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 듯 저물지 않는

에쿠니 가오리 · Novel
3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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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소설로, '소설 속 소설'이라는, 지금까지 에쿠니 가오리가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형식으로 쓰였다. 나이 쉰이 넘도록 여전히 부모가 남겨둔 유산으로 먹고살고, 유일하게 열을 올리는 행위는 '독서'뿐인 주인공 미노루와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뚜렷한 기승전결 없이 그저 흘러간다. 그러는 사이사이 미노루가 읽는 소설이 등장해 독자에게 '책 읽는 맛'을 끊임없이 제공한다. 소설은 중년의 이야기다. 시간이 가고 나이 먹음에 따라 자연스럽게 맞이해야 할 어떤 결정의 순간을 유예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나름의 설렘과 즐거움으로 유예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언젠간 끝날지언정 순간의 안정감에 의지하기도 한다. 미성숙한 과거를 서둘러 떨쳐내고 어서 미래로 향하고픈 때는 지난 사람들, 그렇게 기다렸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이기만 한 건 아니라는 걸 이미 아는 사람들. 서둘러 앞으로 가기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저물 듯 저물지 않는 시간에 그냥 머물고픈 사람들. 시작되고 끝나는 것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이 이야기는 그렇기에 우리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지독히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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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2018년 신간 장편소설 출간! 문학 독자를 설레게 하는 ‘스토리텔러’로서의 새로운 매력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사랑받는 작가 에쿠니 가오리가 새로운 소설로 돌아왔다. 신간 『저물 듯 저물지 않는』은 ‘소설 속 소설’이라는, 지금까지 에쿠니 가오리가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형식으로 쓰여 더욱 반갑다. 나이 쉰이 넘도록 부모가 남겨둔 유산으로 먹고살면서 유일하게 열을 올리는 행위는 ‘독서’뿐인, 현실과 동떨어져 사는 듯한 탐독가 미노루와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뚜렷한 기승전결 없이 그저 흘러간다. ‘현실’은 밋밋한 반면, 예기치 못한 사건이나 연인 사이의 어긋남 같은 드라마는 미노루가 읽고 있는 소설 속에서 펼쳐진다. 이 소설은 아주 모호한, 그러나 그렇기에 현실적인 이야기다. 등장인물들에겐 시간이 가고 나이 먹음에 따라 자연스럽게 맞이해야 할 어떤 결정의 순간이 유예되어 있다. 나름의 설렘과 즐거움으로 유예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순간의 안정감에 기대기도 한다. 미성숙한 과거를 서둘러 떨쳐내고 미래로 향하고픈 때는 지나온 사람들, 그렇게 고대했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은 아니라는 걸 이미 아는 사람들. 서둘러 앞으로 가기보다 지금 이 저물 듯 저물지 않는 시간에 그냥 머물려는 사람들. 시작되고 끝나는 지점이 뚜렷하지 않은 이 이야기는 그렇기에 우리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지독히 현실적이다. 저물 듯 저물지 않는 어느 여름날의 황혼 낮도 밤도 아닌, 그 어스름한 때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 쉰이 넘었지만 여전히 어린애 같은 생활 패턴으로 살고 있는 미노루는 탐독가다. 책을 읽을 땐 밖이 더운지 추운지도 모른다. 부유한 부모가 남긴 유산으로 먹고사는데, 유산은 친구이자 세무사인 오타케가 관리해주고 있으니 집이 어디에 몇 채가 있는지 재산은 얼마나 되는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 자유분방한 옷차림을 즐기고, 소프트아이스크림이 좋아서 가게를 열었다. 누나 스즈메와 한밤중에 아무도 없는 자기 아이스크림 가게로 침입해 스릴을 즐기기도 한다. 전 여자 친구와의 사이에 딸이 한 명 있어서 아빠 노릇은 제대로 하고 있지만, 결혼은 사양이다. 어른인 듯 아이인 듯 살아가는 미노루에게는 시간이 흐르면서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책임이 언제까지고 미뤄지는 듯하다. 주변 사람들은 미노루의 탐독을 답답하게 여긴다. 책 속에만 빠져 사느라 현실에는 통 관심이 없어 보이는 탓이다. 하지만 미노루에게 독서는 현실 도피가 아니다. 삶의 일부분, 오히려 현실보다 더욱 현실감 있는 세상이다. 번역가 김난주는 “소설과 현실을 오가는 미노루의 시간은 마치 현실의 시간이 소설 속 시간을 뒤쫓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소설을 읽고 있는 미노루의 시간은 인터폰 소리나 문이 열리는 소리 또는 찾아온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에 툭툭 끊기곤 한다. 『저물 듯 저물지 않는』이란 제목이 암시하듯, 미노루가 사는 시간은 낮과 밤의 경계인 해 질 녘처럼 어스름하고 모호하며 때론 혼란스럽기도 하다. 몸은 전철역 플랫폼에 있는데 머릿속은 온통 하얀 눈이 쌓인 북유럽에 가 있거나, 한여름에 겨울이 배경인 소설을 읽다가 현실의 계절을 ‘여름 같다’라고 느끼거나. 미노루의 주변 인물들은 얼핏 제법 현실적으로 사는 듯 보인다. 미혼모로서 아이를 키우며 미래의 취직을 위해 미노루에게 잘 보이려 하는 유마, 각자 성실하게 일하면서 언젠가 시골에 별장을 사겠다고 꿈꾸는 동성 커플 치카와 사야카, 미노루와의 사이에 딸을 뒀지만 책만 읽는 미노루에게 질려 ‘보통의 삶’을 찾아 평범한 남자와 결혼한 나기사. 그러나 이들의 시간도 어스름하고 모호하고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곳에도 저곳에도 눌러살지 못하고 왔다 갔다 하거나, 인정해버릴 수 없는 현실을 잠시나마 한숨 돌리려고 외면하는 중이거나, 언젠가 먼 미래에 행복했다고 느낄 그러나 지금은 도망치고 싶은 순간을 애써 견디고 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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