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주경철 · History
336p

Where to buy

본 정보의 최신성을 보증하지 않으므로 정확한 정보는 해당 플랫폼에서 확인해 주세요.

Author/Translator

Comment

2

Please log in to see more comments!

Table of Contents

들어가며 I. 유니우스의 비극 II. 기독교화와 마술: 서기 1000년까지 III. 민중 신앙과 마술 IV. 권위의 확립과 이단: 대권과 대죄 V. 마녀 개념의 도약 VI.『개미 나라』 VII.『말레우스』, 악의 고전 VIII. 재판과 처형의 매뉴얼: 개념에서 실천으로 IX. 광기의 폭발 X. 마녀사냥의 쇠퇴 나가며 주석 참고문헌

Description

근대 문명을 어둠의 세계로부터 규정한 마녀 찬란한 이성의 시대에 벌어진 광기의 마녀사냥 서구 문명의 일시적 일탈이었나 아니면 필연이었나? 르네상스와 과학혁명을 거쳐 곧 찬란한 계몽주의의 빛이 온 세상을 환히 비추게 되는 근대 유럽에 휘몰아쳤던 '마녀사냥'의 광기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마녀사냥은 유럽 문명 발전의 궤적에서 잠깐 일탈했던 예외적인 사건이었을까? 아니면 서구의 근대성에 이르기 위한 필연적 과정이었을까? '서구 근대사의 재해석'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주경철 교수는 이 책에서 마녀사냥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 책은 마녀 개념의 고대적 기원에서부터 중세에 서서히 발전하여 근대 초에 폭발하고 소멸하기까지의 역사를 다룬다. 특히 저자는 마녀사냥이 중세가 아닌 근대 초에 정점을 이루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서구 근대성은 진리에 관한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이를 어기는 세력을 억압하기 위해 권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동원하는 방식으로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즉 최고의 선을 확립하기 위해 최악의 존재를 발명해야 했던 것이다. 빛나는 문명의 이면에 야만의 심연이 숨겨져 있었다. 마녀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현실 속에서 어떤 변화의 과정을 거쳤으며, 어떻게 수용되고 확산되었는지를 다룬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마녀의 지성사·문화사·사회사라고 할 수 있다. '마녀' 개념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확산되었나? 마녀사냥이라는 '광기'가 근대 유럽을 휩쓸었다. 밤에 짐승으로 변신하여 악마와 성관계를 맺고 그렇게 얻은 가공할 힘으로 사람을 죽이고 폭풍우를 일으킨다는 기이한 혐의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참혹한 고문을 가해 마녀 혐의를 자백하게 하고 다시 더 많은 사람의 이름을 불게 만들어 희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마녀는 인류의 구원을 방해하려는 악마의 계획을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초자연적인 힘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악마의 하수인이라는 특별한 개념이다. 마녀가 헛된 망상 속의 존재가 아니라 실제로 악마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변모하게 되는 것은 서기 1000년 이후부터다. 중세 유럽은 표면적으로는 기독교가 지배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귀신이나 요정, 특정 장소에 고착된 영들, 고대 이교 신들의 흔적들이 강고하게 잔존해 있었다. 이와 같은 초자연적 힘들이 물질세계에 실제로 영향을 끼친다고 보는 마술적 세계관이 민중 문화 내에 뿌리 내리고 있었다. 중세 중엽 이후 신앙과 이성의 담당자인 교회와 국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명료하게 정립하고 신민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선과 악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선을 수호하기 위해서 악을 억눌러야 했다. 지극히 사악한 존재는 지고의 선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하고, 극단적인 마녀사냥은 권력을 강화하였다. 점을 치거나 불임을 치료해 주는 민간 신앙의 전파자들은 어느덧 악마의 하수인으로 몰렸다. 마녀사냥은 국가와 교회, 마을 공동체 간의 복합적인 관계 속에서 발전하며, 16~17세기에 이르러 하나의 광기로 유럽을 휩쓸었다. 근대 문명을 어둠의 세계로부터 역으로 규정한 마녀 자신의 정당성을 위해 악을 필요로 하는 현상은 초역사적으로 존재했다. 나치에게는 유대인이, 파시 스트들에게는 공산당이, 스탈린주의자들에게는 미제(美帝) 스파이가 마녀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그런 상징적 의미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악마의 사주를 받아 인간 사회 전체를 위험에 떨어뜨리는 마녀를 창안하고 동원한 것은 근대 초기 유럽 문명의 특이한 현상이었다. 근대 문명을 어둠의 세계로부터 역으로 규정하는 자신의 역할을 마친 후 마녀는 서서히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져갔다. [머리말] 마녀사냥은 유럽사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현상 중 하나다. 이웃집 아주머니가 알고 보니 오랫동안 악마와 성관계를 맺었고, 그렇게 하여 얻은 마법의 힘으로 사방에 병을 퍼뜨리고 폭풍우를 일으킨 마녀였다고 누군가 주장하면 믿을 수 있겠는가? 