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소설

정지아 and 6 others · Novel
256p
Where to buy
Rating Graph
Avg3.3(6)
Rate
3.3
Average Rating
(6)
방황을 테마로 한 단편 소설 7편을 엮은 『방황하는 소설』이 출간되었다. 소설집에는 정지아, 박상영, 정소현, 김금희, 김지연, 박민정, 최은영 작가가 그려 낸 방황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는 방황을 청소년기의 전유물로 생각하고는 한다. 하지만 『방황하는 소설』 속 작품들은 기억 상실로 인한 방황, 사회 초년생의 적응과 방황, 트라우마로 인한 방황, 인간관계에 대한 방황 등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방황하는 모습을 이야기한다. 크고 작은 관계를 쌓아 가며 삶의 방향을 찾아가고 있을 청소년과 2030 독자들에게 이 책은 작은 용기와 희망을 선사할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찾아오는 방황이 나에게만 일어나는 불행이 아님을 깨닫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창비교육에서 출간하는 테마 소설 시리즈의 열한 번째 책으로, 노동을 주제로 한 시리즈의 첫 책 『땀 흘리는 소설』, 재난을 주제로 한 『기억하는 소설』, 사회적 약자를 주제로 우리 사회가 함께이길 바라는 『공존하는 소설』 등의 후속이다.

5월 #왓피캘린지 커밍순 🗓️

5/1(수) ~ 5/3(금) 새로운 도전장 받습니다!

왓챠피디아

Rating Graph
Avg3.3(6)

5월 #왓피캘린지 커밍순 🗓️

5/1(수) ~ 5/3(금) 새로운 도전장 받습니다!

왓챠피디아

Author/Translator

Table of Contents

머리말 • 흔들리며 피는 모든 꽃을 응원하며 정지아 • 존재의 증명 박상영 • 요즘 애들 정소현 • 엔터 샌드맨 김금희 • 월계동(月溪洞) 옥주 김지연 • 먼바다 쪽으로 박민정 • 세실, 주희 최은영 • 파종

