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945
적로
작품해설_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 권여선(소설가)
1945
배삼식 · Play
232p

식민지 시대의 절망과 혼란을 담은 희곡 2편을 담은 희곡집이다. 한 번도 중심을 향했던 적 없는 배삼식의 시선이 이번에는, 중심을 만들기 위해 골몰했던 해방 이후의 역사를 향한다. 표제작인「1945」는 해방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만주에 살던 조선인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 머물던 전재민(戰災民) 구제소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죽을 고비를 함께 넘기며 위안소를 탈출한 명숙과 미즈코를 비롯해 각자의 사연을 품고 있는 이들은 조선행 기차를 타기 위해 전재민 구제소에 머무는 중이다. 생존에 대한 강렬한 욕망과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인간애가 뒤섞이며 빚어내는 전쟁 이후의 혼란. 「1945」는 역사의 뒤안길에서 조명 받지 못했던 인간 군상을 통해 생의 감각을 결여하고 있는 역사의 공백을 복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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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두고 온 1945년의 기억
혐오와 배제 위에 쌓아올린
비루한 역사의 ‘잔여’에 대해 묻다
한국 최고의 스토리텔러 배삼식
식민지 시대 ‘허’의 미학과
‘생’의 감각을 담아낸 2편의 신작 출간
▶ “막상 해방된 사람들 가운데서도 해방의 기쁨을 느낄 수 없었던
떠도는 영혼을 위한 이야기” -고선웅(연출가)
▶“혐오와 배제로 가려진 우리 역사의 맨 얼굴을 드러내는 「1945」는
‘생존’을 위해 인간됨을 버려야 했고, 또한 ‘실존’을 위해 인간됨을 고민했던
사람들의 역사를 통해 해방 이후의 혼란을 구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올해의 작품상 선정 이유에서
배삼식 신작 희곡집 『1945』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한국 현대사 바깥에 위치한 개인들의 말과 행동을 따뜻하고 개성적인 시선으로 그려 온 배삼식은 작가들이 신뢰하는 작가이자 독자들이 사랑하는 작가이며 평단이 환호하는 작가다. 희곡은 무대 공연을 전제한 예술 장르이지만, 배삼식의 희곡은 읽는 것만으로도 휘몰아쳐 온다. 개인들의 일상에 대한 섬세한 묘사, 소박하면서도 여백으로 가득한 말, 정적이고 아름다운 지문들. 무엇보다 중심의 목소리가 부재한 다성적 세계가 발견하는 누락된 주체들. 배삼식의 작품은 언제나 따듯하게 전복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기억한다. 신작 『1945』는 식민지 시대의 절망과 혼란을 담은 희곡 2편을 담은 희곡집이다. 한 번도 중심을 향했던 적 없는 배삼식의 시선이 이번에는, 중심을 만들기 위해 골몰했던 해방 이후의 역사를 향한다.
■ 한국인의 영점 지대, 1945년
폐허의 0년. 2차 세계대전은 수많은 난민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아시아의 난민 수는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한국인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 중 어떤 사람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고 어떤 사람은 고향만 아니면 괜찮았으며 어떤 사람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각자의 욕망과 과거를 지닌 이들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도착한 해방. 장막이 걷히자 사람들은 서로를 구분 짓기 시작했다. 용감한 사람, 비열한 사람, 저항한 사람, 배신한 사람, 강한 사람, 약한 사람…… 그 가운데 요구되는 한국인의 정체성. 그러나 과연 그런 것이 있을까. 오염되지 않은 정체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정체성에 대해 논할 때 배제되는 ‘불순한 것’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누구도 하나의 정체성으로 범주화될 수 없었지만 구분은 조선으로 가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었다. 귀환이 시작된 것이다.
표제작인「1945」는 해방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만주에 살던 조선인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 머물던 전재민(戰災民) 구제소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죽을 고비를 함께 넘기며 위안소를 탈출한 명숙과 미즈코를 비롯해 각자의 사연을 품고 있는 이들은 조선행 기차를 타기 위해 전재민 구제소에 머무는 중이다. 생존에 대한 강렬한 욕망과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인간애가 뒤섞이며 빚어내는 전쟁 이후의 혼란. 「1945」는 역사의 뒤안길에서 조명 받지 못했던 인간 군상을 통해 생의 감각을 결여하고 있는 역사의 공백을 복원한다.
