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의 불행한 삶에 대한 짧은 연구

노에미 볼라 · Kids
2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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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의 삶에 대한 위트 넘치고 유머러스한 탐구. 감각 있는 그림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노에미 볼라의 ‘지렁이 탐구 그림책'. 지렁이의 식습관, 서식지, 천적 등 사실적인 내용에서부터 불의의 사고로 몸이 두 동강이 난 지렁이의 사연에 이르는 픽션적인 내용까지 담고 있다. 유머와 위트로 가득한 이 책은 애정하는 것을 깊이 관찰하고 상상해본 예술가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사랑과 우정, 상실과 방황을 겪는 우리 삶의 은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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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지렁이에 관한 책을 쓰기 전에 알아둘 점 0. 서론 지렁이 / 구조 / 색과 크기 / 세계의 다양한 지렁이 슈퍼스타 지렁이 / 외모와 헤어스타일 / 흙벌레 / 서식지 / 지렁이의 친척들 / 지렁이 무지개 / 지렁이 굴 / 먹이 / 지렁이 구분법 / 자연선택 / 지렁이의 천적 / 찰스 다윈 / 지렁이 꼬리의 존재 이유 1. 지렁이와 꼬리, 그리고 이들의 습성에 관하여 2. 언제 어디서 번개가 내리칠지 몰라 안심할 수 없는, 폭풍우 속 지렁이에 관하여 3. 자신이 누군지, 몸은 몇 개인지, 언제 태어났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 채 진흙 속에서 눈을 뜬 지렁이에 관하여 4. 이대로 사느니 차라리 신발 끈이 되겠다고 결심한 지렁이에 관하여 5. 다른 무엇이 되는 상상을 하며 돌멩이가 되려다 불행히도 감기에 걸린 지렁이에 관하여 6. 머물 곳을 찾지 못한 지렁이에 관하여 7. 지렁이가 고집스레 땅굴을 파는 의미와 이유에 관하여 8. 결론

