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에 빚을 져서 9
작품해설 128
작가의 말 144
영원에 빚을 져서
예소연 · Novel
1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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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쉰네 번째 소설선, 예소연의 『영원에 빚을 져서』가 출간되었다. 2024년 4월호 『현대문학』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이번 신작은 한 친구의 실종 소식으로 시작되는, 캄보디아 해외 봉사단으로 같이 떠났던 세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사라진 친구를 찾는 과정에서 두 명의 친구는 자신들의 기억만으로 타인의 삶에 어떤 형태를 부여했던 그들의 과거를 소환시켜 지난 삶의 오류들을 되짚어봄으로써 서로에 대한 참다운 이해와 연민을 갖게 된다. 공감을 통한 삶의 진정성을 발견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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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쉰네 번째 책 출간!
등단 5년차, 앞으로가 가장 기대되는 소설가!
2021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예소연은, 서사의 완결성,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등장인물, 주제의 보편성과 그것을 드러내는 방식의 특수성, 정교한 플롯 등 “소설 속 인물의 뛰어난 형상화와 단편소설의 덕목을 두루 갖추고 있다”(김미월)는 극찬을 받으며 대형 작가의 탄생을 일찍이 예고했다. 등단 이후, 소설집 『사랑과 결함』, 장편소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을 상자하며 <황금드래곤문학상>과 <문지문학상>을 수상했고, 2025년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작가로도 선정되는 등 자신만의 확고한 문학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다. 특히나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이질적이기까지 한, “폭력적이고 가혹한”(소유정) 사랑의 세계를 그려낸 『사랑과 결함』은 동시대 독자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예소연을 명실 공히 대세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영원에 빚을 져서』는 세상이 가하는 폭력에 노출되고 때로는 상처 입은 인물 군상을 진솔하게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기시감마저 불러일으키는 대세 작가 예소연이 그려내는 또 다른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작가 예소연
때로는 잊히지 않는 것이 바로 영원!
혜란과 나(동)와 석이는 프놈펜 바울학교로 해외 봉사 프로그램을 함께 떠나며 친구가 되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바쁜 나날을 보내던 셋은 바울학교의 개교기념일을 맞아 모처럼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던 중, 한국에서 배가 침몰하는 사건을 보게 된다. “대상 없는 배신감과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치심이 수시로 불쑥불쑥 고개를 들이밀어”(33쪽)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진 셋은 ‘봉사’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자신들의 4개월간의 삶을 되돌아본다. 그 과정에서 혜란은 그 괴로움을 종교에 심취해 풀고, 석이는 바울학교의 학생 ‘삐ㅤㅆㅓㅅ’과 마음을 나누며 상처를 치유하려 애쓴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각자의 삶을 사느라 서로에게 소홀하던 어느 날, 동이와 혜란은 석이가 실종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석이를 찾기 위해 무작정 캄보디아로 떠난다. 실종의 단서를 찾기 위해 만난 ‘삐섯’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 둘은 석이의 흔적을 찾아 피피섬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열심히 미래를 향해 달려 왔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것은 단지 과거에 사로잡힌 여정에 불과했음을, 그것을 미래라고 착각해왔을 뿐임을” “다시 말하자면, 내가 이곳에 온 게 아닌, 이곳이 내게 당도하고야 만 것이라는…….”(111쪽) 깨달음을 얻으며 잊었다 생각했던 자신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비로소 마주하게 된다.
“직접적으로 연루되어 있지 않은 일에는 쉽게 눈을 감아버리는 사람”(94쪽)이었던 동이와 혜란은 다른 이에게 의존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서로에게 빚지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나’를 속절없이 무너뜨린 상실의 경험과 슬픔을 외면하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서로가 서로에게 연루된 과거의 기억을 더듬으며 위무하는 이야기이다.
“슬픔은 저마다의 무게를 가진다. 그리고 그것은 무겁다. 참을 수 없을 만큼 무거워서 도무지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슬픔이 있다. 그런 슬픔은 바다를 압도한다. 그래서 가라앉을 수도 없다. 그것만이 침몰하지 않을 유일한 진실이다. (……) 그러니까 이들의 여행은 되돌릴 수 없는 배를 ‘다시’ 수면 위로 띄우는 재연再演이다. 기억의 머리맡으로 떠밀어 올려 영원토록 가라앉지 않게 언제까지고 되-살려야 할 슬픔의 무게가 그저 무겁다. 이 소설은 잊지 않을 결심이며, 슬픔의 무게를 헤아리는 배려의 윤리학, 그 빚진 마음이다.” (황유지)
월간 『현대문학』이 펴내는 <핀 소설>, 그 쉰네 번째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월간 『현대문학』 지면에 선보이고 이것을 다시 단행본 출간으로 이어가는 프로젝트이다. 여기에 선보이는 단행본들은 개별 작품임과 동시에 ‘한 시리즈’로 큐레이션된 것이다. 현대문학은 이 시리즈의 진지함이 ‘핀’이라는 단어의 섬세한 경쾌함과 아이러니하게 결합되기를 바란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은 월간 『현대문학』이 분기별 출간하는 것으로,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 작가들의 신작을 정해진 날짜에 만나볼 수 있게 기획되어 있다.
