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토끼굴 같은 사무실에서 몇십 년을 보낸 수많은 직장인들이 도달한 막다른 골목에 대한 이야기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몸과 마음이 망가져 버린 사람들, 정리 해고와 일터 괴롭힘의 피해자들, 학교 폭력과 왕따의 피해자들, 스트레스 엔진이 되어 버린 직장과 학교를 없애 버리고 싶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조용하고 친절하던 직장 동료가 어느 날 아침 일찍 사무실에 나타나 하나씩 동료들을 죽이기 시작한다. 또 얌전하기만 하던 학교 친구가 어느날 총과 폭탄을 들고 나타나 학교를 피바다로 만든다. 그간 이와 같은 사건들은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미국만의 이야기로 여겨지거나 사이코패스나 정신병자의 묻지마 살인, 혹은 인종주의자 등의 혐오 범죄라 규정되어 왔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주인공들의 삶을 추적해 나가면서 몇 가지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한다. 이들이 대부분은 집에서나 사회에서나 평범하고 정상적이라 여겨지던 친구들이었다는 것, 직장과 학교에서 학대당했다는 것, 그리고 실은 무작위로 사람을 죽인 게 아니라 자신을 괴롭힌 억압자와 회사, 학교 그 자체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여타의 범죄와 이를 구분해 주는 것은 이들에 대해 동조하거나 공감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살인자 개인의 머릿속이나 정신 상태가 아니라 그들이 살았던 삶의 무대에 주목한 저자는 직장 내 분노 살인과 학내 총격 사건이 실은 하나로 연결된 현상이며, 잔혹한 경쟁 문화와 무차별적인 해고가 일상화된 레이거노믹스 이후에 하나의 '현상'으로 등장했다고 말한다. 학교 폭력과 일터 괴롭힘이 만연한 우리 시대에 대한 고발장과도 같은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모멸적이고 굴욕적인 신자유주의 시스템이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고 있으며, 우리의 가장 주요한 두 삶의 무대, 즉 직장과 학교를 어떻게 파괴해 갔는지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