Description

“나도 모르게 누구에게도 공감받을 수 없을 종류의 눈물이 차오르는 날도 있었다. 나는 내 눈물의 방향을 정할 수 없어 가끔은 화가 났고 대개는 고독했다.” 오늘도 삶의 방향을 찾아 방황하는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 세상은 그대로인데, 나만 아프고 나만 힘들다 그러나 방황의 끝에는 희망의 얼굴이 고개를 내민다 삶은 방황이며 방황은 곧 삶의 일부이다. 어쩌면 삶의 목적은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방황하는 것일 수도 있다. 방황하지 않고, 우리는 그 어디에도 도달할 수 없다. 모든 방황은 새로운 발견의 시작이다. 여기 자신의 존재를 송두리째 잊어버리고 자신을 무엇으로 증명해야 하나 고민하는 주인공이 있다. 그의 이야기로 방황의 문을 열어 본다. 정지아의 「존재의 증명」은 어느 날 갑자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 ‘그’를 통해 나는 누구인지, 무엇으로 나를 증명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한다. “왜 왔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여기가 어딘지도 알 수 없었다. 머릿속이 구름에 잠긴 알프스 같았다.”(14쪽) 자신의 근처에 있는 물건과 소지품을 통해 자신을 떠올리려 하지만 잘되지 않는 남자, 그러면서도 커피나 커피 잔, 디자인 의자와 소파 등의 취향을 확인해 가며 기억나지 않는 자신에 대해 만족스러워한다. 결국 파출소에서 한차례 소동을 겪은 후 남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찾아간 집에서 ‘그’는 소파에 누워 편한 잠에 빠져든다. “기억은 사라져도 취향은 사라지지 않는다.”(37쪽)라고 생각하며. 다음 날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든 아니든, ‘그’에게 나를 증명하는 것은 이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정소현의 「엔터 샌드맨」은 비극적인 폭발 사고로 건물이 무너져 잔해에 깔리면서 친구 ‘은하’는 죽고 자신만 살아남은 ‘지수’의 트라우마와 방황을 그린 이야기이다. 폭발 사고 때 ‘은하’와 이야기를 나누다 먼저 생존해 ‘은하’를 찾아내려던 ‘지훈’은 그 ‘은하’는 죽었으며, 자신이 나중에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 ‘은하’가 아니라 ‘지수’임을 알게 된다. 잔해 속에서 구출을 기다리며 둘이, 아니 셋이 불렀던 그 노래, 엔터 샌드맨. ‘지수’와 ‘지훈’은 같은 처지에서 비슷한 트라우마를 겪으며 서로의 곁에 있어 준다. 그러나 그것이 함께 나아가는 걸음은 되지 못한다. ‘지수’는 현실을 외면하고 자신이 생각한 세상에서 살기를 바랄 뿐이다. ‘지훈’의 기이한 죽음 이후에야 ‘지수’는 비로소 “사고 이후 처음 느낀 아주 명징하고 단단한 고통”(128쪽)을 느낀다. ‘지수’는 당분간 절망하겠지만 이제 진짜 세상으로 걸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혼자서도. 최은영의 「파종」은 학대하는 아빠, 일찍 돌아가신 엄마를 대신해 자신을 보살펴 준 오빠의 사랑을 떠올리며 주인공 ‘그녀’가 자신의 아이 ‘소리’와 화해하는 이야기이다. ‘그녀’는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그렇듯, 오빠와 함께했던 순간을 애써 외면한 채 살아간다. “핸드폰에 저장된 그의 사진을 들여다보는 일이 어려워졌다. 보고 싶지 않았다.”(234쪽) 이혼 후 오빠와 텃밭을 가꾸며 ‘소리’와 살았던 짧은 그 시절은 ‘그녀’에게도 ‘소리’에게도 가장 안정된 상태였을 것이다. 안정을 되찾자마자 찾아온 뼈아픈 이별은 ‘그녀’와 ‘소리’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었다. ‘소리’는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바라봐 주는 삼촌을 그리워했다. “소리야, 뭐 하고 싶어? 네가 아무거나, 하고 답하면…….” “아무거나는 답이 아니야, 그랬지.”(252쪽) 그랬던 삼촌을 추억하며 둘은 그때 그 공간을 다시 가꾸고 빛내기로 결심한다. 밭을 고르고 씨를 뿌리고, 아픈 상처일지라도 영영 지워지지 않길 바라며. 따로 또 같이 사회 속에서 느끼는 너와 나의 방황의 이야기들 우리에게 찾아오는 방황의 모습과 시기는 모두 제각각이다. 그것을 겪어 내는 과정에서 사람들과 부딪치고 싸우기도 하며 때론 애써 침묵한다.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점, 그것이 방황의 이유가 될 때가 있다. 박상영의 「요즘 애들」은 뉴스 앵커가 된 신입 기자 ‘남준’이 첫 직장 동기였던 ‘은채’와 일로 만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시작한다. 