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

Kim Bo-tong
2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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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온라인에 이상한 '보통' 사람이 나타났다. 자신을 그냥 '김보통'이라 불러달라고 한 그는 하루종일 사람들의 프사(프로필 사진)를 그림으로 그렸다.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이유도 없이. 담담하고 소박하지만 따뜻한 색감과 인물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일반인들을 묘사한 김보통의 그림은 화제를 모았고, 트위터는 '김보통 그림'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데뷔 직후 <아만자>, <DP 개의 날> 등의 작품으로 '오늘의 우리 만화 대상', '부천만화대상 시민만화상'을 휩쓴 만화가 김보통의 '특별한' 시작이었다. 만화가가 되기 전, 그는 대기업 회사원이었다. 가족의 숨통을 조이는 짐승 같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들은 아버지의 소원을 이뤄낸다. 그로부터 4년 후, 아버지는 암으로 돌아가시고 그는 회사를 그만두었다. 4년 동안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대책이 없구나. 넌 불행해질 거야"라고 경고했음에도 왜 그는 안정된 조직을 벗어나 '길이 아닌 길'로 달려가야만 했을까? 이 책은 퇴사 후 마침내 자유와 자아를 찾아냈다는 숱한 '퇴사 신화'를 다룬 책들과 전혀 다른 노선을 걸어간다. 빽도 돈도 없이 퇴사한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막막함, 죄책감, 불안과 빈곤의 늪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회사를 나온 그는 과연 불행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은 더는 백업해줄 조직도, 실패를 감당해줄 가족도 없는 대한민국 보통씨가 퇴사 후 맞닥뜨렸던 고난과 가난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자, 그 기나긴 방황의 여정 끝에서 마침내 손에 쥔 한줌의 빛에 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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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프롤로그 출근을 하며 -5 1부 우울한 행복 속에서 사람이 되기 위하여 -012 너는 불행해질 것이다 -026 기억나지 않는다 -035 울타리 밖의 풍경 -043 최후의 휴가 -052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를 떠나서 -062 대관람차 안의 절망 -078 눈보라가 몰아쳐도 -097 2부 불안한 자유 위에서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106 자위록 -113 미궁의 도서관 -118 죽음의 카드 뒤집기 -127 길이 아닌 길 -145 시위를 당기다 -153 죽음의 풍경 -159 식빵맨의 하루 -165 3부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 최초의 브라우니 -178 장장 17년 -186 서투르고 부끄러운 -200 이제 행복해야 하는데 -210 박수는 안 쳐요 -217 줄 서기의 고단함 -234 보통 사람들 -241 흐르고 흘러서 -248 준비 없음 대책 없음 -254 단 한 번 내 인생 -267 지금, 여기의 나 -278 에필로그_ 이만, 퇴근하겠습니다 -289

