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세 시, 그곳으로부터

최예선 and other
3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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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풍경과 오래된 집을 찾아 떠나는 예술 산보. 서울에 머물며 서울에 대한 글을 쓰고자 했던 저자는 이 도시를 걸으며 만난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때로는 그들이 남기고 간 빈 터 위에서, 또 어떨 때는 건물이나 가옥에서, 그것도 아니라면 그들이 남긴 메모나 물건을 통해 그들이 살았던 오후 세 시, 서울에 대해 묻는 것이다. 지금의 명동 및 소공동 일대와 모던 보이가 등장했던 1930년대 경성시대의 소공동은 저자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교차되듯 새롭게 눈앞에 펼쳐진다. 나혜석이나 전혜린과 같은 인물들을 불러들여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바로 옆에서 밀착 취재를 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책을 다 읽고 나면 지금의 서울을 더 다정하게 바라보게 된다. 매일같이 걷는 이 도시와 조금 더 가까워지는 길, 낭만적인 '서울 예술 산보' 코스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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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들어가는 말|예술 산보를 시작하며 1장 공존 共存 외롭지 않을 만큼의 거리 6인의 화사, 그들이 온다 : 창덕궁 희정당의 벽화 건축가 구원씨의 일일 : 구보 박태원의 경성 산보 막다른 길, 어두운 집 : 박경리의 정릉집 아회도를 그리다 : 춘곡 고희동의 집 노상의 화가에게 길을 묻다 : 박수근의 창신동집 2장 애도 哀悼 나는 그 빛이 이끄는 대로 그대를 순례한다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 윤동주의 시작 공간 아무 곳에도 없는 여자 : 나혜석의 수송동 시절 낙원과 폐허 사이 : 종로3가, 기형도의 순례 귀향 이후, 애도 이후 : 조각가 권진규의 아틀리에 사라진 박물관 : 존재 혹은 부재하는 것들의 이유 3장 사유 思惟 응축된 시간과 장소를 기억하다 일요일의 돈암동집 : 박완서 소설 속 서울 오후 세 시, 학림다방 : 전혜린을 기억하며 부박한 세상에 외치다 : 성북동 심우장과 노시산방 나는 아버지를 넘어서야 하느니 : 김중업과 김수근의 건축열전 풍경과 이름 : 서촌이 품은 것들에 대하여 찾아보기|서울 예술 산보 가는 길 참고자료