스물여섯 살에 한 잡지사 인턴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남준’은 “커피가 떨어지지 않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드립 커피를 내리는 것과, 사무실에 놓인 커다란 고무나무에 물을 주는”(50쪽) 일을 기꺼이 하면서 정식 기자가 될 꿈에 부푼다. 하지만 네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사수 ‘배서정’의 오락가락하는 지시와 이해할 수 없는 태도는 사회생활의 쓴맛을 알게 해 주었다. 그래도 노력했지만 ‘남준’은 ‘배서정’의 모멸적인 태도를 더는 참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다. “선배 있잖아요, 저는 칭찬을 듣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냥 인간 취급을 받고 싶었어요.”(79쪽) 시간이 지나 ‘배서정’을 이해하는 날이 ‘남준’에게도 왔다. 그 시절이 ‘배서정’에게도 방황의 때였을지 모르지만, ‘요즘 애들’이란 말로 사회 초년생들의 기를 그렇게 꺾어야만 했을까. 그런 건 이해가 되지 못한 채 오해로 남을 뿐이다. 김금희의 「월계동(月溪洞) 옥주」의 ‘옥주’는 화목하지 않던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고, 연인이자 친구였던 ‘현우’와도 헤어진 뒤 중국 유학길에 오른다. ‘옥주’는 어떻게든 사람들과 어울리려 애쓴다. 술에 꽤 취한 밤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던 때, 중국인 ‘예후이’의 도움을 받아 언 몸을 녹이고 둘은 친구가 된다. ‘예후이’가 ‘옥주’와 몇몇 친구들에게 중국어 과외를 해 주면서 그들은 함께 어울리는 사이가 된다. 그러나 신나는 관계가 계속 이어지지 않는 게 청춘의 일이다. 여름 방학을 친구들과 함께 ‘예후이’의 고향 집에서 보내기로 하고 떠나왔지만, 여행은 순조롭지 않다. 피어나는 사랑도 엇나가는 마음도 그 모든 게 우정을 망치는 것 같아 손 털고 떠나 버린 마음도 방황하긴 마찬가지다. “옥주도 마음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믿었던 관계가 이렇게 쉽게 어그러지는 것에. 시간이 돌고 돌아 또다시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듯했다.”(156~157쪽) 결국 아름다운 호수는 ‘옥주’와 ‘예후이’ 둘의 추억으로 남는다. 그래도 그 기억으로 ‘옥주’는 ‘옥주’답게 오늘도 살아간다. 만나지 못하더라도. 김지연의 「먼바다 쪽으로」의 ‘현태’는 불안 증세를 달고 산다. 집에서 담배를 피우고 쿵쿵 뛰는 게임을 하고, 기타를 치는 ‘현태’를 말려 보고자 ‘종희’는 아파트 사람들이 싫어하며 특히 아랫집 남자가 우릴 죽일 거라며 거짓말한다. ‘종희’의 말을 흘려듣던 ‘현태’는 일련의 사건을 겪고 ‘종희’의 거짓말을 실제 일어날 일로 받아들인다. 누군가가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방황하며 둘은 서울을 떠난다. 둘은 바닷가 외딴 펜션에서 일하며 살고 있다. 이렇게 쭉 살아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안정을 찾는가 했지만 벌어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회피하기만 하던 삶은 작은 바람에도 균열을 일으켰다. 나를 따라오는 것 같은 트럭, 방을 보고만 떠난 푸른 모자의 남자, 하룻밤을 더 묵겠다는 투숙객 등 한번 불안에 사로잡힌 ‘현태’에게 이들은 모두 공포의 대상이 된다. “돌아보면 꾸준히 나빠지는 선택만을 해 온 것 같았다.”(178쪽)라는 ‘종희’의 말처럼 나쁜 선택은 다음의 나쁜 선택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 소설은 숨어 버리거나 도망치는 삶의 끝을 미리 보여 준다. 박민정의 「세실, 주희」의 ‘주희’는 뉴올리언스 축제에서 술에 취한 남자들이 자신을 둘러싸고 뭐라고 외치며 목걸이를 걸어 주던 일을 겪는다. ‘세실’은 좋아하는 가수의 나라를 알고 싶어 한국에 일하러 온 일본 여성이다. ‘주희’와 ‘세실’은 쥬쥬하우스에서 일하며 주말에는 ‘세실’의 요청으로 한국어 개인 수업도 하는 사이이다. ‘세실’은 ‘주희’에게 예쁘다, 귀엽다는 칭찬을 자주 하지만 ‘주희’는 그런 ‘얼평’이 듣기 싫다. 뉴올리언스의 사건 이후 더욱 싫어졌다. 가까운 사이처럼 보이지만 ‘주희’와 ‘세실’은 더 가까워지지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돈다. 태평양

Collections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