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인문학 2

Jin Jung-gwon
336p
Where to buy
Rating Graph
Avg4.0(17)
Rate
4.0
Average Rating
(17)
섬뜩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언캐니’라는 표제 아래 파타피지컬한 세계 속에서 인간이 갖게 되는 세계감정을 탐구한다. 디지털 가상에는 어딘가 섬뜩한 특성이 있다. 실재도 아니고 가상도 아닌 이 유령 같은 존재가 발산하는 으스스한 느낌. 그것이 디지털 이미지 특유의 ‘푼크툼’이다. 18세기에 ‘숭고’의 감정이 그랬던 것처럼, 디지털의 세계감정을 특징짓는 미적 범주는 ‘언캐니’라 할 수 있다. 이미지 인문학자 진중권이 말하는 ‘디지털 이미지’는 디지털 합성 이미지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비록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하더라도 디지털의 미적 전략을 따르는 회화와 사진은 모두 ‘디지털 시대의 이미지’이다. 사진이 등장한 이후에 회화는 더 이상 과거의 회화일 수 없듯이, 디지털 이미지가 등장한 이후에 회화나 사진도 더 이상 과거의 회화나 사진일 수 없다. 뉴미디어가 자의식을 획득하면, 올드미디어는 조만간 뉴미디어의 전략을 수용하게 된다. 그 결과 아날로그 이미지들 역시 디지털 사진의 특징인 언캐니의 분위기를 갖게 된다.

[디아스포라영화제 개최]

단, 5일 간 인천에서 만나요!

디아스포라영화제 · AD

Rating Graph
Avg4.0(17)

[디아스포라영화제 개최]

단, 5일 간 인천에서 만나요!

디아스포라영화제 · AD

Author/Translator

Comment

2

Table of Contents

지은이의 말 6장 디지털 푼크툼 20 디지털 사진의 푼크툼 푼크툼의 위기 / 푼크툼의 구제 / 디지털 사진의 푼크툼 / 자극으로서 푼크툼 21 포토리얼리즘에서 합성리얼리즘으로 복제에서 합성으로 / 디지털 이미지 합성 / 회화, 사진, 컴퓨터그래픽 / 아우라와 푼크툼 / 그래픽의 고유성 22 사진의 유령 허구적 초상들 / 과거의 재(再)목적화 / 미래의 선(先)목적화 / 자아의 해체 23 합성되는 자아 합성된 정체성 / 우리들의 얼굴 / 초상의 죽음 7장 언캐니 24 언캐니 밸리 섬뜩함의 계곡 / 언캐니의 정신분석학 / 언캐니의 과학 / 계곡 빠져나오기 / 로봇과 불성 25 컴퓨터그래픽의 사실주의 디지털의 결함 / CG의 유령들 /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간극 / CG의 미래 26 미적 효과로서 언캐니 사진적 사실과 회화적 불신의 역설 / 생명과 인공의 차가운 아름다움 / 도플갱어 / 르브낭 27 강박적 아름다움 언캐니와 초현실주의 / 경이로운 것 / 죽음의 충동 / 쾌락 원리를 넘어서 / 디지털과 언캐니 8장 휴브리스와 네메시스 28 디지털 키메라 기술형상으로 부활한 신화 / 신화에서 철학으로 / 신화의 복귀 29 횡단과 변이 크리마스터 / 앙티 오이디푸스 / 트랜스휴먼의 자연사 30 인공성과 동물성 환상의 동물들 / 혐오와 감정이입 / 트랜스휴먼 사회 31 후기생물학의 아바타 현실세계 아바타 / 플로라와 파우나 / 디지털의 미학 / 시네마에서 컴퓨터게임으로 9장 인 비보/인 비트로/인 실리코 32 생명으로서 작품 델피니움 / 아이리스 / 데카르트화(花) / 에두니아 / 형질전환의 예술 / 자연을 다시 기입하다 / 애니미즘과 토테미즘 33 반(半)생명의 조각 조직배양예술 / 걱정을 들어주는 인형 / 희생자 없는 유토피아 / 환상과 과학 34 실리콘의 인공생명 환상적 인식론 / 창조론적 접근 / 작품으로서 인공생명 / 그리고 인 마키나 10장 디지털 미학 35 디지털 합성 시대의 예술작품 지각 속의 변혁 / 각성에서 환각으로 / 검사자에서 몰입자로 / 사진에서 다시 회화로 / 소격에서 데드팬으로 / 조립에서 합성으로 / 텍스트에서 푼크툼으로 / 소격에서 언캐니로 36 외상적 주체에서 창조적 기획으로 보로메오 매듭 / 투케와 오토마톤 / 외상적 리얼리즘과 외상적 환영주의 / 차용미술과 혐오미술 / 실재계의 귀환 / 기술적 패러디 / 미래로부터의 회귀 / 디지털 언캐니 / 외상적 주체에서 창조적 기획으로 맺음말 오르비스 떼르띠우스 주 초고 수록 지면 찾아보기

