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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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버나드 쇼를 제대로 만나다! 버나드 쇼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말년의 역작, 국내 최초 완역! 우리는 버나드 쇼를 익히 알고 있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그의 묘비명을 누구나 한 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최근 경이적인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어떤 책은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라는 쇼의 명언으로 시작한다. 해박하고 기지가 번뜩이는 '말과 글의 달인' 버나드 쇼는 명언집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그 뿐인가? 학창시절 공부 좀 했다는 사람들은 버나드 쇼의 기나긴 영어 문장을 독해하느라 진땀깨나 흘렸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이 유명한 영국 문호의 저작을 제대로 읽어본 사람을 만나기는 어렵다. 오드리 햅번이 주연한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의 원작 <피그말리온>을 제외하면, 국내에 온전하게 소개된 버나드 쇼의 작품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예술가이자 사상가이자 사회운동가로서 눈부시게 활약한 지식인 버나드 쇼의 경험과 철학의 집대성! <쇼에게 세상을 묻다>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그간 국내에 소개되지 못했던 버나드 쇼를 "제대로" 보여주는 최초의 책이다. 역사 속 위인들이 대개 그러하듯 버나드 쇼 역시 한 사람이 일생 동안 이뤘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많은 업적을 남긴 놀라운 인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쇼를 단순히 극작가로만 알고 있는데 사실상 그는 극작가였을 뿐만 아니라 이름난 비평가였고, 역사가이자 사상가였으며, 정치가이자 사회운동가였다. 한 마디로, 행동하는 지식인이자 진정한 예술가였다. 사회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의 공동설립자이기도 하다. 작가로서 버나드 쇼의 이력에는 긴 설명이 필요없다. 셰익스피어, 오스카 와일드와 함께 '영어권 3대 극작가'로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피그말리온>의 원작자로서 오스카상까지 석권한 전무후무한 인물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사상가이자 사회운동가로서 그의 이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는 소설 <타임머신>으로 유명한 H.G. 웰스, 20세기의 지성이라 불리는 버트런드 러셀 등과 함께 온건 사회주의자 단체인 페이비언협회의 중심 인물로 활약하면서, 영국 노동당에 사상적 토대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네루와 같은 제3세계 지도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인도의 초대 총리 네루가 캠브리지에서 버나드 쇼의 강의를 듣고 사회주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40대에는 약 6년간 런던 시의원으로 활동하며 직접 현실 정치에 뛰어들기도 했다. <쇼에게 세상을 묻다>는 다방면에서 활약했던 버나드 쇼의 경험과 깨달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책이다. '모르면 당하는 정치적인 모든 것'이라는 부제가 밝히고 있듯 이 책은 우리를 둘러싼 정치적인 환경을 하나부터 열까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버나드 쇼는 "정치란 사회생활의 과학"이지만 사람들은 "정치를 삶의 바깥에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다"면서, 자신의 정치적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요즘에는 누구나 정치에 관한 한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굴지만 사실 대부분은 아주 기초적인 것조차 알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돈키호테가 기사도를 현실과 연결짓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사회주의, 파시즘, 공산주의, 자본주의, 민족주의 기타 모든 종류의 낭만적 이상주의에 대해 그저 신문에서 주워들은 대로 떠들어대고 때로는 논쟁까지 벌이면서 현실세계와는 조금도 연관짓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든 여덟의 버나드 쇼는 기꺼이 팔을 걷어붙였다. 정치인들조차 잘 모르는 정당제도의 기원부터 금융의 미스터리와 토지 문제, 교육과 복지, 과학과 종교, 예술에 이르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면서, 보다 나은 삶을 꿈꾸고 갈망한다면 우리가 무엇을 알아야 하고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짚어나간다. 때로는 짧은 희곡 형식을 빌어, 때로는 본인의 경험을 적나라하게 고백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가히 최고의 극작가답다. 1장 '인간의 본성'에 관한 질문부터 44장 '에필로그'까지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다 보면, 은행, 학교, 병원, 민주주의, 자본주의처럼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나머지 뭣 모르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여겼던 기존의 제도나 개념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될 것이다. 사회의 갖은 해악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매일같이 겪는 일들에 대해 너무나 무지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버나드 쇼 말대로, "현명함은 경험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받아들이는 능력에 비례"하는 것이 아닐까? '힐링'이 화두인 시대 열심히 일해도 살기 힘든 현실, 과연 개인의 문제일까? '알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요즘 "힐링"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이번 생은 망쳤다"는 자조섞인 농담도 들려온다.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살기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투성이고 곳곳에 유리천장이 드리워져 있다면, 맥이 풀리고 눈앞이 캄캄한 게 당연하다. 땀 흘려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 과연 개인의 문제일까? 하루하루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삶의 조건은 보장이 돼야 한다. 학생은 학생 대로, 직장인은 직장인 대로, 자영업자는 자영업자 대로 바쁘게 공부하고 열심히 일한다면, 적어도 그들이 먹고사는 문제로 전전긍긍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복지국가란 거창한 개념이 아니다. 복지국가란 사람들이 마음 편히 본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는 나라다. 학생이라면 '알바' 뛰는 시간보다 책상에 앉을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야 하고, 청춘을 바쳐 일하고 꼬박꼬박 납세하는 '유리지갑' 직장인들에게는 안정된 노후가 보장되어야 한다. 부당한 이유로 삶의 터전이 한 순간에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대다수 국민들의 영혼을 잠식하는 상황이라면 그 사회에 무슨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1. 수입의 3분의 1 이상이 '집'에 들어간다? 살면서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할 때는 언제일까? 바로 집을 장만할 때다. '집'이 버는 돈의 대부분을 잡아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사를 하는 상인들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임대료다. '단지 집에서 살기 위해', '단지 일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돈만 줄어들어도 열심히 일하는 많은 이들이 절망감에서 벗어날 것이다. 요즘 하우스푸어, 렌트푸어라는 말이 돌고 있는데 버는 돈의 상당 부분을 지주(임대업자)나 은행이 가져가는 현실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현재 신문을 보면 한 가구당 소득은 주당 40실링인데 그 중 14실링이 임대료로 나간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땅주인이 너무 많은 몫을 가져간다고가 아니라 자기들 수입이 너무 적다고 불평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주의 권리는 집행관과 브로커, 경찰, 심지어 모든 육해공군의 비호를 받기 때문이다." 버나드 쇼가 묘사한1944년 영국의 현실은 지금 우리와 다르지 않다. 지주는 아무 일 안 해도 꼬박꼬박 임대료를 챙길 수 있고, 자기 땅에서 사업을 하거나 거주하는 사람들을 임대기간만 끝나면 그들의 사정과 관계없이 마음대로 내쫓을 수 있다. 부동산의 "영구세습"은 소득분배를 악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어떤 아기들은 처음부터 백만장자로 태어나는 반면, 일평생 고된 노동에 시달린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가난뱅이로 남는" 것이 다반사였다. 농업과 기사도를 기반으로 한 봉건시대에는 지주가 자기 영토에 대해 사법과 치안을 책임지는 '임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상업과 경쟁의 시대가 열리면서 그럴 필요조차 없어졌다. '봉토'는 '작고 좋은 자산'으로, '책임을 지닌 공직자'는 '무책임한 무위도식자'로 바뀐 것이다. 버나드 쇼를 비롯한 당시 지식인들은 소득불평등의 근본 원인이 토지제도에 있다고 확신했다. "땅을 소유한 덕에 먹고사는" 불로소득자들을 보며 프루동은 "부동산 재산은 훔친 것이다!"라고 했고, 윌리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