Description

세상에는 온통 다양한 핑크를 지닌 수많은 지렁이가 살고 있어.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뿐. 현재 이탈리아에서 활발하게 작업을 하는 작가 노에미 볼라는 오랫동안 지렁이에 빠져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 그는 어릴 적부터 지렁이와 E.T.를 멈추지 않고 계속 그려왔다. 지금까지 그가 만든 작품 어딘가 한구석에는 E.T와 지렁이가 꼭 등장했다. “다음 작품으로 뭘 준비하고 있냐”는 질문에 노에미 볼라는 늘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 “지렁이 책을 만들려고 몇 년째 관찰하고 연구하는 중이에요. 지렁이를 그리는 걸 멈출 수가 없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어느 곳을 펼쳐도 귀엽고 재미있는 지렁이가 등장하고, 어느 곳을 펼쳐도 다양하고 아름다운 핑크를 만나게 되는 책이다. 마치 세상 모든 곳에 지렁이가 살고 있다는 걸 말해주듯, 모든 페이지마다 온통 지렁이다. 이 책에서는 세일러문도, 드라큘라도, 무지개도 모두 지렁이 모습을 하고 있다. 수많은 지렁이가 모두 모여 파티를 열고 있는 것만 같다. 이쯤에서 말하지만, 이 책은 절대, 절대, 지렁이에 대한 과학책이 아니다. 물론 “지렁이의 불행한 삶에 대한 짧은 연구”라는 제목을 달고, 지렁이의 서식지, 천적, 구조를 설명하고, “지렁이와 애벌레를 혼동하는 사람들의 무지와 지렁이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관하여”라는 글로 서문이 시작되고 있지만 말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지렁이의 존재를 의식하게 하고, 지렁이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삶이 반조각 나는 실존적 위기 속에서 나온 사랑과 상실에 대한 질문 무민의 세계를 만든 작가로 유명한 토베 얀손은 《여름의 책》에서 불의의 사고로 반토막이 난 지렁이를 이야기한다. “어쩌면 반쪽이 난 지렁이 머리 쪽 끝은 더 이상 뒤에 아무것도 끌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사실에 기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아무도 모른다. 지렁이가 아무 때나 중간에 쪼개질 수 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건 지렁이를 낚시 바늘에 꾀는 일은 그만두어야 한다.” 노에미 볼라는 《여름의 책》에서 만난, 어쩌다 사고로 반토막이 나버린 작은 생명체에게 닥친 불행한 사건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였다고 말한다. 그는 사랑스럽고 위트 넘치는 방식으로 사랑과 상실, 존재에 대해 짧막하면서도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가령 이런 질문들 말이다. 반쪽이 난 지렁이들은 그 뒤로 어떻게 되었을까? 하나였다 둘이 되는 일을 겪은 뒤 지렁이는 스스로를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나는 누구일까?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어떤 모습이 진정한 나일까? 《지렁이의 불행한 삶에 대한 짧은 연구》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서론부터 2장까지는 반토막이 나기 전, 머리와 꼬리가 한 몸으로 살아가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3~7장은 반토막이 난 뒤 두 몸으로 살아가는 지렁이의 상실에 대해 다룬다. 두 조각이 나며 겪게 되는 지렁이의 자아 탐구 과정은 어쩌면 우리 인간에게도 유효한 질문일지도 모른다. “지렁이는 나비로 변하는 애벌레가 아니에요!” 노에미 볼라 작가가 지렁이를 그렸던 이유에 대해 몇 가지 단서를 찾을 수 있다. 그는 책에서 지렁이와 산책하는 찰스 다윈의 초상화 옆에 이런 글을 남겼다. “아주 먼 옛날, 찰스 다윈이라는 과학자가 지렁이에게 흥미를 보였어요. 심지어는 지렁이에 대한 책까지 썼지만 지루하다는 이유로 아무도 읽지 않았어요. 다윈은 노년에 지렁이를 관찰하고 알리려고 노력했지만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아직도 다윈을 진화론으로만 기억한답니다. 진화론에는 원숭이만 나올 뿐, 지렁이 이야기는 나오지 않죠.” - 56쪽 지렁이는 “그 유명한 찰스 다윈조차도 알리는 데 실패한” 흔하디 흔한 존재이다. 그러나 예술가의 눈으로 관찰한 바에 따르면, 지렁이들은 땅굴 파기, 파티와 비 맞기, 누워서 별을 보기를 좋아하는 등 자신만의 삶을 즐기며 살고 있다. 노에미 볼라 지렁이를 관찰하면서 느꼈던 즐거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광대한 우주에 떠 있는 행성 표면을 걷는 아주 작은 존재라는 점을 우리는 자주 잊어버립니다. 그러니 우리 자신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해서 덜 중요한 것이 아니며, 아무리 작은 것도 모든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터무니 없는 것, 설명할 수 없는 것, 쓸 데 없어 보이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위해 더 많은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은 이 형태로 존재하지만, 내일은 완전히 다른 형태로 존재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접근 방식이야말로 우리가 덜 이기적으로 살 수 있게 도울 것입니다.” 노에미 작가의 활동은 그림책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지렁이 연구자들을 초대해 지렁이 팟케스트를 열어 인간과의 공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소 엉뚱하고 예술적인 그림책이 과학적 활동으로도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2022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크로스미디어 부문에서 특별 언급이 되기도 했다. 편집자의 말 《지렁이의 불행한 삶에 대한 짧은 연구》는 감각적인 일러스트로 유명한 노에미 볼라가 쓰고 그린 ‘가상의 지렁이 연구 논문'입니다. 노에미 작가의 작품을 좋아한 독자들이라면, 그가 지렁이를 얼마나 자주 그리고 그동안 작품 속에 작게 숨겨왔는지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아예 지렁이를 주인공으로 지렁이만을 위한 책을 만들었습니다. 전체가 모두 핑크빛으로 물든 이 사랑스러운 책을 보면 기발하고 위트 넘치는 글과 그림에 미소 짓게 됩니다. 한 가지를 깊게 좋아하다보면 세상 모든 것이 그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구나, 하면서요. 무엇보다 좋았던 건, 중반부터였습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지렁이는 더이상 예전과 같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보며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그 고민은 상실과 실패를 겪는 우리 모두가 할 만한 질문이기도 했습니다. ‘예전과 다른 ‘나'도 ‘나'일까?’ ‘나는 앞으로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지렁이는 방황을 하며 돌멩이도 되어 보고, 신발 끈도 되어 봅니다. 안 될 게 분명해보이는 일조차 몇번이고 시도하는 지렁이를 보며, 결과야 어떻든 적어도 지렁이는 그 과정에서 자신을 찾게 될 거라 생각해봅니다. 지렁이를 좋아했으나 대중로부터 관심을 받게 하는 데에 실패했다던 찰스 다윈에 이어, 지렁이라는 존재를 알리려 새로운 도전장을 내민 노에미 볼라의 노력에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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