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이 교차되던 그 순간
행복은 내가 아닌 너를 찾아갔다
‘나폴리 4부작’ 제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 전 세계 43개국 출간 예정
* 2016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노미네이트
* 2016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 2015 이탈리아 스트레가상 노미네이트
* 2015 타임지 선정 ‘올해 최고의 소설 1위’
* 2015 가디언지 ‘작가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책’
* 2015 BBC 선정 ‘올해 최고의 소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제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두 여성의 60여 년간의 우정을 그린 ‘나폴리 4부작’ 제1권 『나의 눈부신 친구』가 릴라와 레누라는 주인공의 유년기와 사춘기를 그렸다면 제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청년기를 다룬다. 그들의 청년기는 두려움으로 가득하다. 성장하면서 느끼는 내면의 두려움, 사랑에 대한 두려움, 선택과 결정,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러나 그 두려움을 모두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두 여성의 우정과 연대다. 인간의 감성을 샅샅이 파헤친 지극히 가벼운 소설 같지만 거대한 역사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하고 전통적인 플롯 안에 다층적인 주제를 담아낸 ‘나폴리 4부작’에 전 세계가 여전히 열광하는 이유다.
여전히 ‘페란테 열병’을 앓다
엘레나 페란테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러나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필명을 사용해 글을 쓰고 있다.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과 2015년 스트레가상 최종후보로 지명됐을 때도 페란테는 오직 서면으로만 자신의 소감을 밝힐 뿐 시상식장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페란테는 작가에 관한 모든 것은 소설 안에 있다고 말한다. 독자들은 작가가 등장하지 않아도 작품 안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으며 작가가 등장하는 순간 오랜 시간 동안 집약된 집단 지성의 결과인 소설의 가치가 약화된다는 것이다.
작가의 의지가 이렇게 확고한데도 이탈리아 탐사보도 전문기자 클라우디 가티는 페란테의 전속출판사 ‘에디치오니 e/o’의 재무내역을 조사해 독일문학 번역가 아니타 라자가 페란테라고 주장했다. 클라우디 가티의 보도는 전 세계적으로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작가 해밀턴 놀란은 페란테의 정체를 밝히는 행위야말로 언론의 의무가 무엇인지 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가디언』지의 데보라 오르는 “작가의 정체를 알지 않으려는 독자의 권리를 가티가 침해했다”고 주장했으며 소설가 에리 데 루카는 “가티는 자신의 익명성을 지키려는 사람을 조사할 것이 아니라 탈세자의 재산을 조사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영미권에서 페란테 출판권을 갖고 있는 유로파 에디션의 편집장 마이클 레이놀드는 “우리는 가티가 페란테의 가면을 벗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것과 관련해 작가에게서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우리는 이 논란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작가의 정체와 관련된 또 하나의 추측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종류의 추측에 대해서 우리는 부인하지도, 확인하지도 않을 것이다”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페란테의 정체와 관련된 논란이 더욱 뜨거웠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나폴리 4부작’이 페란테의 자전소설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었다. 페란테 정체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인데도 전 세계 독자들은 “페란테를 내버려두라”고 주장하며 여전히 ‘페란테 열병’을 앓고 있다.
나 자신을 제어할 수 없다. 처음 ‘나폴리 4부작’ 제1권을 읽었을 때 나는 책 읽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등장인물.소리.풍경 등 작가가 아름답게 묘사한 모든 장면에서 감정의 포로가 되었다. 결국 난 제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를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다. (힐러리 클린턴_정치가)
페란테처럼 여성이 되어가는 모습을 이토록 잘 표현한 소설가는 없었다. 페란테는 한 여성이 딸로 태어나 소녀가 되고 사랑에 빠지고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격렬히 그려낸다. (존 프리먼_비평가)
몇몇 비평가는 ‘나폴리 4부작’을 여성 작가가 썼다고 믿지 않는다. 그 정도로 ‘나폴리 4부작’에는 성?폭력?정치에 대한 남성적 묘사가 가득하다. (조조 모예스_작가)
지나간 모든 흔적을 지우다
‘나폴리 4부작’은 『나의 눈부신 친구』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잃어버린 아이 이야기』로 구성된 인생과 우정, 역사가 담긴 대서사시다.
