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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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최고의 영물, 용의 해를 맞이하는 새해 최고의 선물 ― 하늘에서 우리 지구의 미래를 상상하다, 성찰하다. 새해를 맞이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아마 각박한 일상을 떠나 우리 현실을 가만히 되돌아보는 것일 것이다. 해맞이를 하러 바닷가로 떠나는 것도 잠시 현실을 뒤로 하고 붉게 떠오는 해의 시각에서 우리의 일상을 조망해보기 위해서일 것이다. 마침 새해를 맞이하여 이번에 출간된 이 책 인간과 가장 오래된 친구가 있다면 아마 동물일 것이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부터 단군 신화까지 인간은 언제나 인간의 삶과 함께 해왔으며 산업화 이전까지의 인간 문명은 동물과 함께 만들어온 문명이라고 해도 과언을 아닐 것이다. 예를 들어 로마 제국과 칭기즈 칸 제국은 말없이는 건설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말이 유목민을 상징한다면 소가 정착민을 상징하게 된 것은 너무나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산업화와 함께 동물(가축)들은 ‘친구’와 ‘동반자’에서 단순히 사육의 대상으로 바뀌게 된 것 또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리고 동물에 대한 이와 정반대의 태도로 물화(物化)된 것이 애완 문화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난 20여 년 동안 매해 ‘인간과 동물’을 주제로 사진 작업을 해온 작가의 이 책에서 ‘동물’이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동물들을 사진으로 기록한 작가의 사진들은 재미있으면서 경이롭기도 하다. 우리는 동물들이 그 자체로서 아름다우며, 독립적인 인격을 갖고 있고 그리고 하나의 생명체로서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된다. 즉 얀의 동물 사진은 동물들의 생명 찬가이자 동물들의 인격 선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얀의 사진이 흥미로운 것은 가축(동물)은 그를 기른 인간을 닮고, 인간은 그가 기른 짐승의 연륜을 닮고 있다는 어찌 보면 평범한 진리이다. 이것은 동시에 이 ‘미물’과 ‘고등 생명체’인 인간 사이에도 커뮤니케이션이 어우러지고 있음을 증명해준다. 다시 이것은 우리에게 ‘자식’과 식물과 동물을 기른다는 것이 무엇인지, 더 나아가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끈다. 얀의 사진은 사진작가나 관람객이 아니라 말없는 ‘지구가 말하게 하고’, ‘동물들이 말하게 하는 것’인데 이 모든 생명들의 합창은 어느덧 우리 인간과 지구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끌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