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조경란 and 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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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조경란이 이야기하는 쇼핑의 기쁨, 쇼핑의 고통, 쇼핑의 가치.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백화점을 직접 조명한 문화 에세이다. 백화점이라는 '장소'가 현대인들에게 갖는 의미와 기능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이 책은 현장 취재와 자료조사를 통해 깊이와 넓이가 더해져 오롯이 백화점을 다룬 최초의 논픽션이 되었다. 처음 책의 주제가 제안된 것은 2009년 말이었다. 백화점은 언제부터 그리고 왜 우리에게 이토록 의미심장한 공간이 되었을까? 백화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기엔 무엇이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가는 평소 익숙하게 다니던 서울과 도쿄의 백화점들을 새롭게 취재하고, 다양한 참고문헌과 자료를 조사했다. 책의 집필은 2010년 1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177일 동안 이루어졌다. 총 11장으로 이루어진 책의 구성은 지하1층 지상 10층의 '글'로 지은 백화점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백화점의 각 층을 점유하고 있는 다양한 사물들과 사람들의 모습과 특징을 포착하고, 물질과 사람이 어떻게 조우하고 갈등하며 화해하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백화점 건축물의 역사와 미학, 매장의 배치에 숨겨진 과학, 조명이나 의자 디스플레이 등 마케팅의 디테일한 요소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일반 고객들은 볼 수 없는 백화점의 뒷면, 가령 물품보관소, 구두수선실, 의류수선실, 집배실, 의무실, 상품관리과, 직원전용식당 등등을 취재하면서 '감정노동'과 '일과 사람에 대한 예의'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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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1F 어느 작가의 오후 시계에 대한 취향 프루스트 현상 신에게 바친 향기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물건이 우리를 말해주는 것일까? 타인의 눈 - 책을 팔다 2F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파리, 봉마르셰 백화점 나는 입는다, 나는 존재한다 빨간 원피스 두 벌 3F 구두 파는 남자 하이힐과 부츠 실비와 제롬의 삶 첫 잇백 4F 어바웃 블랙 헤어를 입다 청바지와 정체성 밤의 백화점에서 5F 도시, 익숙하지도 낯설지도 않은 권공장, 박람회 그리고 일본 백화점의 탄생 미츠코시에 가다 남자의 풀오버는 사지 않는다 남자들을 위한, 이세탄 백화점으로 슈즈카운슬러라는 직업 6F 철도의 발전과 병리적 도둑질 백화점의 조건과 변신 티셔츠와 아웃도어 점퍼 선물의 리스트 7F 미소는 육체노동일까 정신노동일까?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여기 지금 아동매장의 출발 크리스마스 이야기 스누피, 내가 사랑한 8F 혼자 쇼핑하는 사람들 수집, 해보지 않으면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수집, 그 쓸모없음의 의미 스마일 라인 앉고 쉬고 일하고 놀기 9F 우리나라 백화점의 역사 쓸모 있는, 경험법칙들 돈은 신비의 창일까 문화가 사물처럼 10F 인공정원에서 식당가에 관한 몇 가지 단상들 악어를 만났다 지금은 없는 백화점을 위하여 B1F 종이를 경배하라 개인의 발견 닭집이 있었다 삶의 소란스러움 작가의 말 참고문헌

Description

