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정과 전문지식을 담아 만든 이 책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즉 베네치아와 릴케에 대해서 많은 것을 체험할 수 있다.”
-<디 차이트>지
■ “비르기트 하우스테트는 베네치아라는 우주에 몸을 담근 릴케를 아름다운 책으로 기록하였다.”
-<디 벨트>지
■ “릴케에게 여행을 배우기, 이 책으로 가능하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 “도시의 역사, 시인의 전기 그리고 여행안내서를 하나에 담은, 그리고 흡사 릴케의 눈으로 베네치아를 보는 듯한 책”
-<게오 에포케>
■ 독일주재 이탈리아 관광센터(ENIT)는 2006년 도서박람회에서 이 책을 2006년에 발간된 최고의 이탈리아 여행안내서로 선정하고 상을 수여했다.
여행 가방에 필요한 문학적 동반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위대한 작가와 함께 초대하는 여행
베네치아는 릴케에게 “세계의 아름다운 균형추”였다.
산 마르코 광장과 리도, 두칼레 궁전과 카날 그란데,
카르파초와 틴토레토, 소박한 펜션과 호화로운 호텔.
릴케의 발자취를 따라 베네치아를 알아보려는 사람은
다른 여행안내서에는 없는 많은 것들을 보고 체험하게 될 것이다.
릴케의 눈으로 보는 베네치아
릴케가 베네치아를 처음 보았던 1897년 3월부터 베네치아는 그에게 동경의 도시가 되었다. 그 이후 1920년 7월까지 그는 틈이 날 때마다 그곳으로 가서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몇 달씩 머물면서 베네치아를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릴케는 두이노 성의 도서관과 베네치아의 도서관에서 베네치아에 관한 책은 모두 독파했을 정도로 이 도시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졌으며 나중에는 미로 같은 베네치아의 골목에서 길을 묻는 사람에게 길 안내를 해줄 정도로 베네치아에 대해 정통했다. 베네치아를 릴케보다 잘 안내할 수 있는 사람도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매우 섬세한 감수성의 소유자인 릴케는 호불호가 강한 주관적인 태도를 보여주며, 경우에 따라서는 변덕스럽기도 하다. 베네치아에 대한 그의 언급은 분산되어 산만하고, 응축된 시적 표현들이 자주 등장한다. 하우스테트는 독자들이 릴케의 발자취를 따라 베네치아를 쉽게 둘러볼 수 있도록 베네치아를 지역별로 나누어 열한 번의 산책으로 재구성하였다. 열한 번의 산책은 릴케가 방문했던 곳과 그에게 창조적 영감을 불러일으켰던 곳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산책이 시작되는 곳에는 지도를 배치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산책이 거듭될수록 독자는 베네치아라는 매혹적인 도시와 릴케에게 문학적으로 인간적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그녀는 릴케의 뒤를 쫓으며 릴케의 행동이나 말의 전후 맥락에 대해 객관적인 거리를 둔 관점에서 부연 설명을 해줌으로써 친절하게 독자의 이해를 도와준다.
이 책은 일반적인 여행안내서가 아니라 여러 가지 미덕을 함께 갖춘 문학기행이다. 미덕을 몇 가지 열거해보자면,
첫째,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릴케와 함께 베네치아를 둘러볼 수 있다.
릴케나 릴케 지인들의 일기나 편지, 릴케의 작품에 언급된 베네치아 등의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릴케가 베네치아에서 방문했던 특별한 장소들, 즉 성당, 궁전이나 저택, 미술관과 박물관, 묵었던 숙소, 정원, 아르세날레, 게토, 카페, 식당 등을 소개하고 있다. 나아가 그러한 장소에 대한 릴케의 인상은 물론이고, 필요한 경우에는 그 장소의 역사와 거기에 깃든 정신까지도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릴케는 당시의 관광안내서에서는 언급도 되지 않았던 아르세날레와 게토 그리고 정원에 대해서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고 이들에 대해 상세하고 다양하게 언급하고 있다.