Description

『아만자』 『DP 개의 날』 김보통 첫 에세이 매달 말일 확실하게 입금되지만 매일 아침 명백히 불행했던 회사원의 삶… 온 힘을 다해 그 길에서 도망친 퇴사자 김보통의 비범한 방황기 백업해줄 조직도, 실패를 감당해줄 가족도 없는 대한민국 보통씨가 퇴사 이후 맞닥뜨린 것은, 막막함, 죄책감, 슬픔 그리고 빈곤… 그 길 끝에서 그가 찾아낸 한줌의 빛에 대한 이야기 어느 날 온라인에 이상한 ‘보통’ 사람이 나타났다. 자신을 그냥 ‘김보통’이라 불러달라고 한 그는 하루종일 사람들의 프사(프로필 사진)를 그림으로 그렸다.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이유도 없이. “누구세요? 왜 이런 일을 하세요?” “그냥, 회사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회사에서 도망쳤습니다.” 담담하고 소박하지만 따뜻한 색감과 인물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일반인들을 묘사한 김보통의 그림은 화제를 모았고, 트위터는 ‘김보통 그림’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데뷔 직후 『아만자』『DP 개의 날』 등의 작품으로 ‘오늘의 우리 만화 대상’ ‘부천만화대상 시민만화상’을 휩쓴 만화가 김보통의 ‘특별한’ 시작이었다. 만화가가 되기 전, 그는 대기업 회사원이었다. IMF로 망해버린 가난한 집안의 맏아들이었던 그에게 아버지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대기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족의 숨통을 조이는 짐승 같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들은 기어이 아버지의 소원을 이뤄낸다. 그로부터 4년 후, 아버지는 암으로 돌아가시고 그는 회사를 그만두었다. 4년 동안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대책이 없구나. 넌 불행해질 거야”라고 경고했음에도 왜 그는 안정된 조직을 벗어나 ‘길이 아닌 길’로 달려가야만 했을까? 이 책은 퇴사 후 마침내 자유와 자아를 찾아냈다는 숱한 ‘퇴사 신화’를 다룬 책들과 전혀 다른 노선을 걸어간다. 빽도 돈도 없이 퇴사한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막막함, 죄책감, 불안과 빈곤의 늪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회사를 나온 그는 과연 불행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은 더는 백업해줄 조직도, 실패를 감당해줄 가족도 없는 대한민국 보통씨가 퇴사 후 맞닥뜨렸던 고난과 가난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자, 그 기나긴 방황의 여정 끝에서 마침내 손에 쥔 한줌의 빛에 대한 이야기이다. “회사 못 다니겠어. 도대체 왜 이러고 살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가. 이젠… 진짜 싫다고.” 이젠 더 견딜 수 없어진 당신에게―” 아버지의 소원은 아들이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IMF로 여느 평범한 가정들이 숱하게 망해갈 때 김보통의 집안도 무너졌다. 유일한 희망은 장남이 번듯한 회사에 들어가 집안을 살려내는 것뿐이었다. 대기업 회사 배지를 옷깃에 달게 되었을 때, 김보통은 생각한다. ‘끝이다. 고생도, 가난도, 이 지긋지긋한 짐승의 삶도 끝이다. 이제 나는 사람이 된다. 드디어 나는 사람이 된다.’ 그러나 입사 후 회사생활을 하던 그에게 이상한 증상이 생긴다. 그 무렵 나에겐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당시 아파트 13층에 살고 있었는데,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서면 난간 너머를 내려다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이쯤에서 떨어지면 한 방에 죽겠는데.’ 처음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는 ‘많이 피곤한가보다’ 싶어 의식적으로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지 않으려 했다. 그러자 자동차들이 빠르게 지나치는 도로의 신호등 앞에서, 지하철이 들어오길 기다리는 플랫폼에서, 눈앞이 하얘질 때까지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이거면 확실히 죽겠는데’라고 생각했다. 그저 ‘확실히 죽을 수 있겠다’ 싶은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죽음을 떠올리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마치 죽기를 바라는 사람처럼. (45~46쪽) 확실하게 돈은 벌지만, 분명하게 불행하다고 느끼는 삶. 회사원 김보통에게는 죽음을 떠올리는 습관이 생겼다. 회사생활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했다. 정해진 출근시간은 아침 9시인데 오전회의가 새벽 6시 50분에 열렸다. 회의는 부장의 긴 모노드라마에 가까웠다. 일과시간 내내 회의를 해놓고는 저녁에 회식을 소집했다. 회식은 자정이 되고 새벽이 되도록 끝나지 않았다. 방금 전에 퇴근했는데 다시 출근해야 하는 나날이 반복되었다. 게다가 그토록 아들이 대기업에 가길 소원했던 보통의 아버지는, 말기암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그런데도 대기업 다니는 아들은 아픈 아버지를 보러 갈 시간조차 없었다. 퇴근시간마다 회식을 소집하는 상사는 장군처럼 외쳤다. “본인 사망 외에는 열외 없다!” 일하려고 입사했는데, 제발 일만 했으면 좋겠는데, 회사는 삶마저 송두리째 요구했다. “이 잔을 비우고, 저 잔을 받고, 건배를 해서 이 술을 모두 없애면 죽어가는 아버지를 보러 갈 수 있을까. (…) 뚝, 하고 눈물이 흘렀다. 이 좋은 날, 남들처럼 웃지는 못할망정 울고 있었다. “야, 너 왜 울어.” 상무가 물었다. 차장이 나를 노려보았다. “세상 모든 아빠는 다 죽어. 우리 아빠도 죽었어.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알아야지. 씨발새끼야.” (214쪽) 김보통은 생각한다. 대체 나는 지금 무얼 바라,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사는 것일까. “돌아가, 바다는 네가 살 곳이 아니야.” 불안한 자유 위에서 퇴사를 결심한 그에게 무수한 조언들이 쏟아진다. “회사라는 게 말이야. 안에서는 그 고마움을, 든든함을 잘 몰라. 나가보면 알게 되는 거야. 이 시스템이 지금까지 얼마나 나를 보이지 않게 보호해주고 있었는지를. 이 견고한 시스템을 벗어난 내가 얼마나 무력한지를. 재밌는 게 뭔 줄 아냐? 다들 후회해. 나가보면 아무것도 없거든. 나를 백업해줄 조직도, 내가 내세울 간판도. 현실이란 게 생각보다 훨씬 가혹해.” 그는 선배에게 말한다. “그냥 도망치는 거예요… 도망치는 거라고요. 잘되고 말고는 상관없어요!” 그래서, 그는 전력을 다해 도망친다. 뼛속까지 시린 바람이 불어오는 대한민국을 떠나 그는 따뜻한 오키나와로 짧은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는 깨닫는다. 퇴사 후 여행에서 ‘평생 동안 모르고 살던 나 자신에 대한 통렬한 성찰을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팔아먹기 좋게 편집되고 가공된 예쁜 허구’였음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놀라운 깨우침을 주는 그 누군가를 만나지도 못했다. 다만 자신이 원했던 건 거창하고 위대한 무언가가 아니라 그저 이렇게 조금 걸을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을 뿐. 그리고 지금 자신이 다시 입사 이전의 원점으로 돌아와,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대책을 찾아내야만 하는 실업자가 됐음을 실감했을 뿐.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여느 퇴사자들처럼 오랫동안 품어온 ‘꿈’을 쫓는 여정을 차근차근 밟아나간다. 이참에 어린 시절의 꿈을 이뤄보겠다는 생각으로, 그는 ‘작은 도서관’을 열기로 한다. 정사서 자격증이 있었고, 어린 시절 책을 좋아했으며, 어느 정도의 조건을 갖추면 정부 지원도 조금 받을 수 있다는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다. 퇴직금의 절반을 털어 책을 사들이기 시작한다. 그의 집안에는 서점에서 날아온 택배상자들이 수북이 쌓여간다. 그러나 간절하게 열고 싶었던 ‘작은 도서관’의 문마저도 ‘돈’ 없고 ‘경력’ 없는 이에게는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망해가는 치킨집 자리나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 외진 곳 외에 그가 빌릴 수 있는 가게 자리는 없고, 정부 지원도 허망하게 물 건너간다. 발 디딜 틈도 없이 쌓인 책상자들 사이에 갇힌 그는 초조해진다. 그의 인생을 걱정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대학원에 들어가겠다고 둘러대보기도 하고, 유통업에 뛰어들어볼까 발품을 팔기도 한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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