뮐러, 쥐드도이체차이퉁
이 소설은 화려하게 빛나는 과장으로 가득한 한편의 오페라와 같다.
_안드레아 쾰러, 노이에취리히차이퉁
마르틴 발저 장편소설 『불안의 꽃』,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다
독일 문학의 거장, 마르틴 발저의 장편소설 『불안의 꽃』(원제:Angstblu"te)이 소설가 배수아씨의 번역으로 문학과지성사에서 발간되었다. 마르틴 발저는 『양철북』의 작가 귄터 그라스와 더불어 독일의 살아 있는 대문호로 꼽히는 작가로서 국내에는 『어느 비평가의 죽음』 『샘솟는 분수』 『유년시절의 정체성』 등이 번역되어 있으나 전 세계적으로 文名을 떨치고 있는 그의 눈부신 이력을 염두에 둘 때 상대적으로 국내에는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인생의 말년에 이르러 극한의 행복과 불행의 절정을 모두 경험하는 노인의 이야기, 『불안의 꽃』은 우리가 다른 어떤 작품에서도 미처 경험치 못했던, 문학의 모든 중요한 테마를 극도로 예술적인 문체로 형상화한 소설이다. 현재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소설가 배수아씨는 이 작품의 높은 문학적 향취에 매혹당하여 선뜻 번역을 시작하였고 끝까지 즐거움과 감탄 속에서 작업을 마무리하였다. 한국의 작가가 동시대 외국 작가의 작품을 번역하는 일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므로 배수아씨의 선택은 『불안의 꽃』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를 더욱 배가시킬 것이다. 또한 배수아씨는 마르틴 발저와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수차례 작가와 만남을 가지면서 까다로울 수 있는 발저 문학 번역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환상적인 조합들로 이루어진 문학과지성사의 『불안의 꽃』 발간은 현대를 살고 있는 가장 위대한 작가 중의 하나인 마르틴 발저의 지적이고 웅대한 문학세계를 국내독자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마르틴 발저, 그는 누구인가
마르틴 발저의 인생 이력은 그 자체로 신화라고 할 수 있다. 1927년에 태어나 소설가, 극작가, 수필가로서 20편이 넘는 소설과 다수의 드라마, 에세이 등을 써온 명실상부한 독일의 대표 작가일 뿐 아니라 현재에도 끊임없이 정력적으로 소설을 발표하고 있는 현역 작가이며 게다가 그의 소설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기까지 하다. 2006년 발표한 『불안의 꽃』 이후, 2년만인 올해 초에도 괴테와 그의 나이어린 연인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소설 『사랑하는 남자Ein Libender mann』를 독일에서 발표하였다. 여든이 넘은 그의 나이를 생각할 때 그의 예술혼과 창작 욕구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올라 있는 것이다.
그는 1957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필립스부르크에서의 결혼Ehen in Philippsburg』으로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 문학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이후 실러 문학상, 게오르크 뷔히너 상, 횔덜린 문학상, 독일출판협회 평화상 등 독일의 대표적인 문학상을 휩쓸었으며, 귄터 그라스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당시에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인물이라고 전한다. 마르틴 발저는 현재까지도 스웨덴 한림원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예술관련잡지 『피사로』는 ‘세계를 움직이는 독일인’ 2위에 발저를 랭크시키고 있다.
마르틴 발저는 극도로 나이차가 많이 나는 남녀주인공을 내세운 소설을 여러 편 발표하여 여성평론가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지만, 동시에 그의 작품들에 쏟아지는 독일을 비롯한 전 세계 독자들의 끊임없는 찬사와 숭배는 이러한 스캔들을 잠재우고도 남음이 있다.
『불안의 꽃』에 대하여
한 남자와 여자 간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그들 사이의 사랑은 증가한다.
이제껏 그 어떤 남자도 너를 이렇게까지는 사랑한 적이 없다.
이 사실을 절대 망각해선 안 되리라.
『불안의 꽃』은 인생의 말년에 이르러 극한의 행복과 불행의 절정을 모두 경험하는 노인의 이야기이다. 원제인 ‘앙스트블뤼테Angstblu"te’는 ‘Angst-영어의 anxiety(불안, 열망)에 가까운 뜻’와 ‘Blu"te-영어의 blossom(개화)에 가까운 뜻’의 합성어이다. 이는 전나무가 이듬해 자신이 죽게 될 것을 감지하면 그해에 유난히 화려하고 풍성하게 꽃을 피워 올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그것은 두려움으로 인한 만개이며 완전한 소멸을 눈앞에 두었을 때만이 나타날 수 있는 살아 있음의 표시인 것이다. 즉 생명을 가진 어떤 존재가 가장 살아 있고자 원하는 순간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주인공 카를 폰 칸은 일흔이 넘은 나이의 투자가이다. 그에게 살아 있다는 것은 사랑과 투자자본의 증식의 행위로 표현된다. 카를은 자신이 자유롭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소비와 향락이 아닌 자유를 위해서 투자 행위를 한다. 독립성이란 흔히 낭만적으로 얘기되는 이상적 가치인 ‘자유’의 부정확함과 허상을 뛰어넘는 절대적이고 흔들리지 않는 절대가치에 해당한다. 그리고 인간에게 그 독립성을 허용해주는 이 세상의 유일한 수단이 바로 돈인 것이다.
소설 속에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는 자본주의 친화적인 주장들, 그리고 일흔 살이 넘은 남자의 한 젊은 여인에 대한 절망적이고 열정적인 사랑, 이 두 가지는 모두 세상의 비판과 공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소재이지만 마르틴 발저는 간결하고 명쾌한 사고, 급진적인 유머 감각, 매력적인 은유들, 그리고 빼어난 문학적 향취로 독자를 완벽한 도취의 상태로 이끌어간다.
『불안의 꽃』 줄거리
주인공 카를 폰 칸은 올해 71세의 투자상담가이다. 지적이고 현명한 아내 헬렌과 함께 노년의 삶을 활기차게 보내고 있다. 한편 카를 폰 칸은 돈을 매개로 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절친했던 친구 디에고에게서 버림받고 있다고 느낀다. 디에고는 예술품 중개업자로 예술 외의 것은 인생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군디의 부인 역시 스스로의 우아한 취향을 과시하는 족속이다. 그러나 카를 폰 칸은 겉으로만 치장하는 그들보다 스스로가 훨씬 예술적 진실에 가깝다고 여긴다. 카를 폰 칸은 군디로부터 디에고가 갑자기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군디와 만나, 그동안 소원했던 터라 잘 알지 못했던 디에고의 최근 소식을 듣는다. 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