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육에 이르는 병》 작가 아비코 다케마루의
본격에 유머를 더한 퍼즐 미스터리!
하야미 경부보와 추리 마니아 두 동생이 활약하는
이색적인 걸작 장편 추리소설
살인극의 막이 내리기 전에 진상을 파악하라!
《살육에 이르는 병》으로 유명한 작가 아비코 다케마루의 본격 미스터리.
일명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에 속하는 이 소설은 ‘작가가 예고하는 주의사항’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여기에 기묘하기 짝이 없는
살인극의 용의자 네 명이 공개되어 있다!
과연 당신은 이 대담하고도 놀라운 작가의 도전에 응하여
범인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인가?
“간단한 문제이니만큼 대부분의 독자는 종막 전에 진상을 간파하겠지만
백 명 중 한 명쯤은 모르는 분도 있지 않을까요.
당신도 그 한 명이기를 바랍니다.”
_ ‘작가가 예고하는 주의사항’ 중에서
《살육에 이르는 병》의 아비코 다케마루 대표작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
본격 미스터리에 유머를 녹이다!
일단, 국내에서 아비코 다케마루는 《살육에 이르는 병》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우타노 쇼고를 이야기할 때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를 빼놓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무려 19금의 그 작품은 그만큼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 《0의 살인》을 보면 과연 그 작품을 쓴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이다. 같은 본격 미스터리임에는 틀림없으나 등장인물 캐릭터며 분위기, 메시지 등이 완전히 다르다. 작가는 이리 말한다.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밝고 즐거운 미스터리가 아니라 (《살육에 이르는 병》은) 어둡고 무겁고, 희망이라고는 아예 없는 이야기입니다(입에 침도 마르기 전에 이런다니까요). 사이코 호러, 사이코 서스펜스, 뉴로틱 스릴러……명칭이야 여러 가지이겠습니다만, 뭐 그런 겁니다.”
아비코 다케마루는 1989년에 《8의 살인》으로 데뷔했으며 같은 해 《0의 살인》을 발표한다. 하야미 삼남매가 추리하는 인물로 나오는 일명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의 시작이다. 그리고 다음해 《뫼비우스의 살인》까지 연달아 발표한다. 《8의 살인》은 고전적인 물리 트릭을 이용한 정통적인 작품, 《0의 살인》은 본격에 변화구를 곁들인 작품, 《뫼비우스의 살인》은 스릴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세 작품 다 20년이 넘은 작품이지만 군더더기 없이 사건과 트릭, 그리고 수수께끼 풀이에 중점을 둔 본격 미스터리이다.
‘사건 -> 수사 -> 추리’의 아주 단선적인 구조
용의자는 고작 네 명, 하야미 삼남매의 추리에 당신도 동참하라!
* 참고: 작품을 좀 더 생생히 감상하시려면 아래 글은 읽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작가는 책머리의 ‘주의사항’에서 용의자는 후지타 가쓰를 비롯한 미우라 겐지(가쓰의 동생), 구시다 다쓰오(가쓰의 조카), 구시다 히로코(가쓰의 조카)라고 밝힌다. 그 외 등장인물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친절하게 부가 설명을 한다. 즉 고전적인 기법 그대로이다.
후지타 가쓰의 집에 식사를 하러 그녀의 변호사와 의사, 그리고 미우라 겐지, 구시다 다쓰오, 구시다 히로코가 모인다. 식사를 마친 후 가쓰는 몸이 좋지 않다며 의사와 먼저 자기 방으로 가버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기로 한다. 그런데 커피를 마신 순간 구시다 히로코가 괴로워하다 사망한다. 혹시 커피에 독이? 사건을 담당한 형사 하야미 교조는 부엌에 있던 각설탕에 독이 들어 있었으리라고 추정하고 수사에 나선다. 한편, 며칠이 지나 이번에는 용의자 중 한 명이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이후 계속해서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들이 죽거나 행방불명되고 마는데…….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소설의 전개는 단순명료하다. 사건이 있고, 수사 상황을 보여주고, 여기에 추리가 더해진다. 플롯 역시 연극처럼 제1막, 제2막, 제3막으로 구성하였다. 이 단선적인 구조에 변화를 준 게, 막간에 삽입한 ‘살인자의 독백’이다. 독자로선 작가의 의도대로 범인을 추리해보지만 용의자들이 하나하나 사라지는 상황에선 두 손 두 발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 처음 책머리의 ‘주의사항’으로 돌아가, 작가의 마지막 문장을 보자.
“간단한 문제이니만큼 대부분의 독자는 종막 전에 진상을 간파하겠지만 백 명 중 한 명쯤은 모르는 분도 있지 않을까요. 당신도 그 한 명이기를 바랍니다.”
과연 작가의 이 도발에 독자는 어떻게 응전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