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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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소설 네 편을 모은 책은 어떨 것 같나? 그 대부분이나 전부가 그냥 일반 소설이라면? 자네 생각은 어때? 그 책에 가령 『사계』 같은 제목을 붙이는 거야. 누가 보더라도 흡혈귀나 귀신 붙은 호텔이나 뭐 그런 내용의 책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도록." -스티븐 킹이 『사계』를 기획하며 담당 편집자에게 한 제안 전 세계 3억 부 이상을 판매한 이야기의 제왕 스티븐 킹의 중편집 『사계』가 출간되었다. 『사계』는 봄, 여름편과 가을, 겨울편으로 분권 출간되었으며, 스티븐 킹의 담당 편집자 요청에 따라 포함된 '겨울'편을 제외하면 스티븐 킹의 전매특허인 공포 장르를 탈피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스티븐 킹은 책의 말미에 '저자의 말'을 통해 자신이 장르 문학, 특히 공포 작가로 낙인이 찍히게 된 과정 설명하면서 장르와 비장르의 구분이 만들어낸 기이한 출판 구조에 대해 토로하고 있다. 그리고 만인의 편견처럼 자신이 늘 '공포'만을 쓰는 작가가 아님을 바로 이 수록작들을 통해 보여준다. 수록작 중 유일하게 '공포'에 근접한 '겨울'편을 제외한 세 편 모두가 영화화되었으며, 이중 「쇼생크 탈출」과 「스탠 바이 미」는 영화사에 길이남을 수작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나는 조지프 헬러처럼 '중요한'작가가 되어 칠팔 년마다 겨우 소설 한 권을 출판하게 될 수도 있었다. 혹은 존 가드너처럼 '이지적인' 작가가 되어 총명한 학구파들을 위해 무슨 소린지도 모를 책을 쓰게 될 수도 있었다. <중략> 나는 낙인 찍혔지만 별로 신경쓰지도 않는다. 어쨌든 나는 그 낙인에 걸맞는 작품들을 쓰고 있는데... 적어도 '대부분'은 그렇다. 그러나 내가 '오로지' 공포 소설만 쓰느냐고? 여러분이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을 읽었다면 이미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아시리라." -저자의 말 중 공포 작가가 아닌 진정한 스토리텔러로서의 스티븐 킹 스티븐 킹은 공포 소설가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한 나머지, 국내에서는 피가 낭자하거나 유령들이 출몰하는 괴기물만이 스티븐 킹의 작품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한국인이 뽑은 가장 감동적인 영화 1위이자 IMDB 역대 최고의 영화로 꼽히는 「쇼생크 탈출」과 소년들의 성장기를 감동적으로 다룬 「스탠 바이 미」의 원작이 스티븐 킹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왜냐하면 두 작품 모두 너무 공포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스티븐 킹은 『돌로레스 클레이본』이나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와 같은 장편소설이나 이후 발표된 수십여 편의 단편 소설에서 공포를 배제한 채 그야말로 이야기의 재미만으로만 독자를 매료시키는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이러한 그의 문학적 성취도는 2003년 문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에게 수여되는 '전미 도서상 평생공로상'의 수상을 비롯하여, 오 헨리 문학상, 캐나다 문학 협회 종신 기여상 등을 연달아 수상하며 인정받고 있다. 저자 본인이 공포를 배제하고 일반 소설이라 표현하며 독자들에게 자신있게 선보인 『사계』의 중편들은 공포 소설가가 아닌 스토리텔러로서의 스티븐 킹을 만나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감춰진 스티븐 킹의 날카로운 시선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쇼생크 감옥에 수감된 앤디 듀프레인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인권의 사각지대인 교도소의 내부를 샅샅이 드러낸다. 감옥 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동성 강간, 간수 등에게 뇌물을 주고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 교도소장들이 값싼 수감자 인력을 동원하여 저지르는 비리 등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는데, 무엇보다도 수감자들이 받는 비인권적 대우와 사회로부터 완전 격리되어 교도소만이 삶의 전부가 되게 만들어버리는 당시의 제도와 관리에 대해서 날카로운 비판을 가한다. "브룩스는 1952년 가석방되었다. 