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덫

프레드리크 셰베리
2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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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라는 사소하고 무의미한 존재에 천착하다 이십 년 넘는 세월을 거쳐 어엿한 파리 수집가로 성장해 가는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로, 국내 독자들에게 처음 소개되는 프레드리크 셰베리의 대표작이다. 2004년 스웨덴에서 출간된 뒤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되며 그에게 작가로서의 명성을 안겨다 준 『파리덫』은 스웨덴 최고의 문학상인 아우구스트상 후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2016년에는 이그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파리의 일종인 꽃등에를 수집, 관찰하는 셰베리는 ‘파리협회’에 입성하게 된 과정, 섬 방문객들의 짜증나는 질문 세례를 풀어내다가, 말레스가 만든 ‘말레스덫(파리덫)’을 구입하면서 그의 삶을 추적하기에 이른다. 스웨덴의 곤충학자인 레네 에드몬드 말레스는 무수한 곤충의 종명에 말레세이가 붙었을 만큼 ‘잎벌 분류학’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지만 그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인물이다. 저자는 클로로포름에 적신 화장지 뭉치를 채집통 안에 집어넣을 때마다 진정한 파리 수집가 말레스에게 감사와 경탄의 인사를 보낸다. “어떻게 미치지 않고 버텼을까?” 그의 행적을 좇는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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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한국의 독자를 위한 서문 Forord for koreanska lasare 1. 굶주리는 계층의 저주 2. 파리협회 입성 3. 양곤의 덫 4. 섬을 사랑한 남자 5. 단추학 군도 6. 레네 말레스 7. 수선화꽃등에 8. 도로스 수수께끼 9. 화산의 그림자에서 10. 그물과 외로움 11. 파리나무 12. 출세주의자의 열망 13. 느림 14. 바다에 가라앉은 섬 15. 읽을 수 있는 풍경 16. 오를리크 박사와 나 17. 주어진 시간 18. 늙은 사나이의 초상화 옮긴이의 말

