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다

수전 손택 · Essay/Humanities
4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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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은 2004년 12월 28일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하기 전, 아들 데이비드 리프에게 넌지시 자신의 일기의 존재를 알렸다. 손택은 평생 백여 권이 넘는 일기를 썼는데 그 일기는 친구나 심지어 가족들에게도 공개된 적이 없었다. 너무나 솔직하다 못해 고통스러운 기록이었지만 리프는 “진실”과 “정직”을 최고의 가치로 삼았던 손택의 뜻을 받들어 내밀한 이야기들을 회피하거나 윤색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실었다. 손택의 인생 가운데 1947년부터 1963년까지 청춘의 한 토막을 떼어 내 다기 시절의 성적 자각과 결혼 생활에 대한 환멸, 보고 듣고 읽은 모든 루고 있는 이 책은 사춘것에 대한 대담하고도 거침없는 비평들, 수치심과 절망감으로 점철된 연애사로 가득하다. 새로운 비평적 감수성의 시대를 연, 미국 지성계의 대모이자 전방위 문화평론가 수전 손택의 탄생에 얽힌 그 필연적 계기들과 성장통에 관한 기록이기도 하다. 바늘 하나 꽂을 틈 없이 빽빽하고 신중한 사유를 풀어 놓았던 손택이 전혀 다른 격정적인 인물로 다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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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엮은이의 글 1947년(14세) 1948년(15세) 1949년(16세) 1950년(17세) 1953년(20세) 1954년(21세) 1955년(22세) 1956년(23세) 1957년(24세) 1958년(25세) 1959년(26세) 1960년(27세) 1961년(28세) 1962년(29세) 1963년(30세) * 옮긴이의 글

