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세계의 문화 색채가 바뀐 해”
혁명의 시작, 1963년 주역들의 생생한 증언이 펼쳐지다
1963년 1월, 십 대 청소년들은 기성세대의 문화에 맞서기 위해 악기, 카메라, 붓, 펜, 가위를 집어 들었다. 불과 일 년 사이에 삶과 사랑, 패션의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역사상 처음으로 젊은이들이 세계의 변화를 주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그(Vogue)〉지의 편집장 다이애나 브릴랜드(Diana Vreeland)는 이후 1963년을 ‘젊은이 반란의 해(the year of the youthquake)’라고 명명했다. ― ‘머리말’ 중에서
키스 리처드, 에릭 클랩튼, 비달 사순 외 48인의 생생한 인터뷰
비틀즈 1집 녹음 현장 및 롤링 스톤즈 방송 첫 출연 장면 등 희귀 사진 58점 수록
타임머신을 타고 비틀즈의 데뷔 초로 돌아간다면 우리는 어떤 모습을 보게 될까? 폴 매카트니의 내한공연에 이어 음원과 영화, 뮤지컬로 팬들을 차례로 찾아온 비틀즈를 이제 책으로도 만나보자. 이 책은 일간지 편집장이자 20여 년간 탐사보도 전문기자로 활약한 로빈 모건과 인기 저널리스트 아리엘 리브가 1960년대를 대표하는 사회 인사 48인을 직접 인터뷰하여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엮은 것이다. 시대의 정신이자 세대의 우상이 된 밥 딜런과 비틀즈가 영국의 공영방송에 같은 날 데뷔했다는 재미있는 사실과 함께, 1963년의 주역들이 들려주는 당시의 대중문화에 대해 최초로 주목하고 있다.
기타와 카메라, 붓, 펜, 가위를 들고 구세대의 계급과 관념을 실력으로 깨트려 버린 남자와 여자 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이며, 바로 곁에서 혁명의 주역들과 함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들려주는 ‘실제 이야기’다. 이를 바탕으로 1963년을 순차적으로 재현해낸 각 장들은 유행했던 의상과 헤어스타일, 클럽 분위기의 세세한 묘사, 한 사건을 같이 겪었던 사람들의 목격담이 날줄과 씨줄처럼 촘촘히 어우러져 1963년을 다각도로 비춰볼 수 있게 한다.
비틀즈, 롤링 스톤즈, 데이비드 보위 등을 밀착해서 담은 사진으로 유명한 테리 오닐의 국내 미공개 컷을 포함, 자유분방한 1963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사진 58점이 함께 실려 당시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터뷰이 위주의 인물과 밴드 등 정보 페이지를 만들어, 당사자들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어떤 시각으로 인터뷰에 응하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도록 하였다.
1963년의 젊은이들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는가
화기애애하고도 단호하게 펼쳐지는 주인공들의 생생한 목소리
1960년대에는 라디오와 텔레비전이 보급되어 음악이 가지고 있는 파급력이 막강해진 때다. 따라서 이 책에도 음악 관련 인사들의 인터뷰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비틀즈의 소속사 동료, 밥 딜런의 홍보 담당자, 에릭 클랩튼, 키스 리처드, 그래험 내쉬 등 1963년에 결성했거나 앨범을 발표한 뮤지션과 이들과 함께 일한 음반 제작자와 작곡가들이 인터뷰이가 되어, 악보도 읽을 줄 모르던 그들이 어떻게 독학으로 음악을 익히고, 무대에 오르고, 곡을 녹음하고, 대중에게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했는지를 몸소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는 ‘복고’라는 이름으로 추억의 대명사가 되어 버렸지만 1960년대는 세계적으로 문화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변혁을 겪은 가장 역동적인 시기다. 그러나 우리는 아쉽게도 국내의 복잡한 사정으로 당시의 국제적인 열기를 함께 누리지 못한 편에 속한다. 불꽃같이 일었다가 사그라든 록 페스티벌과 때로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듣는 68혁명, 마약과 히피즘으로만 60년대의 젊은이를 기억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1963년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으며 현재까지도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꺼내는 것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1963년의 대중문화에 대한 기록을 남길 필요성에 동의해 인터뷰에 응했다. 특히 비달 사순은 투병 중에도 이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오찬을 함께 하며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그는 인터뷰를 진행한 뒤 몇 주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특히 비틀즈와 롤링 스톤즈, 데이비드 보위와 친밀하게 지내며 가장 가까이에서 이들을 담은 사진작가 테리 오닐은 생생한 이야기는 물론,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사진을 기꺼이 책에 싣도록 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이들의 눈부셨던 젊은 날을 고스란히 전달해 준다.