출간되었거나 출간 예정되어 있는 책들은 아래와 같다.
001 편혜영 『죽은 자로 하여금』(2018년 4월 25일 출간)
002 박형서 『당신의 노후』(2018년 5월 25일 출간)
003 김경욱 『거울 보는 남자』(2018년 6월 25일 출간)
004 윤성희 『첫 문장』(2018년 7월 25일 출간)
005 이기호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2018년 8월 25일 출간)
006 정이현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2018년 9월 25일 출간)
007 정용준 『유령』(2018년 10월 25일 출간)
008 김금희 『나의 사랑, 매기』(2018년 11월 25일 출간)
009 김성중 『이슬라』(2018년 12월 25일 출간)
010 손보미 『우연의 신』(2019년 1월 25일 출간)
011 백수린 『친애하고, 친애하는』(2019년 2월 25일 출간)
012 최은미 『어제는 봄』(2019년 3월 25일 출간)
013 김인숙 『벚꽃의 우주』(2019년 4월 25일 출간)
014 이혜경 『기억의 습지』(2019년 5월 25일 출간)
015 임철우 『돌담에 속삭이는』(2019년 6월 25일 출간)
016 최 윤 『파랑대문』(2019년 7월 25일 출간)
017 이승우 『캉탕』(2019년 8월 25일 출간)
018 하성란 『크리스마스캐럴』(2019년 9월 25일 출간)
019 임 현 『당신과 다른 나』(2019년 10월 25일 출간)
020 정지돈 『야간 경비원의 일기』(2019년 11월 25일 출간)
021 박민정 『서독 이모』(2019년 12월 25일)
022 최정화 『메모리 익스체인지』(2020년 1월 25일)
023 김엄지 『폭죽무덤』(2020년 2월 25일)
024 김혜진 『불과 나의 자서전』(2020년 3월 25일)
025 이영도 『마트 이야기―시하와 칸타의 장』(2020년 4월 25일)
026 듀 나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2020년 5월 25일)
027 조 현 『나, 이페머러의 수호자』(2020년 6월 25일)
028 백민석 『플라스틱맨』(2020년 7월 25일)
029 김희선 『죽음이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2020년 8월 25일)
030 최제훈 『단지 살인마』(2020년 9월 25일)
031 정소현 『가해자들』 (2020년 10월 25일)
032 서유미 『우리가 잃어버린 것』 (2020년 12월 25일)
033 최진영 『내가 되는 꿈』 (2021년 2월 25일)
034 구병모 『바늘과 가죽의 시詩』 (2021년 4월 25일)
035 김미월 『일주일의 세계』 (2021년 6월 25일)
036 윤고은 『도서관 런웨이』 (2021년 8월 25일)
037 우다영 『북해에서』 (2021년 10월 25일)
038 김초엽 『므레모사』(2021년 12월 25일)
039 오한기 『산책하기 좋은 날』(2022년 2월 25일)
040 서수진 『유진과 데이브』(2022년 4월 25일)
041 한정현 『마고麻姑―미군정기 윤박 교수 살해 사건에 얽힌 세 명의



134340
3.0
상실의 부작용은 편협한 사고를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실은 진실을 직면할 기회 또한 쥐여준다 그러니 잘 잃어버려야 한다
simple이스
5.0
애써 눌러놓은 비겁함을 들춰내면서도 생채기 내지 않는, 오랜만에 마음을 기대고픈 글을 보았다.
pizzalikesme
4.5
상실은 극복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수많은 상실을 겪은 채 슬퍼하는 사람으로 평생을 살아가게 될 거고 그것은 나와 관계 맺은 이들에게까지 이어질 것이다. 엄마를 잃음으로써 내가 상실을 겼었듯, 누군가도 나를 잃음으로써 상실을 겪을 것이고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 상실의 늪 속에서 깊은 슬픔과 처절한 슬픔, 가벼운 슬픔과 어찌할 수 없는 슬픔들에 둘러싸여 종국에는 축축한 비애에 목을 축이며 살아가게 되겠지. 113p - 작품해설과 작가의 말까지 좋았다. 언제나 내게 진심이었던, 언제나 내가 진심으로 대했던 사람들을 생각하며
쭈경
4.0
육호수 시인의 ‘영원에 진 빚 없음‘이란 구절을 좋아합니다. 이 구절을 왜 좋아할까 생각해 보았는데… 아무래도 저는 누군가에게 빚을 지는 것을 넘어 세상에 빚을 지는 것까지, 나를 넘어 끝이 보이지 않는 거리를 걸어야만 보이는, 끝에서까지 빚을 지는 것을 죽을 만큼 싫어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사실을 지금까지 애써 모른 척, 강한 척 넘어왔습니다. 사실은 빚의 적립으로 이어온 생명인 주제에 말입니다. 태어난 것을 선택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상에 지고 있는 빚이 없다고 할 순 없습니다. 그리고 결국 나는 탄생을 선택할 수조차 없는 약하고 쉽게 꺾이는 존재라는 생각까지 도달하게 되지요… 내가 나를 미워하고 아프게 했던 것은 나의 본질을 이해하지 않고 가늠했던 저의 알량함과 무지함 때문이었음을 깨닫습니다. 겉을 보고 속은 보려고 하지 않았던, 단단하게 맸던 검은 천을 이제서야 풀어봅니다. 참 밝습니다.