Description

어느 파리 수집가 이야기 여기 한 명의 젊은이가 있다. 그는 스톡홀름 근처의 극장에서 소품 담당자로 일한다. 어느 날 그는 샘 셰퍼드의 연극 「굶주리는 계층의 저주」에 출연하는 새끼 양을 공연 때마다 마구간에서 데려오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품에 쏙 들어오던 새끼 양은 무럭무럭 자라나 더 이상 안고 다닐 수 없을 만큼 비대해진다. 난감해진 그는, 개라도 되듯 양의 목에 끈을 묶어 끌고 다닌다. 매매 처량하게 울어 대는 양과 함께 거리를 걷는 그는 사실 곤충학자다. 곤충학자가 극장에 무슨 볼일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향해 그는 “우리는 모두 이따금씩은 세상이 기대하는 복제품이 되지 않으려고, (…) 대담하고 원대한 착상들을 과감하게 떠올리려고 무작정 도망갈 필요도 있다”는 아리송한 말을 한다. 곤충학에서 탈출하려 연극 무대로 도망쳤던 젊은이는 그로부터 일 년 뒤인 1985년, 인구 300명의 룬마뢰(Runmarö) 섬에서 파리를 모으기 시작한다. 『파리덫(Flugfällan)』은 파리라는 사소하고 무의미한 존재에 천착하다 이십 년 넘는 세월을 거쳐 어엿한 파리 수집가로 성장해 가는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로, 국내 독자들에게 처음 소개되는 프레드리크 셰베리(Fredrik Sjöberg, 1958- )의 대표작이다. 스웨덴에서 활동하는 그는 생물학자이자 문화평론가, 번역가이기도 하다. 2004년 스웨덴에서 출간된 뒤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되며 그에게 작가로서의 명성을 안겨다 준 『파리덫』은 스웨덴 최고의 문학상인 아우구스트상 후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2016년에는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 노벨상을 패러디해 만들어진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파리 수집을 매개로 끊임없이 자신을 탐색하는 명상과 무아(無我)의 리듬이 뒤섞인 이 책은, 사소하지만 흥미로운 발견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곤충학자 레네 말레스의 모험 파리의 일종인 꽃등에를 수집, 관찰하는 셰베리는 ‘파리협회’에 입성하게 된 과정, 섬 방문객들의 짜증나는 질문 세례를 풀어내다가, 말레스가 만든 ‘말레스덫(파리덫)’을 구입하면서 그의 삶을 추적하기에 이른다. 스웨덴의 곤충학자인 레네 에드몬드 말레스(René Edmond Malaise, 1892-1978)는 무수한 곤충의 종명에 말레세이(malaisei)가 붙었을 만큼 ‘잎벌 분류학’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지만 그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인물이다. 저자는 클로로포름에 적신 화장지 뭉치를 채집통 안에 집어넣을 때마다 진정한 파리 수집가 말레스에게 감사와 경탄의 인사를 보낸다. “어떻게 미치지 않고 버텼을까?” 그의 행적을 좇는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말레스가 어떻게 ‘잎벌 분류학’에 발을 들여놓게 됐는지, 또한 훗날 그의 인생을 통틀어 가장 기이한 행적으로 남은 캄차카 원정을 속속들이 파헤친다. 원정에 함께한 이들과 그들이 보여 주는 괴상망측하고 유쾌한 사건들. 원정팀을 꾸리기까지의 좌충우돌과 중간중간 삽입되는 대원들의 회고적 기록들은, 오리무중 인물 레네 말레스의 자취를 풀어내는 데 여념이 없다. 직접 만든 파리덫을 테스트할 요량으로 떠났던 버마 원정에서 다량의 곤충 표본과 함께 돌아온 말레스는 대영박물관과 스웨덴왕립자연사박물관의 감탄과 환대를 받는다. 그의 명성은 연구자들의 좁은 테두리를 훌쩍 넘어 주요 일간지에까지 뻗어 나간다. 그는 이젠 진지하게 잎벌에 관한 대작을 쓰기 시작했으며 스리랑카, 인도 남부, 히말라야 서부로 떠날 원정도 계획한다. 만반의 준비를 마친 배가 떠나려는 찰나, 일이 터지고 만다. 이차세계대전이 난 것이다. 계획은 어그러졌고 세상은 폐허가 되었다. 생물학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이름 칼 폰 린네와 찰스 다윈만큼 위대해질 수 없었던 말레스의 불운, 잎벌들을 과감히 놓아 버리고 ‘바다에 가라앉은 섬 아틀란티스’ 연구로 “진지한 과학의 세계로 건너가는 마지막 다리를 불태우고” 종적을 감춘 레네 말레스. 이 책의 저자가 생물학, 곤충학에 능통한 작가라는 점, 그리고 ‘다른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는 뼈저린 고백을 미루어 볼 때, 이 이야기는 작가 프레드리크 셰베리의 수기(手記)인 동시에 젊은 날 방황의 시기를 담은 자서전일 확률이 높다. 말레스의 남다른 열정과 고독에 매료된 저자가 좇았던 건 결국 자신이 아니었을까. 『영국 연안 작은 섬들의 곤충학 관련 서지』에서 쿤데라의 『느림』까지 셰베리는 레네 말레스의 궤적을 추적하는 한편, 그 길목에서 곤충학, 식물학, 문학과 예술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위트 넘치는 사색을 이어간다. 섬에서 파리를 모으기 시작하면서 곤충학 문헌들로 서재를 가득 채우고, 소설이나 기록 속에 담긴 섬, 곤충, 식물, 고독, 중독, 느림 따위의 테마를 틈나는 대로 찾아다닌다. 책 속 인물들에게서 자신과 비슷하거나 다른 점을 발견하며 때론 실망하고 때론 감격한다. 서재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영국 연안 작은 섬들의 곤충학 관련 서지』는 스미스 부부가 작성한 100쪽 남짓의 곤충 목록으로, 셰베리는 언제나 들떠서 자신이 존재할 근거라도 되는 양 손에 들고는 표지를 읽는다.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가 단편소설 「축복받은 자들의 섬」에서 처음 사용한, ‘정확하지만 쓸데없이 꼼꼼하고 자세한 지식’을 경멸조로 부르는 ‘단추학(Knappologi)’이라는 단어를 끄집어내, 로렌스의 소설 『섬을 사랑한 남자』의 주인공이 실은 수집가에 전형적인 단추학자였다며 동질감을 표한다. 말레스의 전처이자 언론인 에스테르 블렌다 노르드스트룀의 책 『화산의 그림자 속 마을』에서는 ‘나태와 낙관주의가 넘치는 황금의 땅’ 캄차카를 떠올리며 우스꽝스럽지만 비극적인 인간의 운명에 애달파 한다. ‘느림’을 다룬 책이라면 모조리 찾아보던 시절 읽은 밀란 쿤데라의 소설 『느림』은, 곤충학자 밀란 흐발라를 모델로 삼은 인물이 등장한다는 사실, 춤꾼으로 보여 준 야심의 형태 분석 말곤 그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이처럼 셰베리는 알아도 되지만 몰라도 상관없는 박학다식한 지식의 향연을 시종일관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한계를 정한다는 것, 풍경을 읽는다는 것 “여러 가지 깊이를 가진 일종의 문학적 체험을 풍경이 전해 줄 수 있다고 주장할 때, 내가 뜻하는 바는 무엇보다도 언어를 알아야 한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로지 동물과 식물을 다루는 어휘 체계 안에서 파리들은 낱말로 간주될 수가 있으며, 진화와 생태학이라는 문법 규칙의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모든 종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 그러니까 내가 왜 꽃등에 채집을 하는지 질문을 받을 때 나올 가장 좋은 대답이란 결국은, 내가 기억할 수 있는 한 여태까지 나의 것이었던 유일한 언어로 쓴 작은 활자를 이해하고 싶어서 그런다는 얘기이다.” -「읽을 수 있는 풍경」 중에서 파리만, 그중에서도 꽃등에만, 오직 룬마뢰 섬에서만 모으는 것. 스스로 정한 이 한계 속에서 저자가 얻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 어떤 날은 한계점을 써먹는 기술을 얘기하는 것이 할 일이라고 생각하다가, 어떤 때는 그런 한계 덕에 혹시라도 생길지 모를 행운을 말한다. “모든 것을 다 아울러야 된다면 나는 미쳐 버릴 것이다.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한계를 정해 놓는 것이 인생의 필수 조건이다.” 그리고 풍경을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도 이야기한다. 언어를 모르면 못 읽는 문학처럼, 자연의 언어를 모르면 풍경도 읽을 수 없다. 이를테면, 에우메루스 그란디스(Eumerus grandis)라는 희귀한 파리가 알을 낳는 모습을 풀밭에 앉아 있던 어느날 우연히 알아본다는 것, 그것은 가장 작은 활자로 인쇄된 풍경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알아봄의 기쁨을 문외한들에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지만, 이 책은 각자 나름의 ‘풍경의 독해력’ 하나쯤 갖추어 보라고 충동질한다. 우리말로 맛보는 스웨덴식 유머 파리 수집이라는 일견 의아할 수 있는 취미가 보여 주듯, 또한 스웨덴이라는 멀고 생소한 나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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