‘나폴리 4부작’ 제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는 불행한 결혼을 암시한 제1권의 마지막 장면에서부터 다시 시작한다. 재능은 뛰어나지만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릴라는 구두수선공 아버지 일을 도와 체룰로 구두를 만들어낸다. 그 구두를 비싼 값에 산 식료품점 주인 스테파노는 릴라에게 행복한 미래를 약속한다. 그러나 릴라의 어릴 적 열정이 담긴 구두는 남편의 사업 수단이 되어 카모라(나폴리의 마피아 조직)와 연관된 솔라라 형제에게 넘어간다. 이를 결혼식장에서 알게 된 릴라는 신혼여행에서 분노를 터뜨린다. 그러나 남편 스테파노는 오히려 릴라의 뺨을 때리고 폭력을 휘두르며 아내 릴라를 강간한다. 이처럼 릴라가 천박하고 부유한 남편의 우리 안에 갇혀 아름다우면서 추하고 선하면서도 사악해지는 동안 레누는 공부를 계속하면서 자신보다 늘 뛰어났던 릴라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 애쓴다. 반면 릴라는 레누가 옹졸하고 남성우월적인 동네에서 벗어나게 된 것을 부러워한다.
릴라의 삶은 계속해서 내 삶에 투영된다. 내 말에서는 릴라가 한 말의 메아리가 느껴지고 내 결연한 행동은 릴라의 행동을 재각색한 것이다. 내 부족함은 릴라의 과함 때문이었고 내 과함은 릴라의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함이었다. (470쪽)
결국 피사의 아르노 강이 지나는 솔페리노 다리에서 레누는 자신의 내면에 늘 존재했던 릴라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릴라의 흔적이 담긴 공책을 모두 버린다.
나는 솔페리노 다리에 멈춰 서서 차가운 안개 속에 희미하게 비치는 불빛을 바라보다 다리 난간에 상자를 올려놓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상자를 밀었다. 마침내 상자가 강물 속으로 떨어졌다. 릴라의 말과 생각, 자신에게 상처를 준 주변의 모든 이에게 아픔을 되갚고야마는 독한 근성, 사람, 물건, 사건, 지식 할 것 없이 나를 포함해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모든 것을 장악하는 능력을 담은 상자는 그 자체가 릴라인 양 강물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책과 구두, 달콤한 추억과 폭력으로 인한 상처, 결혼식과 신혼 첫날밤, 신혼여행 후 라파엘라 카라치 부인으로서 고향으로 돌아온 후에 일어난 모든 일과 함께. (19쪽)
레누가 릴라의 공책을 버린 아르노 강은 이탈리아 문학에서 신화적 장소에 해당한다. 이탈리아 소설가 알레산드로 만초니는 『약혼자들』에서 옷을 헹구는 장소로 아르노 강을 선택한다. 흔적을 지우는 장소로 알려진 이 아르노 강에 레누는 릴라의 공책을 버린 것이다. 즉 페란테의 세계에서 아르노 강은 릴라의 예술작품이 소멸해버리는 곳이다. 릴라가 20여 년간 써온 모든 글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이로써 레누는 자신과 릴라를 비교하지 않고 진정한 ‘엘레나 그레코’, 즉 자신 본연의 목소리와 글을 찾기로 결심한다.
두려움의 끝에서 나아가다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를 아우르는 가장 큰 주제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표면상으로 봤을 때 두려움에서 벗어난 주인공은 레누처럼 보인다. 자신은 릴라의 흐릿한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레누는 선천적 한계를 벗어던지고 대학에 입학해 결국 나폴리라는 동네를 벗어나서 작가로서 성공한다.
나는 평생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다. 말을 잘못 할까봐, 너무 과장된 어조로 말할까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을까봐, 옹졸한 마음을 들킬까봐, 흥미
권혜정
5.0
나폴리 4부작의 두번째 이야기. 이번 편은 1권에 비해 좀더 한국의 막장드라마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서 책장이 더 빠르게 넘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가가 누구인지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주인공과 작가의 필명이 같다는 점과, 2권의 결말을 보았을 때 어쩌면 이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레누처럼 끊임없이 흔들리면서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고 싶다. 릴라와 레누의 운명은 앞으로 또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만 하다.
