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ㅜㅍ

김소형 · 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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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474권. 김소형의 첫 시집. 2010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소형 시인은 산 자와 죽은 자가 뒤섞인, 광중 혹은 지옥과 같은 공간을 끊임없이 만들어 나간다. '흰 방'의 공간에서 시작되는 이 시집은 오렌지빛의 동화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무의식의 세계를 통과하고 있다. 그런데 "뱀이 지느러미를 움직여 / 노래"하는 이런 꿈같은 세계는 역동적으로 공간을 넘나들거나 충돌시키는 일반적인 꿈의 세계가 아니다. 낯선 이미지를 조합해 만드는 그녀가 이끄는 이 어두운 세계 속에는 고독의 정서가 흐른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고독, 전염하고 선동하는 고독이 아닌 차분하고 포근하게 감싸 안는 고독이다. 표제작 'ㅅㅜㅍ'이 보여주는 꿈과 숲의 이미지는 김소형 시 전체의 배경이 되기도 하는데, 표제 '숲'이 낱낱의 음소로 분절되면서 낯설어지는 것처럼 김소형 시에 나타나는 공간-숲들은 그 안의 다양한 의미들을 거느리는 사랑의 주체가 된다.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이 시에서 '두다'는 행위의 주체는 뚜렷하지 않고, 그 행위 자체의 능동성과 수동성의 경계도 모호하지만, 이 모호한 '두는' 행위는 '정확하게' 사랑을 둘러싼 욕망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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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눈|사물함|사이렌|흑백|벽|뿔|검은 오렌지와의 대화|신성한 도시|관|사형집행인이 타는 열차|푸른바다거북|ㅅㅜㅍ|금빛 뱀 카누|하임의 아이들|굴|소녀들|정전|사랑, 침실|하얀 장미, 숲|불편한 연인|깊은|일월|상영관|습관|올가|궤|구도자|홀|역행 카논|후|섬|그림 찢는 살롱|오케스트라|연소|아홉 장의 밤|헛간|단추|얼음 수용소|사육|귀|두 조각|화원|휜|고야의 산책|아까시, 과일, 별의 줄무늬|동경|4|십일월|진화|그날 온천에는 해설|방과 숲, 사랑의 아토포스_이광호

Description

어둡고 낯선 공간에서 들려오는 낮고 포근한 목소리 문학과지성 시인선 474번째 시집으로 김소형의 첫 시집 『ㅅㅜㅍ』이 출간되었다. 2010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소형 시인은 산 자와 죽은 자가 뒤섞인, 광중 혹은 지옥과 같은 공간을 끊임없이 만들어 나간다. ‘흰 방’의 공간에서 시작되는 이 시집은 오렌지빛의 동화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무의식의 세계를 통과하고 있다. 그런데 “뱀이 지느러미를 움직여/노래”하는 이런 꿈같은 세계는 역동적으로 공간을 넘나들거나 충돌시키는 일반적인 꿈의 세계가 아니다. 낯선 이미지를 조합해 만드는 그녀가 이끄는 이 어두운 세계 속에는 고독의 정서가 흐른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고독, 전염하고 선동하는 고독이 아닌 차분하고 포근하게 감싸 안는 고독이다. 표제작 「ㅅㅜㅍ」이 보여주는 꿈과 숲의 이미지는 김소형 시 전체의 배경이 되기도 하는데, 표제 ‘숲’이 낱낱의 음소로 분절되면서 낯설어지는 것처럼 김소형 시에 나타나는 공간-숲들은 그 안의 다양한 의미들을 거느리는 사랑의 주체가 된다.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이 시에서 ‘두다’는 행위의 주체는 뚜렷하지 않고, 그 행위 자체의 능동성과 수동성의 경계도 모호하지만, 이 모호한 ‘두는’ 행위는 ‘정확하게’ 사랑을 둘러싼 욕망이다”라고 말한다. 고요하게 견디는 자기만의 방, 최초의 세계로의 초대 김소형의 시들 속에는 무수한 공간들이 그려진다. 그것은 흰 방, 나무관, 사물함과 같이 문이 있고 사방이 닫히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광중이나 지옥과 같이 무한히 열리는 공간이기도 하다. 김소형의 시를 읽는 일은 “아무도 보지 않”는 이 공간을 체험하는 일이며, 곧 “되돌아오는 긴긴밤을 계속/던져야만” 하는 ‘시간’을 견디는 일이기도 하다. 시인은 이렇게 시-공간의 이미지를 조합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벽을 뜯어 벽의 기원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자기 팔뚝의 하얀 점을 뜯어내 자신의 기원을 살피며 “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고백하기도 한다. 또 “소설 속 여자 머리를 씹어 먹는” 상상과 “퍽퍽한/맛”을 곱씹는 것은 일상이 된다. 시인이 초대하는 ‘방’에서 이루어지는 이 숱한 지루함과 두려움 들은 이미 한 글자, ‘생生’으로 다가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죽음과 생이 공존하는 이 세상을 “눈알”을 빼고, “시치미를 떼며” 속눈썹을 “깜박깜박” 바라보는 시인의 응시가 고요하고 평온한 둘레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묵시록 안에서 울려 퍼지는 은은한 목소리 시인은 시종일관 빛과 늪이 갈라지고, “나의 종말은 너의 시작 / 너의 시작은 나의 종말”과 같이 공존하기 어려운 경계에 서 있다. 계시 이전과 이후 그 사이에 있는 듯 위태로운 이미지-서사들은 “아침마다 기차역에 가/기찻길에 낡은 구두를 두고/때론 담배를 피”우게 하고, “침묵의 돌을 입에 넣고/서로의 비명을 움켜쥐”게 하지만 이런 세기말의 풍경 속에서도 화르륵 불탄 검은 오렌지가 굴러가는 이미지는 그 말갛고 상큼한 속내를 떠올리게 한다. 관과 시체가 무시로 닿는 공간에서도 “집집마다 딸과 아들이 태어나고/모두들 어루만지며/축복”하는 목소리를 듣게 한다. 시를 읽는 사람들은 이 시집 속에서 “나한테 묻지 마/시간은 결코 좋아지는 법이 없어”라고 말하는 11월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하지만, 뭐가 그리 좋은지 볼 빨개져 재잘대는 너희를 보다가 그만 나도 모르게 손 흔들었다. 안녕, 어제와 오늘을 축복하면서 행복해야 해 한껏 손 흔들면서_ 「상영관」 라고 말하는 1월을 맞이하게 될 것만 같다. 그리고 어둡고 차가운 암흑 속에서 더듬더듬 잡히는 손과 같은 “비와 물의 사연을 읽어주듯/긴긴 이야기”가 계속 듣고 싶어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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