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렐렘

나더쉬 피테르 ·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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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나더쉬 피테르의 소설. 감각과 사유의 최대치를 맛보게 하는 환각의 세계로 독자를 몰입시킨다. 기존 소설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사랑과 두려움, 존재와 시간에 대한 고뇌를 시적으로 풀어낸 놀라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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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 후보 헝가리 거장 나더쉬 피테르의 급진적인 실험작! “사랑이 떠나서 미쳐버린 이야기가 아닌, 사랑 그 자체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 -익스프레스 온 선데이 20세기 헝가리가 낳은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나더쉬 피테르의 소설 『세렐렘(Szerelem)』이 마침내 번역되어 국내 출간되었다. 피테르 나더쉬는 로베르트 무질과 마르셀 프루스트에 종종 비견되며, 이 시대의 토마스 만이라 불리기도 한다. 수전 손택은 그를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라고 격찬했다. 나더쉬 피테르의 작품들은 한때 헝가리에서는 검열로 빛을 보지 못했으나 그 천재적인 문학성을 인정받아 현재에는 전 세계에서 번역되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나더쉬 피테르의 소설 『세렐렘』은 감각과 사유의 최대치를 맛보게 하는 환각의 세계로 독자를 몰입시킨다. 기존 소설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사랑과 두려움, 존재와 시간에 대한 고뇌를 시적으로 풀어낸 놀라운 작품이다. 나더쉬 피테르는 프란츠 카프카 상을 비롯해 뷔히너 문학상, 산도르 마라이 상 등 유럽의 주요 문학상을 석권했다. 2006년 독일의 베를린예술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으며, 매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사랑과 영원의 가능성에 대한 불온하고도 낭만적인 탐색전! 사랑은 왜 그 안에서 사랑 그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가 “최면에 걸린 듯 아름다운 소설!” ― 데일리 텔레그래프 “로맨틱하면서도 고뇌에 가득 찬 실험적인 작품.” ― 선데이 타임스 “나더쉬는 사랑과 두려움이 뒤섞인 강력한 공기를 창조해냈다.” ― 스코틀랜드 온 선데이 나더쉬 피테르의 『세렐렘』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작품이다. 소설의 전통적인 형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이 작품은,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는 주인공의 의식을 따라가는 단일 구조의 파격적인 소설이다. 그런데 그 단순한 구조가 품고 있는 감각의 갈래들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환각 상태 속에서 주인공 ‘나’는 온전한 정신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는 동시에 환각으로 인해 엉켜가는 생각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곱씹는다. 헤어지자는 말을 전하기 위해 연인의 아파트를 찾은 남자. 그러나 그녀의 얼굴을 본 남자는 절대 그녀에게 이 말을 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녀가 건넨 마리화나를 피우며 남자는 존재와 무, 삶과 상상, 생과 사의 경계에 접근한다. 깊은 수렁 속에서도 의식의 끈을 붙잡으려 애쓰던 남자는 ‘존재하는 모든 것은 얼마나 치명적으로 허약한가’ 하는 깨달음에 도달한다. 방 안과 발코니에 이르는 한정된 실제 공간 속에서 때로는 마리화나에 취해 나른하게 가라앉은 듯, 때로는 차원을 넘어 이동하는 듯 비정형의 의식 공간을 넘나드는 이 소설은, 사랑과 존재, 시간, 죽음에 이르는 사유를 마치 추상적인 점묘화처럼 펼쳐 보인다. 분절된 시간 속에서 전율하는 사랑의 언어 이 소설에서 줄거리를 파악하려는 노력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작가가 이끄는 대로 의식의 흐름을 충실히 따라감으로써 소설을 읽는 희열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나더쉬 피테르는 의식에서 무의식으로 흐르는 길을 친절하게 안내하지 않는다. 때때로 불협화음 같은 분절과 반복이 되풀이되는데, 그러한 불친절한 안내는 주인공이 느끼는 환각의 감각을 정확하게 묘사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써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애달프다. 몸과 몸, 시간과 시간, 공간과 공간 사이의 간격을 메우고 싶은, 이해하고 싶은 몸짓이기 때문이다. ‘나’는 연인 에바와 아주 조금의 간격도 없이 밀착되고 싶어 하는 동시에 그녀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고, 실제의 시간과 인지하는 시간을 혼동하며,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공간과 바라보는 공간, 상상하는 공간을 혼동한다. 나더쉬 피테르는 이렇듯 몽환적인 의식 상태를 시각적이고 의도적인 행갈이와 단어 배열을 통해서 극대화시킨다. 이 장치는 마치 작가의 머릿속을 그대로 들여다보는 것 같은 효과를 준다. 끊기고 이어지는 단어의 배열은 의식의 공간을 시각적으로 구현해낸다. 화자의 환각 상태를 정확하게 그려내기 위해 작가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 셈이다. 무엇이 실제이고 무엇이 상상인지 모호해지는 경계 속에서 실제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마치 주인공의 의식 속에 빨려들어간 듯 ‘다음 문장에서 무엇을 느낄 것인가’, 그래서 ‘이 소설은 결국 어디에 이를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책장을 넘기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완벽하게 몰입시키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