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3

장정일 · Essay/Humanities
5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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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독서일기 10번째 책. 이번 책에서는 1,2권의 주제별 구성과 다르게 2011년 7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기록한 112편의 독서일기를 날짜별로 배치하되, 수많은 책 중에 왜 하필 그 시점에 그 책을 읽고 썼는지를 유추할 수 있는 정보를 함께 엮었다. 독자들은 일기 앞에 발췌된 신문기사를 통해 한국사회의 사건과 장정일의 서평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도록 했다. 지젝의 <폭력이란 무엇인가>,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부터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김정은 체제>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 <용과 춤을 추자>처럼 북한과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 국가의 정세를 설명하는 내용과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 <검열에 관한 검은책>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같은 정치/사회과학서들이 많았다. 또한 장정일은 김지하 시인의 자서전인 <흰 그늘의 길>을 꼼꼼히 밑줄 그으며 읽은 뒤 박근혜 후보 지지가 변절이 아니라 이론과 실천의 파탄이라고 일갈하고 있다. 모든 훌륭한 일기가 그렇듯 개인의 일기는 충실한 시대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번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3>을 통해 독자들은 지난 삼 년 동안 한국사회가 어떤 일로 고민했는지 되짚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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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엮으며 2011년 독서일기 7월 22일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7월 27일 『암살이라는 스캔들』 8월 9일 『자기계발의 덫』 8월 24일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 8월 25일 『돈 한 푼 안 쓰고 1년 살기』 9월 14일 『최남선 평전』 9월 21일 『이광수와 그의 시대』 9월 22일 『망국의 역사, 조선을 읽다』 10월 10일 『사랑이 이긴다』 10월 12일 『맹신자들』 10월 13일 『하우스 푸어』 『하우스 푸어에서 살아남는 법』 10월 13일 『몸에 갇힌 사람들』 10월 25일 『폭력이란 무엇인가』 11월 9일 『민주주의는 왜 증오의 대상인가』 11월 14일 『인문학의 미래』 11월 24일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2월 2일 『맥베스』 12월 6일 『봄날은 간다』 『시동라사』 12월 7일 『안전, 영토, 인구』 12월 8일 『열다섯 살의 용기』 12월 11일 『애도와 우울증: 푸슈킨과 레르몬토프의 무의식』 2012년 독서일기 1월 10일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가치에 대한 탐구』 1월 11일 『꿈꾸는 자 잡혀간다』 1월 31일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2월 9일 『오래된 약속』 2월 13일 『공공도서관 문 앞의 야만인들』 2월 14일 『김정은 체제』 2월 28일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 2월 29일 『검열에 관한 검은책』 3월 14일 『불화 그리고 불온한 시대의 철학』 3월 28일 『천하체계』 4월 9일 『교도소 도서관』 4월 25일 『종교 본능』 『신 없는 사회』 4월 26일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5월 8일 『나 한 사람의 전쟁』 5월 9일 『중국 도대체 왜 이러나』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 『한국을 보는 중국의 본심』 5월 11일 『베르나르-마리 콜테스』 5월 14일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5월 22일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5월 23일 『진실유포죄』 6월 1일 『아메리칸 스타일의 두 얼굴』 6월 6일 『애도예찬』 6월 7일 『아르토와 잔혹연극』 6월 19일 『해방일기』 6월 25일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6월 27일 『우표, 역사를 부치다』 7월 3일 『용과 춤을 추자』 7월 5일 『프랑켄슈타인』 7월 16일 『야만스러운 탐정들』 7월 17일 『들어라 양키들아』 『담배와 설탕 그리고 혁명』 『쿠바, 잔혹의 역사