Description

1. 디지털 이미지 속에 감추어진 새로운 세계와 사물 ― 이 책이 말하다 “오늘날 인간의 의식은 영상으로 빚어진다. 텍스트 중심의 인문학은 이제 이미지와 사운드의 관계 속에서 다시 정의돼야 한다. 이는 이미지에 기초한 새로운 유형의 인문학을 요청한다.” 2008년부터 기술미학연구회(예술가, 인문학자, 엔지니어)와 함께 미학 이후의 미학인 디지털 미학, 미디어 미학에 대한 연구와 토론을 쉬지 않았던 진중권. 그가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더불어 등장한 제2차 영상문화, 제2차 구술문화를 설명하기 위해 《이미지 인문학》(전2권)을 출간하였다. 《이미지 인문학 1》이 디지털 세계의 파타피지컬한 현상과 이미지를 대하는 태도를 다루었다면, 2014년 8월 4일 새로 발간된 《이미지 인문학 2》는 파타피지컬한 세계 속에서 인간이 갖게 되는 세계감정, 디지털 이미지의 미학을 탐구한다. 이 책에서 ‘이미지 인문학자’ 진중권은 디지털 이미지의 미학적 특성을 ‘언캐니(uncanny, 섬뜩함)’의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처음 우리의 일상에 들어왔을 때, 아날로그 매체와 구별되는 디지털의 특성은 관심의 대상이었다. 주위의 모든 것이 디지털화한 오늘날, ‘디지털’은 딱히 새로울 것이 없는 일상이 되었다. 이미지를 텍스트로, 텍스트를 다시 이미지로 변환하는 디지털 기술은 일상으로 체험된다.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이 이미지의 원리는 무엇일까? 지금 우리가 보는 이미지는 ‘문자로 그린 그림’이다. 이러한 기술적 형상은 그 아래에 복잡한 텍스트를 깔고 있는 일종의 아이콘이다. ‘이미지’는 눈에 보이나, 그 바탕의 텍스트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글자를 모르는 자가 아니라 이미지를 못 읽는 자가 미래의 문맹자가 될 것이다.”라는 《이미지 인문학 1》의 화두를 상기시켜본다면, 이 시리즈는 그 바탕의 텍스트를 읽어내도록 독자를 일깨워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의 본성을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이미지 인문학》은 ‘무한한 이미지’의 세계를 이미지의 역사와 철학, 그리고 미학을 횡단하며,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만들어낸 미학적 패러다임의 변화 양상을 보여준다. 인간의 정신을 기술적 매체와의 관계 속에서 탐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진중권이 말하는 디지털 ‘이미지’는 회화, 사진 등 전통적인 이미지뿐만 아니라 사물이나 생물, DNA, 비트, 나노까지도 포함한다. 우리는 전자책의 책장을 마치 실제 책인 양 손가락으로 짚어 넘긴다. 이렇게 디지털 가상이 아날로그 현실의 자연스러움을 가지고 다가올 때, 그 익숙함 속에서 디지털 매체의 진정한 본성은 슬쩍 은폐되기 쉽다. 이는 디지털의 대중을 하이데거가 말한 ‘존재 망각’의 상태로 이끌어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망각 속에서도 디지털의 논리는 화려한 가상 아래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그 기제는 늘 의식되고 반성되어야 한다. (…) 과거에는 책이 사람을 형성했다면, 오늘날 인간의 의식은 영상으로 빚어진다. 텍스트 중심의 인문학은 이제 이미지와 사운드의 관계 속에서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이는 이미지에 기초한 새로운 유형의 인문학을 요청한다. ― 지은이의 말 8~9쪽 2. 섬뜩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언캐니의 세계 ― 이 책을 보다 디지털 가상에서 언캐니는 혐오스러워 ‘은밀한 욕망’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너무 아름다워서 ‘노골적 선망’의 대상이 된다. 《이미지 인문학 2》는 진중권이 디지털의 문화와 예술의 미학적 범주로 삼은 ‘언캐니’를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언캐니’는 ‘섬뜩함’을 뜻한다. 우리는 가짜는 가짜고, 진짜는 진짜라 구분하는 것에 익숙하다. 그런데 진짜와 가짜의 구별이 애매하고, 현실과 가상이 중첩됨을 느낄 때 우리는 섬뜩함을 느낀다. 실재도 아니고 가상도 아닌 이 유령 같은 존재가 발산하는 으스스한 느낌! 