으레 그렇듯이 브룩스가 사회에서 적응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하고 출소시킨 것이었다. 브룩스의 나이는 68세였고, 거기에 관절염까지 있었다. 감옥 문을 나가면서 그는 한참을 울었다. 쇼생크가 브룩스의 세계였던 것이다. 감옥 안에서 브룩스는 중요인물이었다. 도서관의 사서였고 배운 사람이었다. 그러나 밖에서는 도서관 취직은커녕 대출 카드조차 받지 못할 것이다. 소문에 의하면 브룩스는 1953년에 프리포트 가까이에 있는 어느 빈곤 노인수용소에서 죽었다고 한다. 그것도 내가 예상한 것보다 6개월이나 더 살았다는 얘기가 된다. 간단히 말하면 주정부는 앙갚음을 한 것이다. 감옥 안을 좋아하게 만들어 놓고 밖으로 내쫓아버린 것이다." 「우등생」은 영화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의 원작으로서 유복한 백인 가정의 소년이 같은 마을에 몰래 위장하여 살고 있는 유태인 학살 전범을 만나며 점차 파멸로 치닫는 이야기를 그렸다. 스티븐 킹은 여기서 나치 전범의 입을 빌어 "반전주의자를 탄압하고 감옥에 넣고 곤봉으로 무차별 학대하며, 심지어는 시민을 살해한 군인에게 대통령 훈장까지 받는 나라"라며 신랄하게 정부에 대해 비판을 가한다. 또한 극이 진행되며 일어나는 살인 행위를 통해 백인 상류층이 가진 노골적인 멸시(빈곤층과 흑인에 대한)까지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정부의 더러운 수법과 비교하면 괴벨스 박사 같은 사람은 그림책을 가지고 놀고 있는 유치원 아이에 불과해. 자기들은 도덕에 대해서 입에 거품을 물고 말하면서, 비명을 지르는 어린 여자 아이를 네이팜으로 태워 죽이고, 징용 기피자는 겁쟁이라고 부르지 않나,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교도소에 집어넣든지 국외로 추방해 버리지. 이 나라에서는 베트남 전쟁 개입에 반대하는 데모를 한 사람은 길을 가다가 곤봉으로 얻어맞고 머리가 깨지고, 무고한 시만을 살해한 군인은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질 않나, 어린 아이를 총검으로 찌르거나 병원을 태워 버린 대가로 퍼레이드나 현수막이 걸린 도시에서 환영을 받질 않나. 만찬회에도 초대되어 시민의 열쇠나 프로 미식축구 초대권도 받게 되더란 말이야." 스티븐 킹의 자전적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스탠 바이 미」는 성장 소설로서 잘 알려진 작품이다. 이제는 인기 소설가가 된 '나' 고디는 어린 시절 가장 큰 사건이었던 '실종된 아이의 시체를 찾아나서는 모험'을 회고하며, 당시 함께 동행했던 친구들과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려낸다. 죽은 형만을 그리워하는 부모 때문에 상처입고 삐뚤어진 아이들과 어울려다니려던 고디와 그들의 리더이자 벗어날 수 없는 비참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불량아로 낚인 찍혔지만 새 인생을 꿈꾸는 크리스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이 사회의 편견과 어른들의 무관심으로 어떻게 망치게 되는지를 경고한다. "네가 쓰는 소설들은 너한테만 중요한 거야, 고디. 우리가 헤어지는 게 싫다고 해서 계속 우리와 어울려 다니면 결국 너도 똑같은 얼간이가 될 거야. 우리와 함께 다니면서 C학점이나 받게 될 거라고. 고등학교에 가서도 똑같은 취업반 수업을 하면서 다른 얼간이들처럼 지우개나 던지고 딸딸이나 치겠지. 그러다가 걸핏하면 벌을 받고, 심하면 정학까지 맞겠지. 그렇게 얼마쯤 지나면 빨리 차 한 대 사서 어느 잡년을 데리고 춤추러 가거나 술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못할 거야. 그러다가 그 년이 덜컥 임신해 버리면 넌 결국 오번에 있는 구두 가게나 공장 같은 데 취직하거나 힐크레스트에서 닭털이나 뽑으면서 평생을 보내겠지. 그렇게 되면 그 파이 먹기 얘기는 영원히 못 쓰게 될 거야. 아무것도 못 쓸 거라고. 너도 대가리에 똥만 가득 찬 얼간이가 될 테니까." 「호흡법」은 액자 소설 형태로서 비밀클럽에서 듣게 된 임산부에 관한 소름끼치는 경험담을 담고 있다. 보수적인 색채가 강했던 20세기 초반의 미국에서 싱글맘으로 살아가게 된 한 여인의 모습을 통해 미국인들의 강박적인 청교도 주의를 비판하는 한편 모성애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매캐런 선생님, 냉소적인 사람들은 마법과 기적의 시대가 다 지나갔다지만 저는 오해라고 생각해요. 단돈 2달러에 전당포에서 반지를 살 수 있고 그 반지만 있으면 사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