둘째, 시인 릴케뿐 아니라 인간 릴케의 일면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는 릴케가 베네치아에서 만났던 여러 여성들, 특히 사랑했던 여성들과의 관계가 소개되어 있다. 릴케를 베네치아로 초대하고 나중에는 두이노 성에서 머물게 해주었으며, 릴케를 물심양면으로 보살펴준 후견인 마리 폰 투른 운트 탁시스-호엔로에 후작부인, 릴케가 곤돌라에서 무릎을 꿇고 사랑을 고백했던 미미 로마넬리,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사랑이 뜨겁게 타올랐다가 단 한 번의 만남으로 헤어지고만 피아니스트 벤베누타에 대해서, 그리고 릴케가 십 년 이상이나 열광했으며 당대 유럽 최고의 여배우이자 17년 연상의 여인 엘레오노라 두제와의 고슴도치 사랑 이야기도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위대한 시인이 여난으로 곤경에 처해 있을 때 후작부인이 그에게 어머니가 철없는 어린애를 꾸짖듯이 조언하는 장면을 떠올려 보면 슬며시 미소가 떠오를 것이다.
셋째, 예술 애호가로서의 릴케의 면모가 속속들이 드러나 있다.
릴케는 미술사로 박사학위를 할 생각으로 대학에서 3년 동안 공부하였다가, 주관적 감성과 전통적이고 객관적인 학문 세계의 충돌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포기하였다. 학술적인 연구는 포기했을지라도 조형예술에 대한 그의 열정은 대단한 경지였다. 그는 로댕과 세잔의 작품에서 배운 조각가의 시선과 화가의 시선을 소화하여 시인의 시선으로 전환시켰고, 이러한 시선으로 본 베네치아의 특정한 장소나 분위기 또는 인상을 시나 산문으로 표현하였다. 독자는 릴케의 발자취를 찾아 베네치아의 건축물이나 미술품들을 둘러보다 보면 어느새 베네치아의 르네상스와 바로크의 풍성한 문화 속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릴케가 대상을 보는 방식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다. 그는 예술품의 유명세나 특정 양식, 예술사적 중요성 등에 신경 쓴 것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배후에 있는 정수를 보려고, 즉 ‘진짜’ 베네치아가, 베네치아의 역사가, 베네치아의 삶이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에 주목하였다. 그는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 그림들은 “세계의 본질을 이성적으로 통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였다.
넷째, 릴케의 여행 방식을 뒤따르다보면 여행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고독을 좋아한 시인 릴케는 관광객들이나 번잡한 단체 관광을 혐오했다. 비록 릴케의 여행 방식이 체계적이지는 않았으나 당시로서는 그리고 지금으로서도 그만의 새로운 방식이었다. 그는 열정적인 산책가였고 걸어서 구석구석 돌아다니기를 좋아하였다. 산책을 할 때면 항상 메모장을 휴대하였고, 하찮은 것이라도 모든 것을 눈여겨보았으며, 인습적인 시각을 벗어나 모든 것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받아들였다. 그는 유명한 관광 명소로 몰려다니는 관광을 혐오했다. 그는 “진정한 즐거움”을 만날 수 있는 여행을 추천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릴케는 여행에서 남들이 좋다고 또는 유명하다고 하는 것을 무작정 따라갈 것이 아니라 내가 ‘생생하게, 독특하게,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보라고 권하고 있다.
다섯째, 릴케와 함께 베네치아를 여행하면서 독자들은 릴케의 창작 방식의 한 가지를 엿볼 수 있다.
이것은 릴케와 난해한 릴케의 작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릴케에게 여행이란 단순한 기분 전환이나 판에 박힌 일상을 벗어나 휴식을 취한다는 의미 이상이었다. 릴케에게 여행은 “열정이자 생활 방식이었고”, 또한 “글쓰기 작업의 연장이자, 시인이라는 직업의 일부였다”(하우스테트). 그는 베네치아의 일상에서 받은 인상들과 건축물과 미술 작품들을 보고 느낀 점들을 많은 편지에서 표현하였고, 그러한 표현들을 다시 고운 체로 걸러서 나중에 시나 소설에서 사용하였다. 두칼레 궁전이나 산 마르코 성당이 또는 카르파초나 티치안 그리고 틴토레토 등의 그림들이 릴케의 시에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엄밀한 반영 배우에는 얼마나 깊은 미학적 통찰과 역사적 통찰이 스며있는지를 살펴보면 릴케의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