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인간의 마음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21세기 신경과학의 새로운 고전
호아킨 M. 푸스테르의 《신경과학으로 보는 마음의 지도》는 지각과 기억, 그리고 동작을 대뇌 피질의 인지망 관점에서 설명하는 책이다. 나는 인간 뇌 작용을 공부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뇌의 작용에 관심이 있거나 뇌과학 책을 읽어본 사람, 그리고 뇌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반드시 이 책을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사이에 많은 뇌과학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이 책은 그중 대뇌 피질에 관한 가장 전문적인 권위를 가진 책으로 다시 한 번 강력히 추천한다.
― 박문호, 《그림으로 읽는 뇌과학의 모든 것》의 저자
마음의 정체를 알고 싶다면 뇌 속을 들여다보라
‘마음’이라고 하면 원초적인 감각이나 감정, 흔히 이성이라 일컫는 지적인 능력, 그리고 의식과 무의식 등 다양한 뇌의 작용을 의미한다. 마음의 다양한 측면은 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이 중 어떤 것이 중요하고 어떤 것이 덜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간은 다른 동물과 무엇이 달라서 어마어마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걸까?’, ‘인간은 외부 세계에서 오는 정보를 어떻게 체계화하는 것일까?’와 같은 인간의 인식 능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이 크게 주목을 받았고, 최근 들어 연구 기술의 발달과 함께 그 성과도 급격히 증가했다.
휴먼사이언스의 신간 《신경과학으로 보는 마음의 지도(Cortex And Mind)》는 지각, 기억, 주의, 언어, 지능 등 인간의 인지 기능이 대뇌 피질에서 어떤 신경 구조를 가지고 있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에 관한 신경과학적 연구를 담고 있다. 이 책은 대뇌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얇은 층인 대뇌 피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들여다 봄으로써 마음의 실제 모습을 그려 낸다.
권위 있는 인지신경과학자인 저자 호아킨 M. 푸스테르(Joaquin M. Fuster)는 이 책에서 50년 넘게 대뇌 피질을 연구하며 얻은 결과를 토대로 신경과학과 심리학 이론의 통합을 꾀하고 있다. 과거 마음에 관한 연구가 뇌 손상 연구와 실험심리학 수준에서 마음을 간접적으로 추론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실제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관한 탄탄한 경험적 근거를 바탕으로 마음의 이론을 검토하고 지지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다. 마음 이론에 관한 신경과학적 근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이 책은 심리학과 뇌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 모두에게 의미 있는 책이 될 것이다.
1. 마음의 이론, 경험적 증거로 힘을 얻다
우리는 인간이 지각, 기억, 주의, 언어, 추리, 지능 등 여러 인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뇌에서 이러한 기능은 어떻게 작동할까? 지각 영역, 기억 영역, 주의 영역 등으로 선을 그어 구획 지을 수 있을까? 물론 각 기능에 부합하는 뇌의 특정 영역이 별개로 존재한다는 생각은 뇌과학에 큰 성과를 올리기도 했지만, 최근 신경과학에서는 그와 어긋나는 증거가 쌓여 가고 있다. 오히려 그러한 관념은 인지의 뇌 기제를 연구하는 데 혼란을 일으키는 장애물이 된다는 것이다.
인지에 관한 설명은 최근 뇌 기능의 단위가 대뇌 피질의 세포 조직에 모여 있다는 모듈(module) 모델에서 피질 속에 널리 분산되어 있다는 그물망(network) 모델로 옮겨 가고 있다.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호아킨 M. 푸스테르는 과거 이론의 토대에서만 논의되었던 그물망 모델의 타당성을 신경 세포의 연결성을 확인하는 실험 방법, 미세 전극 연구, 뇌영상 등 경험적 증거를 제시해 입증한다.
제럴드 에덜먼(Gerald Edelman), 도널드 올딩 헤브(Donald Olding Hebb) 등 20세기 저명한 신경과학자들이 거둔 눈부신 성과들을 한데 모아 마음의 현실적인 모습을 그려 낸 이 책은 앞으로 마음의 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2. 피질과 마음의 단일성을 보이다
신경과학자들은 마음의 실체를 뇌에서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50년이 넘는, 거의 평생의 시간을 뇌의 인지 기능에 관해 연구해 온 부지런한 학자의 저작으로서 마음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아주 과학적인 방식을 보여 준다.
마음과 뇌를 각각 별개의 실체로 여기는 뇌-마음 이원론을 논의하는 시대는 이미 지난 지 오래다. 쉽게 말해 오늘날 사람들은 뇌의 작용을 마음의 작용으로, 마음의 작용을 뇌의 작용으로 이해한다. 여기에서 새로운 문제가 등장한다. 뇌의 작용과 마음의 작용이 서로 어떻게 대응되는가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마음의 질서와 뇌의 질서 사이의 상관관계, 즉 피질과 마음의 단일성을 보이고자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코그니트(cognit)’라는 독창적인 개념을 제시한다. 대뇌 피질 안에서 어떤 지식을 표상하는 뉴런 집합체의 그물망 구조를 말하는 코그니트는 작동하는 인지 기능과 활성화되는 피질망을 동일하게 지칭한다. 푸스테르에 따르면 지각, 기억, 주의, 언어, 지능, 의식은 코그니트가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고 분해되면서 발달하고 변화한다. 그는 인지망과 대뇌 피질망의 관계를 검토함으로써 인지 기능이 개별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관계 맺고 있음을 보여 준다.
푸스테르는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신경과학자의 연구를 충실하게 검토하며 생각을 개진함으로써 사변을 경계하고 과학적 엄정함을 지키고자 한다. 마음에 관한 심리학적 설명과 신경과학적 설명이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에서 그리고 있는 마음의 지도를 따라가 보자.
3. 마음의 질서와 뇌의 질서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대뇌 피질에 그려 내는 마음의 지도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지심리학, 인지과학, 뇌과학, 신경과학, 그리고 인공 지능과 철학까지. 다양한 학문이 인간의 마음을 연구한다. 21세기 마음의 연구는 보다 폭넓고 깊어졌다. 그럴수록 이론과 실험, 마음의 체계와 뇌의 기제 사이를 연결해 줄 설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신경과학으로 보는 마음의 지도》는 신경과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뇌의 기제와 인지 과정의 질서를 연결해 마음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인지신경생물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호아킨 M. 푸스테르는 이 책에서 실제로 대뇌 피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살펴보면서 넓게 펼쳐진 신경의 그물망으로 마음의 지도를 그려 낸다. 그는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뇌만 들여다보거나 마음의 기능을 추론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대뇌 피질에 관한 경험적 근거로 마음의 기능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연구가 활발한 만큼 인간의 마음을 통합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로서 이 책은 21세기 신경과학의 새로운 고전이 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