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털

노순택
3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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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르포르타주 사진가 노순택의 첫 에세이집이다. 카메라 뒤에서 소리 없이 절규하는 사진가의 작업. 그 잔인하고도 매혹적인 순간에 대한 단상을 엮어낸 이 책은 뉴스가 탄생하는 순간, 방아쇠 같은 셔터를 눌러야 했던 사진가 노순택의 내밀한 고백을 담고 있다. 함축적인 표현을 즐기는 노순택의 문장은 냉소와 인간애 사이를 오가며 왜곡되기 쉬운 매체인 사진에 남다른 사유를 불어넣는다. 감동을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의 사진은 뜻밖의 드라마를 연출해낸다. 대추리 시위 진압 현장에서의 작업물 속에서 훗날 ‘그때는 모르던’ 쌍용차 노동자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용산참사 3주기를 맞아 사진들을 정리하다 철거민 가족과 함께 빗속에 조용히 앉아있는 故김근태 의원을 만나기도 한다. 故이한열 열사 장례식에서 영정을 들었던 청년 우상호와 22년 뒤 DJ의 장례식에서 현실정치의 주모자로 선 국회의원 우상호는 한 사람의 역사와 대한민국 현대사를 동시에 담아낸 두 장의 사진 속에 남겨졌다. 노순택은 연출된 사진을 찍지 않지만 그의 사진은 어떤 작품보다 드라마틱하고 그의 글은 강한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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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서문 _사진으로 할 수 있는 것 사진으로는 할 수 없는 것 2009 016 사진이라는 털 019 파리코뮌, ‘쌩얼’의 추억 022 물’대포가 ‘쏘’아올린 검은 ‘불’ 025 공장 창문에 ‘딴생각’이 붙어 있다 028 부질없는 시간 조절의 꿈 031 확, 파묻어드립니다 034 목 졸린 시인의 사회 037 김정일 앞에서 우는 남자 040 배후설, 메가바이트산성의 비밀 043 삐삐 롱스타킹의 재림 046 이게 다 노무현 때문입니다 048 솜털과 오렌지와 깍두기 051 소장님의 교시 054 죽은 자는 왜 귀환하는가 058 누가 뭐래도, 이곳은 영업장소입니다 061 잠자던 필름이, 어느 날 깨어날 때 064 총알받이는 울지 않는다 067 그 시간, 정태춘은 노래하지 않았다 070 부자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 073 총대총, 쏴대쏴, 헉대헉 076 성실한 실성 079 나는 틀렸고, 비둘기는 사랑을 나눈다 2010 084 의미는 두 동강난 시소를 타지 않네 087 윤미네 집은 윤미네 집에만 있는 게 아니다 090 어이하여 기계는 추억을 꿈꾸었나 093 산중의 영역 다툼 096 그늘에 선 그는, 모든 게 검다 099 아이들은 열네 살이었다 102 아무것도 설명 않고는, 모든 걸 설명했다고 105 사람 잡는, 빨갱이 숨바꼭질 108 남자는, 그건 또 아니라고 했다 111 죽은 군인의 사회와 사진 115 누구를 위하여 무르팍은 부서지는가 118 죽음의 연습, 죽음의 역습 121 밥 먹을 땐 쏘지 마라 124 알 수 없지만, 그럴지도 모르고 127 소년은 외친다, 사실은 침묵한다 130 이름 짓는 너, 호출되는 너 133 존나 못생긴 기록자의 키득거림 136 이 여자를, 죽여야 하나, 살려야 하나 139 좀비가 되어버린 옥동자여, 19인의 눈사람을 잊었는가 142 네 반항의 울적함 145 눈 달린 전쟁은 발명되지 않았다 148 1865년 4월, 봄날의 사진기 2011 152 디자인은 법률 용어인가 155 성조기는 도처에서 불탄다 158 귀신이, 자살폭탄 업고 헬기를 탈 때 161 뚱땡이 시크릿 공화국‘들’의 비애 164 “김일성 때문입니다!” 167 마, 나도 사진작가 좀 해봐서 아는데 170 스승이 되어버린 제자, 몹쓸 173 무릎과 무릎 사이의 소망 176 정말이지 절망스런, 하지만 희망버스 179 소금꽃 나무에 오른 쥐 사나이, 우리는 당신을 본다! 182 찍힌 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185 해변의 애매모호그라피 188 황새울이 구럼비에게 192 ‘천인공노할 김밥’의 비행 195 찍사를 위한 끔찍한 서비스 정신 198 오연호의 그냥 사진은, 어떻게 작품이 되었나 201 안보가, 안 보인다 204 그때, 찍새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207 종로경찰서장 미스터리, 보이는 손과 안 보이는 몸 210 얼음공화국의 네이팜탄 2012~2013 216 김근태가 조용히 앉아 있었다 220 코드명 2011-9512 223 옛날 사진 판단력 비판 226 강정의 잠 못 이루는 밤 229 이런 게 대한민국 해군이냐고 묻지는 마세요 236 꽃은, 없다 239 냉소는 냉수인가 242 돈의 맛, 피 비린내 생선 비린내 245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겠어 248 판도라의 종북종합선물세트 251 회춘은, 미래를 예약하네 254 그때는 모르던, 지금은 아는 남자 257 괴뢰가 과로할 때 260 성은 니미요, 이름은 뽕 263 얼굴이라는, 강박 266 카메라를 든 보디가드 269 37번의 체포, 9번의 투옥, 37년의 질문 274 민낯, 1985년 남영동과 2012년 삼성동 278 식구는, 이성을 불허해 282 가고 오지 말되, 다른 모습으로 오라 285 새로운 과거가 쏘아올린 거대한 공 288 스펙터클, 가관의 사회 291 ‘짐’이 명하노니, 나를 업으라 294 나도 한때는 보도사진전을 보았다