그것이 디지털 이미지 특유의 ‘푼크툼’(punctum)이다. 18세기에 ‘숭고’의 감정이 그랬던 것처럼, 디지털의 세계감정을 특징짓는 미적 범주는 ‘언캐니’라 할 수 있다. 어떤 사물이 살아 있는지 죽어 있는지 헷갈릴 때 느끼는 감정이다. 혼자 공이 가득 찬 방에 들어갈 때와 달리 마네킹이 가득 서 있는 방에 들어갈 때를 상상해보라. 후자에서 우리는 인지적 부조화를 경험한다. 언캐니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또한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호그와트 마법학교 벽에 걸린 유화가 움직일 때를 떠올려보라. 움직이지 않아야 할 것이 움직이는 순간, 우리는 언캐니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이미지 인문학 2》의 7장〈언캐니〉, 8장 〈휴브리스와 네메시스〉, 9장 〈인 비보?인 비트로?인 실리코〉에서 진중권은 “디지털의 세계감정이 섬뜩한 이미지의 예술작품을 통해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가?”를 본격적으로 살핀다. 예컨대 로봇디자인에서는 사람을 닮을수록 호감도 높아지다가, 너무 닮으면 호감도가 뚝 떨어진다. 이 섬뜩함은 인간과 사람이 거의 구별할 수 없을 정도가 돼야 비로소 극복되기 시작한다. 영화상 CG를 보라. 최초의 포토리얼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 〈파이널 판타지〉와 두 번째 영화 〈폴라 익스프레스〉는 실패했다. 관객에게 보여진 디지털 이미지가 마치 유령처럼 섬뜩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진전된 영화 〈아바타〉에서는 ‘이모션 캡처’를 통해 표정 전체를 디지털 캐릭터로 변환하게 되었고, 관객은 〈아바타〉의 캐릭터들에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이미지를 자주 접하면서, 디지털 대중은 언캐니한 이미지를 극복해야 할 부정적인 것으로 보기보다는 그 자체로 즐기게 된다. 리얼리티를 살려가는 과정 중에 디지털 이미지를 접하다보니 어떤 취향이 생긴다. 그 이미지를 좋아하고 편애하는 취향이다. 이제는 언캐니가 미적 효과로 활용되고 있다. 대중문화 영역에서는 여성의 화보집에 나타난다. 화보집에 실린 사진에서도 ‘언캐니’가 나타난다. 사진에 등장하는 배우는 생명인지 무생물인지 헷갈린다. 사람과 인형의 중간쯤이다. 유기물인지 무기물인지 헷갈리는 기괴한 이미지이다. 이런 이미지들이 점점 대중의 미감으로 관철되는 것이다. 인 비보/인 비트로/인 실리코라는 것도 있다. 인 비보는 생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다. 과거 예술가들은 팔레트 위에 물감을 짜 그림을 그렸다면, 지금의 예술가들은 팔레트 위에 유전자를 갖다놓고 작품 활동을 한다. 인 비트로는 배양접시 위에서 이루어지는 실험이다. 동물의 살을 배양하면 증식하는데, 그렇게 되면 동물을 죽이지 않아도 고기를 만들어 먹을 수 있고, 가죽을 배양하여 동물을 죽이지 않아도 가죽 가방이나 외투를 만든다. 기술을 끌어와 예술을 하는 것이다. 인 실리코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루어지는 실험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이러스이다. 생명체의 외형을 묘사하는 예술에서 생명체 내부 기관까지 시뮬레이션하기에 이르렀다. 진중권은 이 세 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인공생명 예술의 다양한 형태를 보여준다. 놀라운 것은 우리가 창조할 미래생명의 설계도 수준까지 도달한 작품들도 보인다는 것이다. 3. 창조적 기획으로 향하는 ‘디지털 합성 시대의 예술작품’ ― 이 책에서 듣다 사진의 등장 이후 회화가 더 이상 과거의 회화일 수 없듯이, 컴퓨터의 발명 이후 사진도 더 이상 과거의 사진일 수 없다. 우리는 이제 새로운 물음을 던질 때가 되었다. 컴퓨터의 발명으로 인해 혹시 예술의 전체 성격이 바뀐 것이 아닌가? 진중권은 이러한 물음을 《이미지 인문학 2》 첫 장(6장) 〈디지털 푼크툼〉과 마지막 장(10장) 〈디지털의 미학〉에서 던진다. 시대마다 미학은 달랐다. 고전미학의 주도적인 매체는 회화였다. 20세기 미학의 준거점이 된 매체는 사진과 영화였다. 그렇다면 디지털 이미지로 이루어진 21세기! 디지털 미학은 무엇일까? 고전미학은 모든 것이 유기체인 유기물의 미학이고 구상이지만, 모더니즘 미학은 기계미학, 즉 무기물의 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