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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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베토벤 음악으로부터 감동을 받고 음악적으로 성장했던 아도르노는 자신의 베토벤론을 완성시키는 것을 필생의 염원으로 가졌으나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그가 유고로 남긴 단편들과 메모들, 생전에 발표한 논문들, 강연들을 하나로 묶어서 편찬된 책이다. 이 책에서 아도르노는 일차적으로는 음악 분석에 바탕을 두면서도, 이보다 더 나아가 베토벤 음악에 퇴적되어 있는 철학적 진리 내용을 해석해 냄으로써 베토벤 음악의 새로운 차원을 독자들에게 매개한다. 그는 베토벤 음악에 내재되어 있는 내적 구조와 체험이 헤겔 변증법과 상호 연관관계에 놓여 있음을 파헤치고 있으며, 베토벤 음악에서 전체를 이루는 기본이 되는 동기가 무(無)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도 헤겔 철학의 본질과 상통하는 요소임을 강조한다. 그는 체계로서의 소나타를 논하면서 베토벤이 ‘헤겔보다 원래부터 헤겔적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아도르노는 교향곡을 비롯한 베토벤 중기 양식을 시민사회 정신의 결정(結晶)이자 정수로 파악한다. 특히 만년 양식은, 그의 해석에 따르면, 베토벤이 스스로 성취했던 모든 기법적 자산과 기존의 모든 미적·음악적 가치 기준을 버리면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의고전주의적이며 시민사회적인 음악·예술 정신을 비판한 결과로 창조된 양식이다. 그는 만년 양식을 연대기에 따라 낭만주의 양식으로 포괄시키는 관점을 거부함으로써 베토벤 해석에서 탁월한 독창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휴머니즘과 탈신화화’로 귀결되는 베토벤 음악의 철학적 본질은 아도르노 철학의 정수이기도하다. 그의 베토벤 해석은 지극히 난해하다. 독자들은 그러나 보편사상가 아도르노의 치열한 사유가 퇴적되어 있는 이 책에서 베토벤 음악의 심오함뿐만 아니라 음악의 본질에 대한 고차원적인 사유를 공유하는 기쁨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