Description

사진은 위험한 곳에 자란다 사진가 노순택이 포착한 시대의 풍경 대표적인 르포르타주 사진가 노순택의 첫 에세이집이 출간되었다. 카메라 뒤에서 소리 없이 절규하는 사진가의 작업. 그 잔인하고도 매혹적인 순간에 대한 단상을 엮어낸 《사진의 털》이다. 가장 뜨거운 현장, 가장 위험한 사진 2012년 봄, 후진타오의 방문을 앞둔 인도 뉴델리에서 티벳 망명자 잠펠 예시가 분신 시위하는 장면이 사진에 찍혔다. 죽음을 무릅쓴 호소는 전 세계로 타전되었고 사흘 뒤 그는 숨을 거두었다. ‘불을 끄지 않고 사진을 찍은’ 사진가의 행위는, 남겨졌다. 죽음을 소비할 수밖에 없는 저널리즘의 속성은 숱한 논란을 야기했다. 요지는 사진의 ‘옳고 그름’에 관한 것이었다. “그날, 뉴델리의 거리에서 요청됐던 사진가의 윤리는 무엇이었을까. 자신의 죽음과 그 이유를 증언해달라는 잠펠 예시의 호소를 전파하는 것이었을까, 눈앞의 불을 끄는 것이었을까. (……) 사진은 대상의존적이다. 도가니가 지나간 뒤라도 소설은 도가니를 쓸 수 있지만, 잠펠 예시가 지나간 뒤에 사진은 잠펠 예시를 찍을 수 없다.” 사진가 노순택은 사진이라는 매체의 속성을 냉정하게 단언함으로써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에 의문을 제기한다. 카메라를 총에 빗댈 정도로 그에게 사진은 ‘죽음에 관한 것’이며 사진 찍는 행위 자체가 피사체를 ‘가져서 죽이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그 위험한 속성 탓에 사진을 만드는 사진가는 매순간 죽음 같은 삶을 살 수 밖에 없다.《사진의 털》은 뉴스가 탄생하는 순간, 방아쇠 같은 셔터를 눌러야 했던 사진가 노순택의 내밀한 고백을 담고 있다. 그가 포착한 2000년대 중후반 대한민국의 풍경은 아련하지만, 여전히 뜨겁다. 연출되지 않은 드라마, 그 속에 그가 있었다 로버트 카파는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충분히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는 말로 사진가와 피사체의 관계를 고찰하지만, 노순택은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넘어, 아예 그 속으로 들어가는 길을 택했다. 여중생 미군 장갑차 압사 사건,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시위, 용산참사, 쌍용차 해고자 고공농성, 연평도 포격과 강정 해군기지 반대 운동까지 2000년대 대한민국 정치사회사의 가장 뜨거운 현장에는 그가 있었다. 대추리와 용산4가에서, 기륭전자와 쌍용차 해고자들의 곁에서 그는 함께 울고 함께 분노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시간과 공간을 포착해냈다. 미술평론가 반이정은 그의 작업을 “시대정신과 보조를 맞추되, 언중의 속성과 거리를 두는 것”이라고 평한다. 현장에서 건져 올린 날것의 사진에 붙은 그의 글은 과거형일 수밖에 없다. 함축적인 표현을 즐기는 노순택의 문장은 냉소와 인간애 사이를 오가며 왜곡되기 쉬운 매체인 사진에 남다른 사유를 불어넣는다. “사진을 본다는 건, 과거를 되짚는 일이다. 운명적으로 그러하다. 10년 묵은 사진엔 10년 전의, 방금 찍은 사진엔 방금 전의 과거가 묻어 있다. 그러니까 사진을 꾸준히 ‘한다’는 건, 부단히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이고, 다소간 과거지향적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감동을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의 사진은 뜻밖의 드라마를 연출해낸다. 대추리 시위 진압 현장에서의 작업물 속에서 훗날 ‘그때는 모르던’ 쌍용차 노동자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용산참사 3주기를 맞아 사진들을 정리하다 철거민 가족과 함께 빗속에 조용히 앉아있는 故김근태 의원을 만나기도 한다. 故이한열 열사 장례식에서 영정을 들었던 청년 우상호와 22년 뒤 DJ의 장례식에서 현실정치의 주모자로 선 국회의원 우상호는 한 사람의 역사와 대한민국 현대사를 동시에 담아낸 두 장의 사진 속에 남겨졌다. 노순택은 연출된 사진을 찍지 않지만 그의 사진은 어떤 작품보다 드라마틱하고 그의 글은 강한 울림을 남긴다. 그래도 사진은 털이다 왜 「사진의 털」인가? 짐승의 몸에 털이 있지만 털이 짐승을 말해주지는 않듯이, 세상에는 사진이 있지만 사진이 세상을 모두 반영할 수는 없다. 짐승의 가장 민감한 부위에 자라나고, 감추는 동시에 더 도드라지게 하는 털처럼 노순택의 사진은 세상의 위험한 부위마다 돋아나 꽃을 피운다. 그의 사진은 무겁지만 노순택은 “사진은 모두 개털이다!”라는 말로 사진의 무게를 거둬낼 줄 안다. 터럭에 불과한 사진 속에서 의미를 찾는 일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이다. 존 버거가 말했듯이 “사진은 그 무엇인가 존재했다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를 눈앞에 내밀지만, 존재의 증거가 존재의 의미를 말해주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비극으로 삶을 마감했던 독일의 문예비평가가 말했다던가. 지금의 문맹은 글을 읽지 못함이지만, 미래의 문맹은 이미지를 읽지 못함일 거라고. _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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