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와 공산주의를 연결하는 새로운 생각!
비트코인(Bitcoin)은 은행 없이 직접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혁명적 개념이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이 중개자(사제) 없는 신앙을 추구했다면 암호화폐 혁명은 중개자(은행) 없는 신뢰를 추구한다. 이러한 변화를 마르크스식으로 표현하자면 ‘화폐 생산수단의 집단적 배정’이라고 할 만한데, 암호화폐를 통해 우리 모두가 은행가가 된다면 암호화폐는 공산주의를 실현하는 바로 그 수단이 될 수 있다.
암호화폐는 과거 사이버네틱스와 사이버공산주의의 실패를 반영해 국가와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저자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분권화와 합의(컨센서스)를 동시에 달성하는 혁신적 시스템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암호화폐가 경제적 기술의 차원을 넘어 정치적 성격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블록체인은 시장의 효율성과 민주주의의 공개성을 결합해 공산주의로 향하는 길을 연다. 여기서 국가는 블록체인을 통해 시민들의 헌신과 공동선을 위한 노동을 보상하고, 세금은 시민적 보너스로 바뀌어 공동체 활동을 장려한다.
이 책에 따르면 마르크스의 꿈이 실패로 끝난 것은 그의 시대에는 경제순환에서 정보가 갖는 역할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르크스는 열역학적 관점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했지만 정보의 소진이라는 열역학적 제약을 고려하지 못했다. 반면에 암호화폐는 정보 경제에 근거해 생산관계를 수립하고, 정보와 에너지 간의 변환을 통해 열역학적 제약 없이 공산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 정보의 축적과 공유는 공산주의적 변화를 유도한다.
암호화폐는 계속 발전해 조만간 개인의 신원을 보증하고, 공증과 선거 투표의 신뢰성을 높이며, ‘자동화를 자동화’할 것이다. 이더리움(Ethereum)이 그 좋은 예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계와 인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기계와 인간의 공생을 가능하게 하는 ‘사물의 의회’를 상상하게 한다.
오늘날 자본주의는 위기를 맞고 있고 세계 곳곳에서 파시즘이 부활하려고 한다. 이에 마르크스주의와 생태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암호화폐는 생명과 경제의 열역학적 순환을 조절하는 ‘살아 있는 화폐’로, 자본주의의 대안으로서 정보와 에너지 변환을 최적화한다. 암호화폐는 인간관계를 착취가 아닌 자율적 공생 관계로 변화시키고, 궁극적으로 공산주의의 꿈을 실현하는 크립토 공산주의를 가능하게 한다. 저자는 전 세계의 좌파를 향해 암호화폐의 잠재력을 이해하고 공산주의의 꿈을 향해 단결하자고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