가십을 자제한 편견 없는 서술과 모든 것을 함축한 엄선된 사진
탐사보도 전문 기자가 구술 역사서의 진면목을 보여주다
비속어와 추임새까지 그대로 노출하면서 시종 유쾌하게 이어지는 인터뷰의 분위기와는 반대로, 소위 가십거리라고 할 만한 이야기는 서술에서 최대한 빠져 있다. 인터뷰이들의 이야기는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말 그대로 문화계의 뒷이야기라고 볼 수 있음에도 오히려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어디까지나 각각의 인터뷰이에게 애정 어린 시선으로 최대한 편견 없이 그들의 진술을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디오와 텔레비전이 보급되어 음악의 파급력이 어느 때보다도 컸지만, 밴드들 외에도 출판, 영화, 언론, 패션, 미술 등 문화계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던 변화를 최대한 골고루 담으려고 애썼다. 밀착취재와 취재원 명기의 원칙을 정립해 뉴 저널리즘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게이 탤리스, 미니스커트로도 모자라 맨다리로 거리를 활보해 부모 세대를 놀래킨 메리 퀀트와 바버라 훌라니키, 홀로코스트를 다루는 중요한 영화였지만 최초로 영화에서 여성의 상반신을 노출했다는 이유로 검열에 부딪혔던 영화『전당포』의 출연배우 린다 가이저 등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진귀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또한 사회 진출이 활발해진 1960년대 여성들의 자유분방하고 진취적인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도 특징적이다. 패티 보이드는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수동적 존재가 아닌, 열일곱 살에 집을 나와 모델과 배우로 활약한 한 개인으로 비춰지고 있다. 세계적인 슈퍼모델로 각종 잡지의 표지사진을 장식했던 진 쉬림튼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자신을 드러냈는지를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오롯이 보여준다. 맨디 라이스 데이비스 역시 퓨러퓨모 사건의 주범으로 몰려 상류층의 압박과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그 사실에 아랑곳 않고 자신의 길을 개척했다. 이들은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당당한 멋진 여성이었다.
바로 곁에서 표정까지 담아낸 사진들과 영감으로 가득한 생생한 이야기는
1963년을 더 깊이 알고 싶었던 독자들에게 주는 선물이다
밥 딜런이 맨 처음에는 BBC에서 방영한 극화의 배우로 섭외되었지만 도무지 남이 쓴 대사를 입 밖으로 내지 못해 대신 노래를 불러 극화에 삽입되었다는, 그를 직접 섭외한 방송 관계자의 이야기와, 막 일터에서 돌아온 것 같은 거친 외모로 언론에게 외면당했던 롤링 스톤즈도 초기엔 비틀즈를 따라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방송에 출연했다는 사실 등, 이들의 팬이라면 더욱 반가울 숨은 이야기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와 독자들에게 깨알 재미를 선사한다.
거리는 미니스커트 차림의 젊은 여성과 이를 욕하는 사람들로 나뉘고, 성에 대한 표현이 더욱 자유로워진 출판과 영화 분야는 대중의 지지를 업고 검열 제도에 맞섰다. 예술대학 학생들은 학제를 벗어난 실험적 작품을 내놓으며 스승과 대립했다. 젊은이들은 일찌감치 부모에게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을 찾아 열정을 폭발시켰다. 젊은이들이 펼쳐 보인 새로운 문화는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계급과 차별의 경계를 빠르게 지워갔다. 이 일련의 사실들을 접하다 보면 특별한 서술어 없이도 사회 변혁의 과정을 마치 동시대를 살았던 것처럼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다.
경계가 고착되어 있던 패션, 음악, 미술계 사람들이 서로 교류를 시작하면서 같은 클럽의 한 테이블에 모여 앉아 문화 혁명에 대해 이야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