소설가 조경란이 이야기하는 쇼핑의 기쁨, 쇼핑의 고통, 쇼핑의 가치 현대인의 욕망의 전시장 백화점에서 관찰한 아름답고 빛나는 사물들의 세계 『백화점―그리고 사물·세계·사람』은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백화점을 직접 조명한 문화 에세이다. 백화점이라는 ‘장소’가 현대인들에게 갖는 의미와 기능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이 책은 현장 취재와 자료조사를 통해 깊이와 넓이가 더해져 오롯이 백화점을 다룬 최초의 논픽션이 되었다. 처음 주제가 제안된 것은 2009년 말이었다. 백화점이라는 단어를 듣기만 해도 모종의 심리적 동요를 느끼는 거의 모든 여성들과 어떤 남성들에 관한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백화점은 언제부터 그리고 왜 우리에게 이토록 의미심장한 공간이 되었을까? 백화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기엔 무엇이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저자는 평소 익숙하게 다니던 서울과 도쿄의 백화점들을 새롭게 취재하고, 다양한 참고문헌과 자료를 조사했다. 책의 집필은 2010년 11월 1일부터 2011년 4월 26일까지 177일 동안 이루어졌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백화점’이라는 주제를 둘러싼 자전적 요소와 객관적 요소, 철학과 이론, 의견과 시각, 삶과 일상이 촘촘히 얽혀 있다. 저자가 성장과정에서 그리고 작가가 되는 과정에서 영향을 끼쳤던 사건들. 그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도시와 백화점들에 관한 사적인 이야기. 16년 동안 소설가로 활동하면서 체류하거나 여행했던 도시들. 뉴욕, 샌프란시스코, 아이오와, 암스테르담, 파리, 베를린, 도쿄 등지에서 경험한 백화점들. 19세기 말 아케이드에서 출발하여 박람회를 거쳐 백화점으로 진행된 근대 소비문화의 역사. 1920년대 말에 태동한 우리나라 백화점의 변천사와 마케팅과 소비사회에 관한 성찰 등, 현재와 과거, 경험과 기억, 직접적 관찰과 문헌을 통한 사색이 풍성하게 펼쳐진다. 솔직하고, 구체적이며, 유용하고, 아름답다! 총 11장으로 이루어진 책의 구성은 지하1층 지상 10층의 ‘글’로 지은 백화점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백화점의 각 층을 점유하고 있는 다양한 사물들과 사람들의 모습과 특징을 포착하고, 물질과 사람이 어떻게 조우하고 갈등하며 화해하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백화점 건축물의 역사와 미학, 매장의 배치에 숨겨진 과학, 조명이나 의자 디스플레이 등 마케팅의 디테일한 요소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일반 고객들은 볼 수 없는 백화점의 뒷면, 가령 물품보관소, 구두수선실, 의류수선실, 집배실, 의무실, 상품관리과, 직원전용식당 등등을 취재하면서 ‘감정노동’과 ‘일과 사람에 대한 예의’를 생각한다. 조경란의 『백화점』은 쇼핑의 심리학, 사회학, 과학과 철학적 사유가 예술가의 일상과 삶의 풍경과 어우러지면서 사물의 진정한 가치와 향유의 즐거움을 깨닫게 이끄는 책이다. “보는 것의 기쁨, 보는 것의 고통, 보는 것의 가치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나는 백화점에 머물면서 감탄하고 저항하고 소외당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매 순간 나는 정신적인 삶, 물질적인 삶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 갈등의 기록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했다.” ―「작가의 말」 중에서 타인의 시선 속에 존재하는 사물들 ― 1층: 시계 향수 명품매장/백화점의 동선계획 이야기는 도서관에서 시작된다. 소설가인 저자는 작품의 구상을 위해, 자료를 찾기 위해 도서관에 간다. 책을 읽고 사람들을 구경하며 오후 한나절을 보내고 나면 글을 한 줄도 쓰지 못했음에도 괜히 마음이 느긋해진다. 그리고 도서관을 나와 지하철을 타면 매번 갈등이 일어난다. 곧바로 집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 약간의 서비스를 받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백화점에 갈 것인가. 백화점 1층에 선 저자는 시계와 향수에 대해 말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교한 것, 생명체처럼 둥글고 회전하는 것”에 대해 매료당하는 심리를 관찰하고,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일컬어지는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마법과 같은 냄새의 힘에 대해서. 첫 장편을 쓰던 오월의 아카시아 향기, 우울증에 빠져 ‘머스크’ 향수에 중독되었던 이십대의 기억과 연애담, 그리고 향수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가 백화점 매장의 ‘동선구성 원칙’과 함께 소개된다. 