Description

오후 한나절, 서울이 품은 예술가들의 이름을 나직이 불러본다 아름다운 그들이 머물렀던 이 멋진 서울에 대하여 조곤조곤 이야기해본다 서울의 풍경과 오래된 집을 찾아 떠나는 예술 산보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를 만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혜린은 자꾸만 출입문을 바라보았다. 오후 세 시가 되니 운명처럼 문이 열리고 덕희가 걸어 들어왔다. _ ‘오후 세 시, 학림다방’ : 전혜린을 기억하며 중에서 종로나 광화문 네거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덕수궁 돌담길과 서촌… 무심코 걷던 길 위에서 우리는 수많은 과거 시대와 만난다. 북촌의 언덕에서 윤동주 문학관과 마주하고 아직 개발이 덜 된 돈암동이나 정릉길을 거닐 때 시대적 아픔을 글로 표현했던 소설가 박경리나 박완서와 조우한다. 고즈넉한 한옥과 돌담 혹은 붉은 벽돌의 건물 등을 보며 그 시대에 유행했던 건축양식을 살필 수도 있다. 오후 세 시, 무언가를 하기에는 애매하게 느껴지는 이 시간. 그들을 향해, 그곳으로 나른한 걸음을 옮겨보자. 서울에 머물며 서울에 대한 글을 쓰고자 했던 저자는 이 도시를 걸으며 만난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때로는 그들이 남기고 간 빈 터 위에서, 또 어떨 때는 건물이나 가옥에서, 그것도 아니라면 그들이 남긴 메모나 물건을 통해 그들이 살았던 오후 세 시, 서울에 대해 묻는 것이다. 지금의 명동 및 소공동 일대와 모던 보이가 등장했던 1930년대 경성시대의 소공동은 저자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교차되듯 새롭게 눈앞에 펼쳐진다. 나혜석이나 전혜린과 같은 인물들을 불러들여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바로 옆에서 밀착 취재를 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책을 다 읽고 나면 지금의 서울을 더 다정하게 바라보게 된다. 매일같이 걷는 이 도시와 조금 더 가까워지는 길, 낭만적인 ‘서울 예술 산보’ 코스를 소개한다. ◇ 무수히 많은 예술가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여행 여행은 물리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정신적인 것이기도 하다. 이곳과 다른 곳을 함께 보려는 자, 과거 혹은 미래를 통과하여 이 시대에 이르려는 자가 진짜 여행자다. _ ‘들어가는 말’ 중에서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바는 여행가로서의 자질이다. 내가 살아온 서울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조금 더 알게 되면 내가 살아갈 서울이 훨씬 더 달콤해진다. 한 소설가가 서울을 ‘달콤한 나의 도시’라고 지칭했던 것처럼 내가 뿌리내린 이 도시를 한번쯤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길 바란다. 시인 이상과 소설가 구보 박태원이 거닐었던 종로 거리와 그들이 자주 드나들었던 당시의 끽다점은 지금쯤 어떤 모습을 하고 있나. 사회의 부조리를 몸소 느끼며 끊임없이 번뇌했던, 그래서 1980년대의 서울을 회색빛으로 기억하는, 그러나 누구보다 시를 좋아했던 시인 기형도는 지금의 서울을 어떻게 바라볼까. 오후 세 시, 덕희를 기다리며 학림다방에서 커피를 마셨던 전혜린은 어째서 삶을 무의미하고 권태롭다고 말했던 것인가. 무수히 많은 이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납득할 만한 해답을 얻어가는 과정, 그것이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서울 여행’이다. ◇ 공존, 애도, 사유를 위한 시간 길을 걷다가 자주 사진을 찍습니다. 작은 사각의 프레임 안에 그 시간을 가두어둡니다. 찍고 나면 거듭 들여다보며 이 풍경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그것은 내가 이 풍경을 선택함으로써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가, 하는 질문과도 같습니다. 풍경의 질문은 나의 온 마음과 닿아있습니다. _ 269쪽 ‘풍경과 이름 : 서촌이 품은 것들에 대하여’ 중에서 이 책의 테마는 크게 공존(共存), 애도(哀悼), 사유(思惟)로 구분된다. 외롭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면 과거와 현재가 함께 있음을 경험하게 되고, 빛이 이끄는 대로 순례하다 보면 예술가의 영혼에 위로를 건네게 된다. 또 특정 어느 시간과 장소를 기억해내면 그 자리에서 서울의 풍경을 곱씹을 수 있다. 박경리, 고희동, 박수근, 윤동주, 나혜석, 권진규, 박완서, 김중업, 김수근… 이 책에는 한때나마 이슈를 일으켰을 많은 인물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또 그들의 뒤에는 조금씩 다른 서울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깔려있다. 인물과 장소를 기억하고 서울의 골목을 걷다 보면 분명 내게 와 닿는 생소한 서울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그때마다 풍경에 새로운 이름을 달며 도시의 골목을 걸어보자. ◇ 마지막 점 하나로 완성하는 ‘서울 예술 산보’ 성북동은 적당한 경사가 있고 숲과 나지막한 집이 있고 좁지만 걷기 좋은 길이 있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줄줄 늘어선 예술인 가옥들을 들러보는 일이 좋아서 여럿이도 오고 혼자서도 왔다. 성북동 언저리에서 문화유산을 돌보는 일을 하는 지인을 보러도 왔고 꽃나무도 보고 그림도 보고 왕돈까스나 칼국수를 먹으러도 왔다. _ 237쪽 ‘부박한 세상에 외치다 : 성북동 심우장과 노시산방’ 중에서 오후 세 시, 서울을 걸으며 예술 산보를 하는 때의 가장 큰 화두는 걸음 안에서 나만의 이유를 발견하는 것이다. ‘예술 산보’라는 거대한 타이틀에 짓눌리기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원하는 곳을 찾아 타박타박 걷는 것이야말로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산보’의 완성이다. 어제의 서울, 오늘의 서울을 걷는 진짜 이유는 내 안에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성북동을 걸을 때마다 이유가 달라지는 것처럼 우리도 그렇다. 가끔은 예술가의 흔적을 찾기 위해 달려가지만 어느 날은 오래된 가게에서 파는 뜨끈한 칼국수 한 그릇이 절실해서 그곳으로 향한다. 누군가는 연인과 오붓하게 성곽길을 걷기 위해, 또 어떤 이는 고즈넉한 혼자만의 시간을 마련하고자 성북동을 찾는다. 그러니 ‘서울 예술 산보’의 이름이 거창하게 느껴진다면 ‘내가 내키는 대로’, ‘발길 닿는 곳으로’ 정진하면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