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창백한 푸른 점>의 저자이며 국내에서 개봉된 바 있는 영화 '콘택트'의 원작자인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마지막 저서. 이 책에서 그는 우리 시대에 난무하는 반과학, 사이비 과학을 통렬히 공박함으로써 과학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란 점성술, 초심리학, 신앙요법, UFO 등 과학으로 검증되지 않은 (더 중요한 것은 '검증될 수 없는') 사이비 과학들이 진짜를 가장한 채 대중을 현혹시키는 세태를 말하는 것이다. 두드러지게는 온갖 신비주의 소재를 끌어다 만든 TV 시리즈 X-파일이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 책은 오랜 동안 수집해 온 방대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보고 들어온 다양한 반과학의 거짓과 속임수에 맞서고 있다. 화성의 표면에 나타나는 사람의 얼굴 모양이 왜 문명의 근거가 될 수 없는지, 외계인이 인간을 납치하여 실험한다는 주장의 허점이 무엇인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악령과 마녀의 존재는 어떤 인류학적, 심리학적 배경을 갖고 있는지… 저자는 이러한 터무니없는 믿음의 원인으로 잘못된 과학 교육, 과학자들의 무책임, 그리고 '과학의 대중화'라는 허울을 쓰고 호기심 부추기기에만 몰두하는 상업적 대중 매체가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과학적 회의주의(skepticism)는 재미없는 것으로 치부한 채, 자신들의 환상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대중의 성향 또한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학 문맹이 위험한 것은 단순히 과학적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과학의 핵심을 이루는 합리적, 비판적 사고 방식의 결여는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칼 세이건은 과학과 민주주의의 가치가 일치하고 많은 경우에 구분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과학'과 '민주주의'만이 자유로운 생각의 교환이 가능하고, 여기에서 더욱 타당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반론을 허용하지 않는 사이비 과학은 민주주의의 가치와는 한참 동떨어져 있는 것이다. 저자는 과학, 철학, 종교, 역사, 심리학, 인류학을 넘나드는 박학다식과, 퓰리처 상 수상에 빛나는 세련된 문장을 무기로 반과학의 허위성을 하나하나 깨뜨린다. 과학의 대중화에 평생을 바쳐온 저자의 마지막 혼신이 느껴질 것이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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