소설가인 저자는 명품을 구매한 경험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명품매장에 갈 일이 생긴다. 동생에게 선물 받은 은 목걸이를 세척하기 위해 한 명품매장을 찾은 저자는 생각한다. “명품매장의 매니저들과 몇 마디 주고받을 때면 판매원이 아니라 그 상품, 수백만 원짜리 가방과 대화하고 있는 느낌이다.” 상품의 가치가 그것을 소유한 사람의 가치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명품’이 표방하는 ‘가치’를 소유하기를 갈망한다. 그 이중적인 심리를 저자는 예민하게 포착하고 있다. 나는 입는다, 나는 존재한다 ― 2층: 여성복 매장/에스컬레이터/봉마르셰 백화점/빨간 원피스 백화점의 동선에서 에스컬레이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엘리베이터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위아래로 실어 나르지만, 진열된 상품들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속도가 느리고 시선을 끌어모은다. 그래서 에스컬레이터는 다른 어떤 공간보다 백화점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기능한다. 파리에 봉마르셰를 세운 부시코는 독창적인 디스플레이와 마케팅의 귀재였는데, 거기에는 에스컬레이터의 설치를 비롯한 건축물로서의 백화점의 기본 특징을 완성시킨 점도 포함된다. 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면 여성복 매장이 나온다. 사춘기 시절 저자는 ‘핑크’에 집착했다. 그리고 옷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 1983년 교복자율화가 시행되면서 15살 소녀는 핑크색 블라우스를 사주지 않는 엄마에게 반항하려고 등교거부를 한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시절의 가슴 짠한 추억이 비슷한 세대의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한편, 저자는 성년이 되어 검정 옷만 입게 되었지만 동생들의 결혼식을 앞두고 백화점에 가서 빨간 원피스를 산다. ‘시집 못 간 언니’는 동생의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는 게 풍습이라는 친척의 귀띔을 듣고 반감이 생겨서 특히 요란하고 시끄러운 빨강 원피스를 선택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소유와 욕망의 상관관계 ― 3층: 구두와 가방 매장, 4층: 패션 매장/폐점 후의 백화점/물품보관소 3층에서는 의상 디자인과 더불어 다양하게 변화해온 하이힐과 부츠의 역사를 살펴본다. 이어서 4층에서는 ‘스타일’의 변천사,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등장한 가발과 20세기 이후 그 위상과 사회적 의미가 진일보한 청바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특히, 여수 케리부룩 매장에서 구두 파는 일을 했던 아버지의 배다른 동생인 도윤이 삼촌에 대한 기억, 십 년 넘게 똑같은 구두를 수선해서 신지만 낡은 구두의 수선을 맡길 때마다 깜짝 놀라는 구두 판매원을 보면서 허름해지는 마음, 구두를 좋아하기 때문에 구두에 빠져들지 않으려고 일부러 거리를 두려는 힘겨운 노력 등등 쇼핑의 심리를 저자 자신의 경우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기술한 부분들이 돋보인다. 그중에서도 2004년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아이오와에 체류하던 시절의 이야기는 ‘쇼퍼의 은밀한 기쁨과 고통’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장면이다. 세계 각국의 작가들이 모여들어 함께 지내는 동안, 자기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자각은 우울을 불러왔고, 그 우울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남몰래 쇼핑하러 다니는 것’을 선택했던 저자의 이야기는 소비의 기쁨과 소비의 고통이라는 두 측면을 잘 드러낸다. 한편 신인작가 시절, 아버지가 직접 지은 집이 남의 손에 넘어가게 되자 급히 돈을 마련하기 위해 신생 출판사 사장을 만나 계약서를 쓰고 받은 돈으로 맨 먼저 백화점에 달려가 핸드백을 산 경험을 고백하면서 작가는 말한다. “사고 싶은 물건을 살 때의 그 짧은 순간, 그마저의 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