Description

20년째 이어진 독서일기 1993년 1월 9일 안정효의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를 다루면서 시작한 장정일의 ‘독서일기’가 어느덧 20년째이다. 그간 『장정일의 독서일기』라는 이름으로 일곱 권,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이라는 이름으로 두 권이 출간되었으니 이번 책이 꼭 열 권 째 독서일기다. 『장정일의 독서일기』가 세상에 소개된 이후 독서일기라는 단어는 독후감이나 독서 감상문과 같은 일반 명사가 되었다. 책과 무관한 사건을 기록하거나 단 한 줄의 인상과 일상을 적기도 했던 초기의 독서일기는 그야말로 일기에 가까웠다. 십여 년에 걸친 ‘독서일기’ 시리즈가 별다른 구성을 갖추지 않고 날짜순으로 이루어진 까닭이다. 그러나 『독서일기 7』 이후 3년의 시차를 두고 펴낸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마티, 2010)은 날짜별로 이루어진 일기식 구성을 버리고 주제별로 독서일기들을 재배치했다. ‘쾌락의 독서’와 ‘사회적 독서’ 사이의 무게추를 사회적 독서로 끌고 가기 위한 출판사의 편집 의도였다. 이 변화는 한편으로 20년째 매일 같이 이어지는 “일기”의 연속성을 흐리기도 했다. 그의 독서가 강제된 노동이 아니라 내밀한 즐거움인 동시에 세상과 현실에 대응하는 실천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번 책에는 별도의 장치를 마련했다. 2011년 7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기록한 112편의 독서일기를 다시 날짜별로 배치하되, 수많은 책 중에 왜 하필 그 시점에 그 책을 읽고 썼는지를 유추할 수 있는 정보를 함께 엮었다. 독자들은 일기 앞에 발췌된 신문기사를 통해 한국사회의 사건과 장정일의 서평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파국 이후를 준비할 수 있을까 슬라보예 지젝은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 현장에 방문해 “문제는 부패나 탐욕이 아니라 자본주의 그 자체”라고 말했다. 장정일은 지젝이 쓴 『폭력이란 무엇인가』의 서평에서 역사에 기록된 수많은 폭력들 가운데 대부분은 폭력을 행사하는 주체의 무능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인다. 용산 참사와 쌍용자동차 농성 진압, 촛불시위 진압 현장에서 보인 이명박 정권의 폭력성도 무능을 가리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역시 지젝의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의 독서일기에는 세계인의 대다수가 자본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오해하고 있다는 저자의 말을 빌려, ‘점령하라’ 시위의 실패를 예상한다. 제국의 중심부에서 혁명이 일어날 리 만무하며, 세계인들은 아직도 자본주의를 불가능하게 하는 실재와 대면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2008년 서울에서 벌어졌던 촛불집회나 2011년 뉴욕 시위에서 많은 사람들은 노래하고 춤추며 무제한의 토크쇼를 즐겼다. 바보인가? 실재로부터의 지능적인 회피인가? 악명 높은 중죄인 교도소에서 은행 강도였던 다섯 공범이 모여 실패의 원인을 따져보았다. 결론은, ‘진지하게 작전을 짜야 할 때 우리는 농담만 했다!’(89쪽) 요동치는 대한민국 2012년은 북한 김정일의 사망과 김정은의 삼대 세습으로 요동치는 ‘한반도 주변 정세’와 ‘총선과 대선’이라는 두 차례의 선거로 요약할 수 있다. 지은이가 집어든 책 중에도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김정은 체제』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 『용과 춤을 추자』처럼 북한과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 국가의 정세를 설명하는 내용과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 『검열에 관한 검은책』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같은 정치.사회과학서들이 많았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였던 김지윤의 해적 기지 발언을 계기로 쓴 쟈오팅양의 『천하체계』 독서일기에서, 장정일은 생존권과 생태환경을 지키려고 제주 강정마을에 모인 사람들을 반미주의자로 몰아붙이는 어리석음을 꾸짖고, 한미동맹의 덫에서 벗어날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인은 중국이 한국의 통일을 원치 않는다거나 북한을 한사군처럼 흡수하려고 한다는 괴담을 굳게 믿는다. (중략) 한국인이 맹신하는 저 두려움은, 중국 입장에서는 절실한 것임에도 한국이 고의로 회피하고 있는 어떤 질문이 낳은 신경증이다. 