옹시
4.0
타인을 정말로 이해하기 위해서, 벗어나기 어렵지만 벗어나려고 애써야 하는 것은 결국 '나'의 한계라고. 이 소설의 '나'가 혜란과 함께 석이를 찾아가는 과정은 결국 관성적인 '나'로부터 벗어나는 여정이 아닐까. 나의 기억, 나를 중심으로 한 멀고 가까움, 내가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자의식, 나의 도덕적 기준, 나의 판단····· 이것들을 내려놓기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나를 내려놓아야만 하는 일들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마치 나를 구성하는 관계가 동시에 나의 와해를 요구하는 것처럼. 나는 엄마의 죽음을 통해 갈라지고 쪼개지고 으깨지고 녹아내렸다. 상실은 극복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수많은 상실을 겪은 채 슬퍼하는 사람으로 평생을 살아가게 될 거고 그것은 나와 관계 맺은 이들에게까지 이어질 것이다. 엄마를 잃음으로써 내가 상실을 겪었듯, 누군가도 나를 잃음으로써 상실을 겪을 것이고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 상실의 늪 속에서 깊은 슬픔과 처절한 슬픔, 가벼운 슬픔과 어찌할 수 없는 슬픔들에 둘러싸여 종국에는 축축한 비애에 목을 축이며 살아가게 되겠지.
바없나
3.0
소재나 주제, 전개 다 전반적으로 좋은데 마무리 부분은 과제마감 30분 전 분량을 못 채운 내가 분량을 채우기 위해 뭐라도 계속 써낸 느낌이다. 약간 아쉽
은갈치
4.0
P.13 불가능할 것 같은 일에 매달리는 것. 출구 없는불행에 몸을 던지고 보이지 않는 희망에 마음을내맡기는 것. 그것이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었다. P.70 하지만 함부로 잊은기억은 이렇게, 어떤 방식으로든 매서운 바람이되어 가슴을 시리게 한다. P.110 그 당시 우리는 상실을 다루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에 누구와도 그런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다만, 그냥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만을 꼭 쥔 채로 부디 그 사람의 마음이 크게 다치지 않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러니까, 서로가 서로에게 절실한 만큼 쉬쉬하기에 바빴다. 훗날의 관계를 위해서는 우리가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됐음을 그때는 몰랐다.
발등튀김
4.0
모든 예술은 전적으로 무용(無用)하다”라는 오스카 와일드의 말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걸 보는 분들은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예술(이라든가 콘텐츠 같은 것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무슨 쓸모가 있는가? 이것은 소설과 시를 쓰거나 읽는 이들이 마주한 파생 질문이다. 그들이 세월호 이후의 문학은 어떠해야 하는가, 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동안 이태원 참사 이후의 문학은 어떠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 그들 앞에 속절 없이 도착해버렸다. 예소연 소설 <영원에 빚을 져서>의 석이는 “참사는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반복될 거야. 이렇게 잊히기만 한다면 말이야.”고 말한다. 잊지 않으면 앞으로는 좋은 일만 일어나는거야? 난 그렇게 석이에게 되묻고 싶지만 답을 알고 있다. 그럴리가 없다. 상실은 반복될 테니까. 이 이야기는 다 큰 어른인 석이가 실종된 상태로 시작 되는데, 대학 시절 그와 캄보디아 봉사활동을 함께 떠났던 동이와 혜란은 사라진 친구 석이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수두룩한 쪽이다. 잃어버린 걸 찾아나가는 추적기라는 장르가 으레 그렇듯 결국 대상을 되찾는가보다 더 중요한 건, 그걸 되찾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이다. 내가 기성 세대가 되었다는 깨달음은 각종 밈을 따라가는 게 힘에 부칠 때가 아니라 모르는 얼굴들에 빚을 졌다는 기분이 들 때 온다. (와 이런 얘기 너무 진부한데! 내 마음은 아직도 22세쯤 된단 말이다!) 그렇지만, 나는 <영원에 빚을 져서>를 읽으며 지금의 내 나이가 마음에 들었다. 책임감과 부채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더이상 서늘하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그런 감각들과 이전보다 조금은 친밀해졌다는 것이.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잊지 말고 기억하자고 한 번 더 말해볼 수 있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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