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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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소설의 만남 - ‘얼음나무 숲’ [얼음나무 숲]은 17세기 근대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 세계는 지구 상의 어느 나라는 아니다. 클래식과 유사한 마르틴을 지향하는 마르티노와 서민들을 위한 음악인 파스그란을 따르는 파스그라노들이 등장한다. 물론 서민들이라고 해서 모두 파스그라노인 것은 아니다.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인 아나토제 바옐도 서민이지만 마르틴을 연주한다. 소설의 무대는 음악가들의 고향이라 불리는 에단. 이 도시는 고대에 전설적인 인물 악세 듀드로에 의해 성역으로 만들어졌다.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고 오직 음악에 바쳐진 도시, 그곳이 바로 에단이다. 악세 듀드로는 평생 한 나무만을 사랑해서 결혼도 하지 않았다. 그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그는 그 나무를 불태웠다고 전설은 전하고 있다. 하지만 나무는 타오르지 않고 오히려 불길 속에서 얼음처럼 식어갔다고 한다. 그것이 에단에 전해지는 얼음나무 숲. 수많은 잔가지들이 현처럼 늘어서 있고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지휘자가 침묵으로 지휘봉을 대신하며 차갑고 흰 바람이 노래하는 곳 그곳은 얼음나무 숲 [본문 중] 음악의 신에게 바쳐진 도시인만큼 수많은 음악가들이 이곳에서 태어나고 이곳을 성스러운 순례지로 삼았다. 그런 에단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천재 바이올리니시트 아나토제 바옐이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그리고 소설은 그를 바라보며, 그의 음악을 이해하는 단 하나의 청중이 되고 싶은 친구 고요 드 모르페의 1인칭 시점에서 전개된다. 귀족인 고요는 평민 바옐의 천재성에 놀라고 그를 부러워한다. 바옐이 자신의 음악을 이해하는 청중을 만나지 못해 고독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 그는 바옐의 단 하나뿐인 청중이 되기를 갈망했다. 고요는 자신과 바옐 사이에 있는 또 하나의 친구 트리스탄에게도 이 사실을 비밀로 한다. 오직 자신만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바옐은 에단에서 가장 영예로운 콩쿠르 드 모토베르토를 석권한다. 무려 9년이나. 그의 음악은 음악의 신인 모토벤의 영역에 닿아있다고 전 에단이 떠들썩해지고 만다. 특히 그가 저주받은 악기로 전해지는 전설같은 바이올린 "여명"을 켜는 순간 흥분은 극에 달한다. 그 바이올린은 연주자를 죽이는 살인 바이올린의 악명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바옐은 죽지 않았다. 그는 그 바이올린을 통해 극치에 달한 음악을 연주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뜻밖에 벌어진 에단의 살인사건. 그리고 용의자로 몰린 바옐. 이성적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연속 살인이 벌어진다. 그 살인을 통해 바옐의 음악, 그리고 숨겨진 비밀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야 만다. 그토록 아름다운 선율 뒤에 그토록 가슴 아픈 사연들이 숨어 있을 줄 누가 짐작을 할 수 있을까? 욕망과 열망, 순수와 거짓 속으로 음악은 거침없이 뻗어나간다. 그리고 우리는 돌연 진실과 마주치게 된다. 얼음나무 숲에서. 수많은 얼음으로 된 나뭇가지들은 그 자체로 늘어진 현이다.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바람은 숙련된 마에스트로의 활이 되어 현을 당긴다. 숲의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고결하며 완성에 닿은 마에스트로였다. 나는 영원함을 들었다. 끝없는 찬란함을 들었다. [본문 중] [얼음나무 숲]은 평범한 소설이 아니다. 음악과 텍스트가 이처럼 찬란하게 결합한 소설은 지금까지 없었다. 천재의 고통과 분노, 그것을 지켜보는 친구들의 진한 우정과 슬픔. 그 모든 갈등이 뒤집히는 충격적인 결말에 독자들은 이 책의 선율을 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현실과 신화, 그리고 환상이 빈틈없이 얽혀 있음에 전율하고 말 것이다. 이 소설은 노블레스 클럽이 지향하는 고품격의 대중 소설이 어떤 것인지 보여줌과 동시에 그동안 눈이 높아졌다고 자부하는 독자들에게도 충분한 만족을 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