Description

|수전 손택, 일기 속에서 다시 태어나다!| 수전 손택은 2004년 12월 28일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하기 전, 아들 데이비드 리프에게 넌지시 자신의 일기의 존재를 알렸다. 손택은 평생 백여 권이 넘는 일기를 썼는데 그 일기는 친구나 심지어 가족들에게도 공개된 적이 없었다. 너무나 솔직하다 못해 고통스러운 기록이었지만 리프는 “진실”과 “정직”을 최고의 가치로 삼았던 손택의 뜻을 받들어 내밀한 이야기들을 회피하거나 윤색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실었다. 손택의 인생 가운데 1947년부터 1963년까지 청춘의 한 토막을 떼어 내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사춘기 시절의 성적 자각과 결혼 생활에 대한 환멸, 보고 듣고 읽은 모든 것에 대한 대담하고도 거침없는 비평들, 수치심과 절망감으로 점철된 연애사로 가득하다. 새로운 비평적 감수성의 시대를 연, 미국 지성계의 대모이자 전방위 문화평론가 수전 손택의 탄생에 얽힌 그 필연적 계기들과 성장통에 관한 기록이기도 하다. 바늘 하나 꽂을 틈 없이 빽빽하고 신중한 사유를 풀어 놓았던 손택이 전혀 다른 격정적인 인물로 다시 태어난다. |청춘의 방황과 성찰의 여정| 손택은 굉장히 압축적인 성장기를 보냈다. 1949년 열여섯 살의 나이로 UC버클리에 입학한 손택은 한 학기를 마치고 시카고 대학으로 편입했다. 이 시기 동안 손택은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자각하고 성정체성을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을 처연하면서도 감각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시카고 대학 재학 시절 사회학 강사 필립 리프를 만나 이듬해 1950년 결혼한 손택은 1957년까지의 일기에서 주로 자아를 말살하고 개성을 말소시키는 배타적 사랑과 결혼제도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피력했다. 손택의 삭막했던 결혼 생활은 하버드 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치면서 종지부를 찍는다. 1957년 9월 영국 유학길에 오른 손택은 옥스퍼드 서머빌 칼리지에서 수학하다 그해 12월 파리 여행에서 캘리포니아 시절에 만났던 H라는 여성과 재회하게 된다. H와 함께 파리에 머무르며 손택은 그간 억눌렀던 자신의 성적 욕망을 폭발시켰다. 이때의 일기는 온통 해소되지 않는 애정욕과 사랑의 열병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1959년 미국으로 돌아온 손택은 1963년까지 뉴욕에서 극작가 아이린 포네스를 사귀면서 첫 소설 『은인The Benefactor』을 썼다. 일기에는 아이린과의 관계를 통해 H와의 실패한 관계를 반성하고 자신의 성격적 취약성을 오래 고민한 흔적들이 나타나 있다. 이처럼 『다시 태어나다』는 자신의 욕망을 발견하고 회피하지 않으면서 그에 따른 고통을 감수하고 스스로를 성찰해 간 청춘의 초상을 보여 주고 있다. |성적 갈망과 지적 갈망 사이에서| 청년기 손택을 지배하고 움직인 것은 “육체적 사랑과 정신적 교감에 대한 통렬한 욕구”와 “지적인 황홀경” 속에 살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이었다. 일기는 성적 욕구와 지적 욕구라는 얼핏 상충되어 보이는 두 가지 극단 사이에서 진자 운동을 하며 나아간다. 손택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자각하고 H와 아이린 포네스라는 두 명의 여성을 사랑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고통과 방황, 깨달음은 『다시 태어나다』에서 중요한 축을 형성한다. 열다섯 살의 일기에서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고백하는 손택은 그로 인한 죄책감과 혼란스러운 심경을 토로하지만 H라는 여성과의 만남을 기폭제로 자신의 성정체성을 받아들이며 섹슈얼리티에 눈을 뜨게 된다. 손택의 ‘다시 태어남’은 바로 이 성적 자각의 순간을 가리킨다. 손택에 있어 사랑과 성애의 발견은 “살아도 좋다는 허가”와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는 자주 수치심과 모욕을 안기는 고통스러운 자해로 뒤바뀌었다. 되돌려 받지 못한 애정에 절망하고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혐오하길 반복하는 힘겨운 연애사를 손택은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가혹한 어조로 기록하고 있다. 손택의 뜨거운 정념은 때로 자기 파괴적 충동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손택은 여기에 함몰되지 않고 예술과 문화에 대한 사랑, 지적 세계에 대한 희구를 멈추지 않았다. ‘지적 갈망’을 채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일기의 나머지 축을 이룬다. 손택은 집요하게, 기록벽에 가까울 정도로 수많은 도서 목록과 공연 목록, 단어 목록을 만들었다. 문학은 물론이고 영화, 연극, 오페라, 음악과 회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비평과 감상을 남겼다. 사실상 손택은 단 한 가지 소망,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인생의 매 순간을 수렴시켜 나갔다. 손택은 작가야말로 세상이 동성애자인 자신에게 겨누는 무기에 맞설 정체성이 된다고 생각했다. 섹슈얼리티에 대한 자각은 글쓰기를 추동했고, 채워지지 않는 성적 욕망은 끝없는 지적 요구로 변환됐다. 이렇게『다시 태어나다』는 지적 편력과 사랑의 여정을 통해 수준 높은 문화 취향과 비평 감각을 갖춘 지성인으로 손택이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 준다. 일기 속에는 이밖에도 손택에게 영향을 준 당대의 쟁쟁한 문화계 인사들이 등장한다. 대단한 야망가였던 손택은 버클리 대학에 들어간 1949년 겨울, 대담하게도 토마스 만을 찾아가 그와 문학을 논하는가 하면 동료 학자들과 작가들, 비평가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지적 자극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E. H. 카와 헤르베르트 마르쿠제는 손택이 하버드 대학교를 다닐 때 남편 필립 리프와 함께 친분을 쌓은 사이고, 종교 신학자 야콥 타우베스와는 강의를 같이 하면서 유대인으로서 자신을 자각하는 계기로 삼기도 했다. |“나는 나 자신을 창조한다”| 손택은 책이나 공연을 반복해서 읽고 보며 지난 견해들을 수정했다. 지나간 일기들도 마찬가지로 다시 읽고 고쳐 썼다. 일기란 단순히 신변잡기를 기록하는 게 아니라 자아를 창조하고 규정해 가는 과정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일기 속에서 손택은 끊임없이 다시 태어났고 스스로를 창조했다. 그렇게 손택은 자신의 인생 전체를 하나의 글쓰기,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빚어냈다. 한 비범한 인간이 스스로가 설정한 이상적 자아로 다시 태어나는 부단한 과정을 추적하고 있는 이 책 『다시 태어나다』는 총 3권으로 기획된 수전 손택의 일기 중 첫 권이다. ‘2013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동명의 연극이 해외초청작으로 상연되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다시 태어나다』를 통해 독자들은 「캠프에 대한 단상Notes on 'Camp'」(1964)이 나오기까지 초창기 손택의 사상적 단초와 비평적 토대를 발견하는 재미 또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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