또 검은 염소 모양으로 변 신하여 밤중에 산으로 날아가 마녀들 모임에서 어린아이를 잡아먹었다는 혐의로 누군가를 기소하여 화형에 처하는 일이 가능하겠는가? 현재 우리의 시각으로 보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근대 유럽에서 실제 이런 사태가 벌어져서 적어도 수 만 명의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끔찍한 고문 끝에 마녀 판정을 받고 죽음으로 내몰렸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이성의 빛, 세계의 진보를 거론하던 그 시기에 유럽 문명의 내부에서는 참혹하기 이를 데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흔히 마녀사냥을 중세에 있었던 현상으로 오해하지만 사실은 근대 초에 정점을 이루었던 사건이다. 르네상스 이후 찬란한 문화의 빛이 되살아나고, 과학혁명과 계몽철학의 결과 세계에 대한 합리적 해석이 가능해졌으며, 조만간 산업혁명의 성과를 바탕으로 유럽이 세계의 패권 장악을 준비하게 될 바로 그 시대의 일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근대 유럽의 긍정적인 측면과 마녀사냥은 전혀 별개의 현상인가? 그렇지 않다. 마녀사냥은 유럽 문명 발전의 궤적에서 한때 잠깐 일탈했던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오히려 문명의 내부에서 필연적으로 자라나온 현상이라고 보아야 마땅하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근대 유럽에서는 선과 악, 정의와 불의,신성성과 마성 등이함께 규정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유럽 문명은 마녀를 필요로 했다. 최고의 선을 확립하고 지키기 위해 최악의 존재를 발명해야 했던 것이다. 마녀현상은 실로 복잡하고 모호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마녀 현상이 장구한 연원을 가지고 복잡한 진화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근대 마녀는 고대와 중세 이래 지속되어 온 '마술magic'과 연관되어 있다. 기독교 이전부터 전해져온, 혹은 기독교와 별개로 존재하던 다양한 종류의 마술이 강고하게 존속해 왔다. 교회와 국가기구는 마술 요소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것들을 모두 뿌리 뽑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세상에는 알 수 없는 초자연적인 힘,신비한 존재들이 있고 또 그들과 소통하는 특이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생각은 대개 어느 사회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오랫동안 유럽에서도 그런 태도를 견지해왔다. 점쟁이 혹은 민간치료사 같은 사람들은 주류 종교의 관점에서 보면 다소간의 위험 요소들이 있지만 일반 민중들의 삶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므로 용인하고 넘어가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중세 유럽 사회는 서서히 이런 느슨한 태도를 버리고 특이한 방식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종류의 마술을 '마법witchcraft'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카테고리로 파악하고 억압하기 시작했다. 단지 알수 없는 기이한 힘 정도가 아니라,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탄 및 그 수하인 악마들과 연관된 사악한 힘으로 규정한 것이다. 결국 가혹한 고문과 처형이 뒤를 이었다.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이런 대처 방식이야말로 유럽 문명의 특성이라 할 만하다. 이런 일들이 벌어진 이유가 무엇일까? 교회가 권위를 제고하기 위해 교리상 혁신을 꾀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적을 규정한 것일까? 국가가 정당성을 확보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민의 영혼을 장악하려는 계획으로 벌어진 일일까? 남성 중심적 가부장 문화와 제도가 자리 잡아가는 과정에서 여성성 자체를 억압하려는 무의식적 공격의 발로였을까? 지방 권력 투쟁 과정에서 벌어진 우연의 결과일까? 역사학은 이처럼 난해한 마녀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하게 연구해왔다Levack 2013, Introduction. 이미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 사이에 빌헬름 졸단Wilhelm Soldan, 미슐레 같은 선구적인 연구자들이 이 문제를 천착했고, 요제프 한젠Joseph Hansen과 헨리 찰스 리Henry Charles Lea 같은 학자들이 방대한 자료집을 출간했다. 이 문제를 한층 더 심도 있게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Collections

4

All content on this site is the property of WATCHA PEDIA and any unauthorized use, including but not limited to reproduction, republication, redistribution, quotation, crawling, AI learning, and data collection, is strictly prohibited without prior consent.

  • WATCHA, Inc.
  • CEO, Taehoon Park
  • 343, Gangnam-daero, Seocho-gu, Seoul, Republic of Korea
  • Corporate Registration Number 211-88-66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