■ 삶의 언어로 다시 쓰는 해방의 역사
셰익스피어는 훌륭한 수집가이자 편집자였다. 그의 독창성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데 있지 않고 기존에 존재하는 것을 새로이 편집하는 데 있었다. 배삼식 작가 역시 각종 수기나 논픽션, 다큐멘터리 등에서 수집한 자료들을 작품 안에서 인용하거나 변주해 새로운 작품으로 거듭나게 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기존의 작품들을 적절히 인용하고 변주한 자료와 기록이 눈에 띈다. 특히 채만식, 염상섭, 김만선, 허준 등의 작가들이 남겼던 만주 체험과 귀국 체험 이야기는 추상적인 이해로만 존재하는 1945년을 생생한 감각이 숨쉬는 1945년으로 다시 쓰는 데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공인된 역사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개인의 욕망을 통해 1945년이란 시간을 다시 쓰고자 하는 것은 「1945」를 집필한 작가의 가장 큰 목표이기도 했다. “선입견,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그 시대를 살아갔던 인간들의 구체적인 의지, 삶을 향한 욕망, 도덕적 윤리적 판단 너머에 있는 삶의 모습을 충실하게, 치우침 없이 그려 보고자 했다. 중심인물은 있겠지만 작은 역할 하나라도 저에게는 다 소중하다. 비열해 보여도 제각각의 지옥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 만주 장춘과 전재민 구제소, 귀환의 문학
민족과 국가 바깥으로 밀려났던 사람들이 그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은 문학적이다. 욕망과 욕망이 부딪치고 희망과 절망은 아직 자리 잡지 못했다. 독립운동뿐만 아니라 각자의 구체적인 의지와 욕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다 같이 기차를 기다리는 것 자체가 극적이다. 다양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지닌 군상들이 함께 모여들어 뒤섞이고, 잠시 같이 있다가 흩어지는 장춘의 조선인 전재민 구제소라는 공간은 「1945」가 담고 있는 주제를 집약적으로 응축시키고 있는 공간이다. 만주야말로 해방 이후 역사의 맨얼굴을 가장 잘 보여 줄 수 있는, 우리가 충분히 들여다보지 않은 문학적 공간이다.



정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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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아직 읽지 않았다. 고작 국립극단 유튜브를 통해 1945 연극을 봤을 뿐이다. 하지만 잊고 싶지 않아 이 곳에라도 적어둔다. ⠀ 1945년, 해방은 되었지만 변한 것은 없다. 만주에서 조선으로 갈 수 있는 기차가 운행되지만 갈 피난민은 많고 좌석은 적다. 사람들은 새로이 도움도,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알아서 제 살 길을 도모해야 했으며, 조선에서 밀려나왔다는 한은 자꾸만 아래로 흐른다. 몇 년의 세월을 함께 지냈으나 알고보니 일본인이었던 마을의 착한 아낙네는 ‘일본인이니’ 남자 여럿이 찾아가 곤죽을 만들었지만, 일본인 순사에게 기생하며 같은 한국인들을 모욕하고 괴롭히던 이에겐 해방이 되었지만 어떤 책임도 물을 수 없다. 시간이 아닌 이름만을 바라본다. 하지만 여전히 분노는 아래로만 방출된다. 하물며 한국인이라도 위안소에 있었다고 하면 피해자가 아닌 ‘일본놈들과 붙어먹은 년’이 되는데 위안소에서 나온 일본인은 그들에게 사람이 아니다. 이리 팔리고 저리 팔리다가 여기로 흘러온 ‘물건’이다. 함께 지낸 시간동안 보여준 행실은 위안소와 일본인이라는 꼬리표 아래로 사라진다. 그렇게 피해자들은 더 선량하고 힘 없는 피해자를 찾으며 편을 가르고, 급을 나눈다. 우리가 그렇게도 떳떳한 사람들인가 하면, 괜찮다.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고 저런 꼬리표도 붙지 않았으니까. 너 같이 더러운 애들과는 급이 다르니까. 피해자인 우리가 화풀이 할 사람은 힘 없는 너네 뿐이니까.
재비
4.0
진짜 잘 쓴다,,, 공연을 본 게 아니라 희곡을 읽은 건데 생생할 지경,,
최민호
3.5
누가 죄인인가 누가 심판하는가 명숙은 영호의 따뜻한 시선을 거부한다. 명숙과 미즈코는 서로 '예쁜'립스틱을 발라주며 그들의 생을 긍정한다.
RI
4.0
19년에 나온 1945년을 그리는 방식은 이래야지 감히 돕겠다는 손을 뿌리치고도 그들이 무사히 조선땅으로 돌아와 여전히 함께라는 것이 좋다
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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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스피어
이지혜
5.0
해방된 조국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에 대한 역사적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우리는 버렸기 때문에 무엇을 얻었고, 버렸기 때문에 또 무엇을 잃었는가.
애깅
3.5
진짜 연극을 보고 나온 거 같아 미즈코와 명숙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부끄럽지만 잘 모르던 1945년의 우리 사람들의 생활과 위태롭고 위험하던 당시 상황이 좀 더 생생하게 그려졌다. 뒷부분은 진짜 휘몰아치듯 읽었다
Sayo
4.0
‘예뻐’ ‘너도 예뻐’ 나의 지옥을 온전히 함께한 너를 내가 왜 버려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열차는 또 와 먼저 가 고마웠어 섬세하고 강한 내 편 영호, 너를 좋아해 하지만 나는 더럽지 않아 씻어줄 필요 없어 이 모든 일을 겪고도 나는 깨끗해 붉은 립스틱을 칠해 지금 당장 잠에 들어도 우리의 삶은 여전히 찬란하고 아름다워 다음 기차를 타고 가자 우리 멀리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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