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2000년 에드거 최고 장편소설상, 《뉴욕 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 헤로도투스 역사소설상, 세계의 명사 40인의 추천 도서 리스트 수록 등 큰 화제를 모았던 장편소설 『밑바닥』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스탠 바이 미』와 『허클베리 핀』을 연상시킨다.”는 독자의 서평처럼 『밑바닥』은 13세 소년이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면서 겪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점차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소설이면서도, 대공황 시기의 미국 남부의 황량하고 빈곤한 마을을 배경으로 그 안에 내재된 뿌리깊은 인종차별주의와 참혹한 연쇄 살인을 다룬 서스펜스 소설이다. 촘촘한 심리묘사와 탄탄한 추리적 구성, 그리고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그려내어 평단의 극찬을 받았으며, 현재 「몬스터」의 제작자 브래드 와이먼과 「내 생애 최고의 경기」를 감독했던 배우 빌 팩스톤과 함께 할리우드 영화화가 진행 중이다. 저자인 조 R. 랜스데일은 영화 「콜드 인줄라이」의 원작자이며 무려 8회에 이르는 브람스토커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앰브로즈 비어스와 마크 트웨인의 위대한 전통을 잇는 스토리텔러 ..” 보스턴 글로브
“어떻게 인종 증오가 사람들에게 분노와 독을 불어넣고 때로는 육체적으로 무너뜨릴 수도 있는지 섬세하지만 확실하게 보여준다.” .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너무나 생생해서 습한 늪지대와 텍사스 동부의 송진이 그대로 느껴지는 문장, 이 장르에서 저 장르로, 서스펜스에서 무시무시한 폭력, 터무니없는 유머에 이르기까지 내키는 대로 옮겨다닌다. “. 오스틴 크로니클
13세 소년의 눈으로 좇는 살인사건, 그리고 그 이면의 추악함.
『밑바닥』의 화자인 해리는 여동생 톰과 함께 숲을 누비며 천진난만하게 살아가는 시골 소년이다. 지역 경관이면서도 이발과 농사를 부업으로 하는 아버지는 절대적인 존재이고 어머니는 헌신적이고 아름답다.
이웃과 마을 사람들은 더 없이 따뜻하고 친근하다. 그러나 저지대에서 벌어진 흑인 여성 살인사건에 관심
을 가지면서부터 점차 소년의 눈에 비친 세상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막연히 사람좋을 것만 같던 이웃들은
저녁이면 하얀 두건을 쓰고 KKK단이 되어 밉보인 흑인들을 단죄하려 하고, 냉철하고 사리분별히 확실하
다고 여겼던 아버지는 한순간에 자신감을 잃고 밤마다 울거나 이성을 참지 못하고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어머니의 은밀한 젊은 시절과 그에 얽힌 추문, 그리고 아이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마을 사람들의 얽히고 얽힌 출생의 비밀까지. 해리는 점차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자신이 모르고 있던
세상의 참모습에 다가간다.
“아버지는 마치 우리 눈앞에서 희미하게 스러지는 것 같았다. 아버지는 내면의 어두운 바다로 휩쓸려갔고, 거기서 허우적거리다가, 허우적거림을 그만두고 아버지의 삶이라는 난파선에서 남은 널빤지에 몸을 싣고 표류하고 있을 뿐이었다. 아버지의 삶은 모즈라는 이름의 암초에 충돌하여 부서져버렸다.”
“나는 알던 사람들이, 혹은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고 삶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머니와 아버지에겐 과거가 있었다. 아버지가 방황하는 모습을 보았고, 한때는 어머니 역시 다른 방향이지만 방황했던 적이 있던 게 아닐까 싶었다. “
저자인 조 R. 랜스데일은 살인사건을 추적하면서 미국 사회에 잠재되어 있는 뿌리깊은 인종차별에 집중
한다. 흑인 여성들이 아무리 죽임당하더라도 백인만 아니면 된다는 백인사회의 편견, 빤히 드러난 살인사
건임에도 희생자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연관되고 싶어하지 않는 이들, 백인 앞에서 나체로 섰다는
이유만으로 붙잡혀 죽임당하고, 백인 여성의 살해 용의를 받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재판조차 없이 응징당
하는 당시 미국 남부 사회에 팽배한 인종차별은 시대상을 드러내는 요소이자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을 밝
혀내기까지의 과정으로 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백인 남자는 흑인 여자와는 상종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었고 물론 다들 그게 거짓말인 건 알지만 당시엔 예의바른 거짓말로 여겨졌다. 여자들은 오직 아이를 갖기 위해 섹스하고 결혼 전까지 다들 순결하다는 것처럼 말이다.”
“증오는 쉬워, 해리. 흑인이 뭘 했다거나 안 해서 이런저런 일이 벌어진 거라 말하기는 쉽지만, 인생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야. 경관 일을 하면서 최악의 인간들을 여럿 봤고, 백인도 있었고 흑인도 있었어. 피부색은 선악과 아무관계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