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이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시인으로 활동하는 파블로다니엘의 첫 책. "우울은 병이 아니라 단지 조금 더 서글픈 것일 뿐"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죽음과 등을 맞댄 채 자신의 우울을 글과 그림으로 형상화해 스스럼없이 펼쳐 보인다. 그리고는 되묻는다. 당신의 우울은, 당신의 죽음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느냐고. 그의 죽음은 오래전부터 길거리를 떠도는 부랑자 같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소름 끼치도록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다. 죽기를 바라지만 끝내 죽지 못한 이들에게 나타나는 환상처럼 보이지만 "불행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곳에는 항상 아름다움이 존재했다"고 말하는 그에게는 오롯한 현실이다.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기에 그의 죽음은 두 얼굴을 하고 있는 걸까.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 손에 맡겨지며 학대가 시작됐다. 열네 살에 처음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객지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며 싸구려 일자리를 전전했다. 교회에 몸을 잠시 의탁하기도 했으나 현실에 대한 환멸은 사라지지 않았다." 삶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늘어나는 고통의 그림자를 쫓아내려 발버둥도 쳐 봤으나 소용없었다. 그래서 그는 긴 그림자를 자신의 발꿈치에 무겁게 매달고 걸어가기를 택했다. 이 65편의 글과 그림은 그의 발자국이다. 때때로 휘청인 데다가 발바닥 생채기에서 난 피 때문에 누군가의 눈에는 산만하고 지저분해 보일 수 있지만 그는 그렇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이야기한다. 살아 있어서 남길 수 있는 흔적이기에.
<그부호> 웨스 앤더슨 감독
비주얼 마스터의 독보적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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