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남자의 몽블랑

뤼도빅 에스캉드 · Essay
1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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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했기에 가능했던 몽블랑 등정, 그 풍경 속에 깃든 네 남자의 우정과 모험. 파리에 사는 편집자 뤼도빅 에스캉드는 높은 산에 올라 야영하는 것보다는 문학 살롱이 더 익숙하다. 어느 날 저녁, 그는 친구이자 작가인 실뱅 테송에게 자신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실뱅은 그에게 제안한다. "뤼도빅, 우리가 당신을 몽블랑 꼭대기로 데려갈게요!" 뤼도빅은 높은 산에 올라가본 적이 한 번도 없고, 고소공포증까지 있다. 하지만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 실뱅은 즉시 두 친구를 끌어들인다.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몽블랑 정상에 오르려면, 깎아지른 듯한 빙하, 암벽, 높은 고도 그리고 산소부족과 맞서야 한다. 하지만 친구들이 그를 데려간 등반 코스는 초보자에게는 위험하지만 행복을 맛보기에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었다. 뤼도빅 에스캉드는 진실함과 유머가 넘치는 태도로, 우정 어린 무모한 모험이자 문학적.정신적 탐험이었던 이 등반에 관해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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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삶의 기로에 선 중년 남자의 힘겹고 즐거운 일탈. “인생에서도 그렇게 전진해야 하지 않을까” 아내와 이혼할 상황에 처한 중년의 남자. 이혼 절차를 밟는 동안 자기 자신이 3분의 1로 곤두박질치는 느낌을 받을 만큼 고통을 느끼는 남자. 수면제를 먹어야만 잠을 자고 평소 산이라곤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고소공포증까지 있는 남자가 친구들에게 이끌려 몽블랑 등반에 나선다. 작가이자 모험가인 실뱅 테송이 힘들어하는 친구를 위해 먼저 바람을 잡았고, 작가이자 의사로 산티아고 900여 킬로미터를 혼자 걸은 장 크리스토프 뤼팽이 합류했다. 게다가 암벽등반 세계 챔피언인 다니엘 뒤 락이 셰르파 역할을 맡았으니, 왕초보 한 명만 빼면 환상의 팀이다. 이 책은 혼자라면 꿈도 꾸지 못했을, 그러나 친구들과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네 남자의 우정과 모험에 관한 이야기이고, 몽블랑 산군 곳곳에 대한 실감 나는 묘사와 무엇보다 세대를 초월한 네 남자의 ‘케미스트리’가 읽는 내내 웃음을 머금게 하는 에세이이다. 이 책의 저자인 뤼도빅 에스캉드는 갈리마르 출판사의 편집자이자 출간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위원이다. 작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언제든 기꺼이 시간을 낸다. 파리 외곽의 집에서 회사까지 오토바이로 출퇴근을 하고 제법 스피드를 즐기는 것으로는 꽤 와일드한 남자일 것 같은데, 이 책을 읽어 보면 소심증 환자임이 역력히 드러난다. 그런 그가, 고산을 앞산처럼 쉽게 오르는 세 남자를 따라 4807미터 몽블랑을 등정한다. 등반에 앞서, 바람잡이 실뱅 테송은 우선 뤼도빅의 몸 만들기를 시작한다. 뤼도빅은 실뱅의 조언대로 술과 담배는 그대로 하되, 주말에는 조깅을 하고 주중에도 따로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한다. 열심히 운동하던 중 무릎에 통증이 생겨 병원에 가보지만, 의사는 높은 산에 올라가기 위해 몸 만드는 일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며 술 담배를 끊고 온갖 약들을 몽땅 갖다 버리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중독처럼 이어져온 습관을 버리지 못한 뤼도빅은 술 담배도, 약도 끊지 못한 채 몽블랑 등정에 나선다. 네 남자가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몽블랑 등반을 위한 적응훈련이 시작되고, 예상대로 뤼도빅은 첫날부터 힘겨운 사투를 벌인다. 암벽에서 자일 묶는 법도 아이젠을 신고 얼음 위를 걷는 법도 모르는 뤼도빅을 데리고 일주일 만에 몽블랑 정상까지 등반한다는 것은 매우 무모하고 위험한 일일 수 있지만, 네 남자는 함께 돕고 의지하며 그 시간을 더 없이 소중하고 즐거운 순간들로 채워나간다. 신중한 전문 산악인 다니엘과 재기발랄한 분위기 메이커 실뱅, 독설과 유머로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장 크리스토프, 이 세 남자의 도움을 받으며 뤼도빅은 일생 최대의 모험을 힘겹고도 즐겁게 헤쳐 나간다. 이 책의 백미는 ‘네 남자’가 엮어내는 케미스트리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혼자 걸으며 관광 상품이 된 카미노를 염려와 통찰의 눈으로 바라보며 쓴 《불멸의 산책》의 저자 장 크리스토프 뤼팽이 몽블랑 정상에 올라 한 눈물 흘리고 감격해있는 뤼도빅에게 장난을 건다. “자, 자네의 운명을 선택해야 할 순간이 왔어. 자네는 왼쪽을 선택해 이탈리아에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어. 그러면 많은 이점이 있을 거야. 아니면 그냥 똑바로 가서 계속 작가들을 돕는 일을 하든가. 잘 생각하게나. 우린 자네가 몽블랑에서 추락했다고 말할 거고, 백 년 뒤 사람들은 꽁꽁 얼었지만 완벽하게 보존된 자네의 시신을 발견해 국립출판조합에 전시하겠지.” 산이 아니면 건물 지붕에라도 올라야 직성이 풀리는 실뱅 테송은 몽블랑을 다녀 온 어느 날 뤼도빅을 부추겨 함께 맨손으로 노틀담 대성당 꼭대기에 오른 후, 역시 작가다운 철학적 멘트를 던진다. “어쩌면 우리 인간들에게는 연약함이 필요한지도 몰라요. 어차피 인간은 굴복해야 한다는 기분도 들고요. 이상한 일이지만, 인간들은 최고의 상태일 때 곤두박질하려고 애쓰는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암벽 등산 세계 챔피언인 노련한 산꾼 다니엘 뒤 락은 뤼도빅을 자신의 몸에 자일로 연결한 채 시종일관 기운을 북돋아주며 믿음직스럽게 리드한다. 철없고 시니컬한 책벌레 세 남자가 제각각 구시렁거리다가도 일행 중 가장 젊은 다니엘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출발’을 지시하면 군말 없이 따라 나서는 모습이 은근한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된 이 책은 어쩌다 몽블랑을 등정하게 된 즐거운 남자들의 모험담과 그 풍경 속에 깃든 네 남자의 우정을 잔잔하게 들려준다. 뤼도빅에게는 일주일이 한 달처럼 느껴졌겠지만, 뤼팽의 말처럼 친구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며 넷이서 즐거운 한 주를 보낸 것의 소중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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