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뇌과학 전문가 박문호 박사의 통합 뇌과학 특강
2000년도 이후 출판계는 ‘뇌과학 전성시대’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다. 1년에 50종이 넘는 뇌과학 관련 도서들이 출간되고, 해외에서 주목받는 뇌과학 책은 곧바로 번역된다. 뇌과학 책이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독자들의 반응 또한 뜨겁다. 뇌과학이 인간의 의식, 무의식, 행동 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면서 과학계를 넘어 다른 학문 분야, 사회 전반의 관심까지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서 2008년에 출간된 《뇌, 생각의 출현》은 뇌과학을 통해 인간 의식의 근원을 찾는 독자들의 목마름을 채워준 책이었다. 이 책은 500쪽이 넘는 만만찮은 분량에 쉽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뇌과학에 대한 우리 사회의 한층 높아진 욕구를 확인시켜주었다.
《그림으로 읽는 뇌과학의 모든 것》은 《뇌, 생각의 출현》의 저자 박문호 박사가 지난 5년간 뇌과학 강의에서 다룬 내용과 그림을 엮은 책이다. 전작에서 우주 현상으로서 생명과 생각의 기원을 추적하며 ‘거시적 관점의 뇌과학’을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뇌의 기능과 작용을 통해 인간의 의식과 행동을 치밀하게 탐구하는 ‘진정한 의미의 뇌과학’을 선사한다. 뇌를 포함한 신경계의 발생, 진화, 구조, 기능을 철저하게 파헤치며, 이 신경계의 작용이 어떻게 우리의 의식과 행동을 형성하는지를 설명한다. 분자생물학, 세포학, 생리학 등 자연과학의 다른 분야까지 넘나드는 관점과 시각으로 뇌과학이 밝혀낸 모든 성과를 설명하는 박문호 박사의 통합 뇌과학 특강이다.
1. 600여 장의 그림에 뇌과학의 모든 것을 담다
- 과학 일러스트의 전범을 보여주는 엄밀하고 다양한 그림과 도표
이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다양한 그림이다. 뇌의 구조와 기능을 설명해주는 600여 장의 그림과 도표가 책 속에 가득하다. 뇌과학이 다루고 있는 거의 모든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한 이 방대한 작업은 뇌의 기능을 알기 위해서는 뇌의 구조를 알아야 하며, 뇌의 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글보다 그림을 읽고 그려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저자의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뇌신경해부학을 공부하려면 교과서를 여러 번 읽는 것보다 정확하게 한 번 그려보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몇 년 전에 소중한 뇌 진화 관련 자료를 우연히 발견했는데, 매년 그 그림을 그냥 보기만 해 구체적인 의미를 지나쳐버렸지요. 그런데 어느 날 그 복잡한 그림을 자세히 그려보니 놀랍게도 눈으로 볼 때 파악했던 내용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다양한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뇌 공부의 지름길은 뇌 구조와 신경연결망을 손으로 그려보는 겁니다.”
- 〈1장 신경으로 온몸을 연결하다〉(20쪽) 중에서
그림의 탄생 과정은 더욱 놀랍다. 이 책의 표지 뒷면과 본문 표제지에는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이 실려 있다. 저자는 이 책과 강의를 위해 구할 수 있는 뇌과학 관련 그림 자료를 모두 수집하여 직접 새로 그려가며 40권의 그림 수첩을 만들었다. 그리고 40권의 그림 수첩이 바로 이 책에 실린 600여 장의 그림의 바탕에 되었다. 그림 작가는 저자의 강의를 4년 동안 들으며 뇌를 공부했기에 저자의 그림 수첩을 밑그림 삼아 과학적 지식에 기반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저자는 그림 작가와 소통하며 모든 그림을 선 하나에서부터 화살표 방향까지 신경 쓰며 5~6번 이상 수정했다.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진행된 이 엄밀한 과정은 과학 일러스트의 통념을 깨는 혁신적인 작업이다.
2. 뇌, 세포가 춤추다
- 신경시스템의 발생과 진화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통합 뇌과학
뇌를 통해 인간의 의식과 행동을 탐구하는 이 책은 자연과학을 통섭하는 저자의 진가를 여실히 드러내준다. 저자는 뇌과학뿐만 아니라 분자생물학, 세포학, 생리학 등 관련 분야를 통합하여 사고함으로써 인간의 감정, 기억, 의식, 행동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다양한 측면에서 살핀다. 제럴드 에델만, 안토니오 다마지오, 올리버 색스,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 스티븐 제이 굴드, 리처드 도킨스 등 수많은 과학자들의 성과를 완전하게 이해하고 재해석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뇌는 세포배양기다’라는 흥미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뇌는 신경세포가 분열하고 증식하고 이동하는 배양기이며, 인간의 의식과 행동은 모두 이 신경세포의 몸부림, 신경세포의 춤이라는 관점이다. 이 관점에서 인간의 뇌를 바라본다면 단순하게 뇌의 어떤 부위가 어떤 기능을 한다는 식의 단편적인 설명이 아닌, 신경시스템의 발생과 진화를 통해 인간 뇌의 기능과 작용을 파악하는 새로운 해석이 가능해진다.
“감정과 기억 그리고 의식의 실체가 무엇인지 오랫동안 궁금했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철학적 내성과 종교적 체험이 이런 뇌 작용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았지요. 그러나 이제는 주로 분자생물학, 세포학, 생리학, 뇌과학이 정답에 이르는 길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뇌 구조와 기능의 공부가 반복되면서 이젠 뇌가 세포배양기라는 생각이 점점 확실해집니다.
어쩌면 인간 뇌의 작용이란 신경세포라는 독립된 생명체가 살고자 하는 몸부림이지요.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전두엽의 성상세포, 피라미드세포, 바구니세포, 기저핵의 가시세포, 소뇌의 푸르키녜세포, 해마의 과립세포가 돌기를 뻗고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하면 가슴이 저립니다. 그들의 몸부림이 나의 감정과 생각이지요.”
- 〈지은이의 말〉(6쪽) 중에서
3. 뇌과학 강의로 학계와 대중 사회를 연결하다
- 소통하는 지식 사회를 만드는 박문호 박사의 자연과학문화운동
저자는 2004년부터 서울대학교, 카이스트, 삼성경제연구소(SERI), 연구공간 수유너머, 불교 TV 등에서 천문학, 물리학까지 넘나드는 뇌과학 강의를 꾸준하게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사)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을 이끌며 2,000여 명의 회원 및 일반인을 위한 뇌과학 강의를 정기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그의 강의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다양한 단체에서 강연 요청이 끊이지 않으며, 지난 3월 24일부터 시작된 〈137억년 우주의 진화〉 강의 또한 100명이 넘는 수강생이 몰렸다. 강의실 밖에서 시작된 이 물결은 지식 사회의 관심까지 불러일으켰고, 연구자들의 관심이 다시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면서 점점 더 큰 소통을 만들어내고 있다. 실제로 저자는 세계적인 뇌과학 석학 조장희 교수 등과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학계와 대중 사회를 잇는, 우리나라 뇌과학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1년에 200시간에 이르는 강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학을 기반으로 세상을 바로 보며, 이를 통해 그들이 의미 있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책 또한 인간이라는 현상을 규명하고자 본연의 자연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얻은 성과를 독자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서 집필되었다. 기존에 박문호 박사의 책을 읽었던 독자뿐 아니라 뇌과학을 통해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탐구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