GY
4.5
릴라는 그런 나와는 달리 진심으로 무엇인가를 갈망할 줄 알았다. 원하는 것은 망설임 없이 취할 줄 알았다. 열정을 다할 줄 알았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고 모멸감도 비웃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얼굴에 침을 뱉어도, 흠씬 두들겨 맞아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릴라에게 사랑은 상대방이 자기를 원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쟁취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릴라는 니노를 가질 자격이 있었던 것이다. -본문 중에서
다솜땅
5.0
나폴리 4부작 중 2부 릴라의 결혼 부터 이혼까지.. 1인칭의 레누, 레누의 시선과 삶의 지속 속에 맺어지는 인간관계 저급할 수 있는 릴라와 레누의 삶, 그치만 그것조차 넘어서 성장, 미래.. 그들이 어떤 관계들로 그 후 이야기들을 만들어 갈지.. 너무 기대된다.. 또 얼마나 상처를 받고 얼마나 행복해하며 삶을 두려워하고 후회하고... 강한 삶을 살아내려 노력하는지.., 이 이야기... 놀랍다. #25.10.18 (12)
샌드
3.5
엘레나 페란테 나폴리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전작인 <나의 눈부신 친구>도 굉장히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 작품 역시나 재밌게 읽었습니다. 전작에 이어서 이 책 역시 어디서 끊어야 할지 가늠이 잘 안 잡힐 정도로 끝없이 이어지는 수많은 이야기가 사람을 잡아 끄는데, 이야기 자체와 이야기를 이끄는 힘 둘 다 모두 뛰어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에게 벌어지는 비극에 대한 이야기와 그게 어떻게 두 사람의 관계 속으로 파고드는가에 대 한 여파를, 쉽고 깊은 톤으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굉장합니다. 첫 작품과 두번째 작품을 읽어 보니까 엘레나 페란테는 어디서 소설을 끝맺어야 독자의 마음을 완전히 이끌 수 있는지를 정말 잘 아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두꺼워 보이는 나폴리 시리즈라는 네 권의 책을 시작은 힘들지라도 한번 펴면 끝까지 닫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이 탁월합니다.
김태영
4.5
거대 서사 없이도 흡인력 작렬. 두개의 몸으로 하나의 인생, 하나의 몸으로 두개의 인생을 사는 여인들의 우정이 생명력 넘치게 펼쳐진다. 3, 4편 쭉쭉 가즈아~~
rushmore
5.0
1권보다도 훨씬 두꺼운데 1권도 단숨에 읽었지만 그보다 더 빨리 읽어내렸다. 무엇보다 이 시리즈에 더 빠져들게 만든 것은 번역. 책 말미에 담긴 번역가님의 글에서 느껴지는 풍부하고 따뜻한 마음까지도 너무 좋다.
이윤근
4.0
‘엘레나 페란데’라는 다소 생소한(이탈리아에서는 유명한^^) 이탈리아 작가의 나폴리 4부작 중 2편 소설이다. 4편까지 이어지는 소설이며 전형적인 성장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다. 두 여주인공인 레누(화자)와 릴라를 중심으로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며, 그들 남녀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며 막장에 가까운 수많은 사건, 사고가 펼쳐진다. 레누와 릴라는 절친이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소유자이다. 불같이 뜨거우면서도 때로 냉철하며 자기 주장이 강한 릴라, 남(특히 릴라)을 많이 의식하고 소심하지만, 성실하고 끊임없이 자기 성찰을 하며 성장하는 레누… 두 성격을 생생 하게 그려냄으로써 이 소설을 읽는 어느 누구라도 그 속에서 자기 이야기를 발견하게 된다. 이 소설은 일단 막장에 가까운 스토리를 통해 재미에 푹 빠지게 만들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이들 누군가에게 나의 감정을 이입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당시 이탈리아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재미는 덤으로 얻어진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고 복잡한 관계로 얽히다 보니 자주 앞 페이지에 나오는 인물설명을 찾아보며 읽어야 한다는 수고로움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만한 소설이다.
MMXXII
5.0
나무의 향, 촉감, 색에 빠져있다 어느 순간 드론에 실린 카메라 렌즈가 된 듯 눈앞에 나무들이 스쳐 지나가며 큰 숲이 보이는 느낌을 받았다. 강물이 작은 물방울에서 시작된 것처럼 큰 시대의 흐름은 개인의 작지만 복잡하고 우울하면서 행복한 일들의 반복이 아닐까. 지역 신문에 실렸다면 두어 줄의 기삿거리밖에 되지 않았을지 모르는 막장 드라마 속에 시대적 고민과 역사가 있었다. . . '모든 것이 아슬아슬하다. 위험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위 험을 감수하지 않는 이들은 삶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평생을 구석에 쳐벅혀 인생을 낭비하게 된다.' . . '나는 감정에 이끌려 몸을 내맡길 줄 모른다. 감정에 이끌려 틀을 깨뜨릴 줄 모른다. 나는 항상 한 발짝 뒤에서 기다리기만 했다. 릴라는 그런 나와는 달리 진심으로 무엇인가를 갈망할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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