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연인>은 로렌스의 초기작. 로렌스는 어린시절 자신의 자화상인 폴을 통해 그의 가정 환경, 젊은 날의 연애 등을 거의 사실 그대로 적고 있다. 주인공 폴의 첫사랑 미리엄도 그가 십 년 동안 사귀다 헤어졌던 제시 체임버즈에 다름 아니다.
1부는 폴 부모의 연애와 환멸적인 결혼 생활을 다루고 있다. 중산층 출신이었던 폴의 어머니는 젊은 시절, 윌터 모젤의 육체미에 이끌려 결혼을 결심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남편의 구타가 시작되면서 불행한 결혼생활은 그녀가 죽을 때까지 계속된다.
남편에 대한 애정이 식자, 어머니는 남편에게 쏟던 관심을 큰아들 윌리엄에게로 돌린다. 공부도 잘하고 똑똑한 청년이었던 윌리엄은 어머니에겐 한 줄기 희망이었다. 그런 그가 지프라는 허영심 강하고 천박한 여자를 데려오자, 어머니는 말할 수 없이 실망한다.
얼마 후 큰아들이 병으로 죽자 이제 어머니는 둘째 아들 폴에게 모든 애정을 쏟아 붓기 시작한다. 그에게 모든 것을 걸은 어머니는 폴과 모든 생활을 함께 한다. 그러나 폴에게 여자친구 미리엄이 생기면서 모자 관계는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한다.
모젤 부인은 "저애는 보통 여자애와 달라서 어머니 몫을 남겨 두지도 않는구나. 폴한테서 전부를 끌어내서 빨아먹고 마침내 폴 자신에게조차 아무것도 남지 않게 하려는구나. 폴은 두 발로 서는 인간은 되지 못할 거야. 저 애에게 죄다 빨아 먹혀버릴 테니까." 라고 악담을 하며 미리엄을 미워한다.
폴은 어머니의 은근한 압력, 영적 교류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미리엄에게 지쳐 결별을 결심한다. 그 후 그는 남편과 별거 중인 클레어리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에게서도 결핍감을 느낀다. 폴은 그 이유를 어머니에게서 찾는다. "아마 어머니가 살아계시는 한 절대로 그런 여성을 만날 수 없을 것 같아요." 라는 말이 단적인 예.
어머니가 암에 걸려 고통스러워 하자, 폴은 치사량 이상의 몰핀 주사를 놓는다.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그의 연인들도 떠나가고 결국 그는 홀로 남겨진다. 말하자면, 이 소설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 때문에 연인과의 관계를 발전시키지 못한 한 남성의 어두운 무의식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어머니와 아들간의 집착과 배반을 통해 극단적인 인간관계와 사랑이 가져오는 위험성을 고발한 작품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