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 ‘푸코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린 미셸 푸코의 걸작! | “올해 강의는 이런 분석 형식의 출현에 바쳐졌다. 즉, 어떻게 전쟁(또 침략, 전투, 정복, 승리, 패자에 대한 승자의 관계, 약탈, 강탈, 봉기 등 그 상이한 측면)은 역사, 더 일반적으로는 사회적 관계의 분석틀로 사용됐는가?” 지난 1997년 출간된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는 푸코의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중 처음 공개된 것으로서 ‘푸코 르네상스’의 기폭제가 된 책이다. 이 책에서 푸코가 권력의 새로운 테크놀로지로 제시한 ‘생명권력/생명정치’ 개념은 수많은 후속 연구를 낳으며 동시대 정치철학의 패러다임을 혁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강의 이후로 40여 년, 또 이 강의의 출판 이후로만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를 읽어야만 하는가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은 오늘날 더 중요해졌다. 이 책에서 제시된 ‘생명권력/생명정치’ 개념이 워낙 많이 회자된 탓에 사람들은 이 개념이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의 주요 테마라고 생각하곤 하지만, 정작 이 책의 핵심은 다른 데 있다. 권력관계의 새로운 분석틀로서의 ‘전쟁’ 모델이 바로 그것이다. 즉, ‘전쟁’(혹은 전투, 내전, 침략, 반란, 봉기 등)이야말로 우리의 역사와 사회, 그리고 향후 전망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주장이 이 책의 핵심 테마인 것이다. 최근의 국내외 사건들이 푸코의 주장을 여실히 방증해준다. 프랑스의 풍자지 『샤를리 에브도』에 가해진 이슬람주의자들의 테러, 나치의 망령이 돌아오는 듯한 인종주의의 부활과 유럽 극우 정당들의 대약진, 북한 방문담을 주제로 한 ‘신은미?황선의 토크 콘서트’ 현장에 가해진 고교생의 황산 테러, 그 이전부터 전면화된 ‘일베 현상’까지, 실로 전 세계가 사회 구성원들 간의 극한 대결로 치닫고 있지 않은가? 푸코는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속이다”라는 칼 폰 클라우제비츠의 경구를 뒤집어 자신의 ‘전쟁’ 모델을 설명한다. 푸코에 따르면 “정치는 다른 수단에 의한 전쟁의 연속이다.” 즉, 사회들 사이에서 혹은 한 사회 내에서 늘 앞서 존재하고 존속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전쟁이다. 정치는 전쟁을 억제하거나 은폐할 수 있을 뿐 제거할 수는 없다. 이렇게 보면 전쟁이 가시화된다는 것은 정치의 실패를 의미한다. 푸코가 나치즘으로 상징되는 인종주의의 대두에서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정치의 실패’였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비롯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온갖 갈등 역시 이런 정치의 실패(혹은 정치의 종언)의 귀결이 아닐까?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는 푸코가 동시대에 관해 언급하기 시작한 저작으로도 유명하다. 총 55쪽에 달하는 옮긴이 해제 는 푸코가 보여준 이런 사유의 ‘동시대성’을 숙고하는 데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