중국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고 싶어 한다. “통일이 되면 미군은 어디에 있게 될 것인가?” (168~169쪽) 또한 “2012년 대선은 이미 승자가 결정되어 있다. 박근혜다.” 라는 구절로 대서특필됐던 김용옥의 『사랑하지 말자』 독서일기에서는 철학과 정치를 서로 섞여서는 안 될 별개의 영역으로 구분하는 한국 사회에 일침을 가한다. 철학이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면 둘수록 순수한 철학의 본연이 나타난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정치범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고 플라톤은 『국가』를,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을 썼듯이 철학은 현실 정치에 개입하고자 하는 열정의 결과물이지 관조의 산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철학은 정치를 논하지 말아야 한다는 한국인들의 편견은 이 땅에 처음 철학 교육이 시작된 일제 강점기의 영향이 크다. 경성제국대학에 처음 개설된 철학과는 독일 관념론 철학을 신줏단지처럼 모셨다. 그런 교과 속에서 철학도의 정치의식은 동공洞空이 되었다. 한국 철학계는 일제 잔재를 완전히 털어버리지 못했다.(250~251쪽) 장정일의 김지하론 2012년 12월 11일과 12일 이틀간 장정일은 김지하의 자서전 『흰 그늘의 길』(2003)을 읽고 무려 원고지 179장에 달하는 서평을 남겼다. 장편 담시 「오적」의 첫 줄(시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 말고 똑 이렇게 쓰럇다)로 시작하는 글에서 장정일은 김지하의 박근혜 지지 선언이 변절이 아니라 이론과 실천의 파탄이라고 일갈한다. 최근 시인은 여러 매체를 통해 “박정희의 부고를 듣던 날 그를 다 용서했다”고 입버릇처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장정일은 자서전 속 구절을 들고나와 불과 10년 사이에 벌어진 시인의 자기분열의 증거로 제시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용서한 건 결코 아니었다. 그고 나고 간에 언젠가는 모두 다 떠나야 할 그 무상함을 깨달은 것뿐이었다. 아이엠에프는 박정희 때 시작된 환란이다. (중략) 그린벨트로 산림을 보호한 것 이외에 박정희가 한 일은 하나도 없다. 또 『흰 그늘의 길』 2권 202쪽에서 자신은 원리주의자, 근본주의자, 도그마 신봉자와는 잘 어울릴 수 없었기에 극좌는 물론이고 극우적 반공주의자들과도 어울리기 힘들다고 적었지만, 현재는 도그마 신봉자일 뿐 아니라 극우 반공주의자들과도 잘 지낸다고 비판한다. 덧붙여 정치, 정당이 아니라 종교를 배경으로 하는 새로운 대중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는 김지하가 후천개벽을 앞당길 수 있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것은 혹세무민이라며 글을 매조지한다. 박근혜의 사과는 실현될 수 있을까 『정치는 역사를 이길 수 없다』의 독서일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5.16 쿠데타, 유신, 인혁당 사건 피해자에 대한 사과의 의의를 살핀다. 대선은 80여 일 앞두고 박근혜 후보는 위의 세 사건이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인정하고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에게 사과했다. 이때 일각에서는 아버지 박정희의 과오를 딸인 박근혜에게 묻는 것은 연좌제라며 반발했다. 장정일은 연좌제란 형사처벌을 가하는 제도이지 사과를 대신 하는 것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유력한 대통령 후보에게 그동안의 신념에 대한 전향적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국민의 권리라고 주장한다. 역사의 평가나 심판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민중 최후의 탄원처이면서 세상의 모든 독재자가 가장 좋아하는 논리이기도 하다. 학살자들은 역사주의라는 상대적·사후적·초월적 거리를 통해 확보된 은신처에 숨어 있다. 그 참호에서 나온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자신의 사과를 눈에 보이게 실행해야 한다.(379쪽) 진보의 연못에 돌을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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