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달리기도 요리도 우리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꿈을 향해 뜨겁게 이어 달리는 우리들의 청춘 마라톤 소년이 청년으로 자라는 과정을 보여 주는 동시에 좋은 어른이란 어떤 것인지를 알려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달리며 요리하며, 위로하고 위로받는 순간 우리의 청춘은 그렇게 결승선으로 다가선다 『달리기의 맛』의 주인공 소마는 육상 명문고에서 촉망받는 마라톤 주자다. 안정되고 깔끔한 자세로 달리기로 이름난, 장거리에 적합한 선수다. 소마에게는 함께 육상부에 들어간 동생 하루마가 있다. 동생보다 앞서 달리는 데 익숙했던 소마는 언제부턴가 하루마에게 추월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응석받이에 편식쟁이인 까탈스러운 동생이지만, 하루마가 러닝슈즈를 신고 달리기 시작하면 언젠가는 자신이 도달할 수 없는 곳으로 가 버리리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던 중 소마는 대회에서 무릎에 박리 골절이라는 부상을 입는다. 그 뒤 소마는 마라톤을 팽개치고 요리에 몰두하게 된다. 미야코 혼자서 외롭게 머물던 조리 실습실에 우연히 들어가면서 어느새 요리 연구부에 합류한다. 미야코는 말투도 거칠고 그리 친절하지 않은 성격이지만, 그 무심함 덕분에 오히려 소마는 오랜만에 해방감을 맛본다. 아스파라거스볶음과 로스트비프를 만들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외면하던 것들을 비로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도망쳐도 된다고 생각해.” 가스 불 소리에 묻힐 듯한 조그만 소리로 미야코가 그렇게 말하는 것이 들렸다. “달리기로부터도, 동생에게 지는 것으로부터도 도망쳐도 된다고 생각해.” 그런 것이, 나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 ― 155면 자기 몫의 어깨띠를 매고 목표를 향해 똑바로 달려간다. 마라톤에 빗댄 우리의 삶 『달리기의 맛』의 등장인물들은 무심한 듯 보여도 모두 선하고 성실한 이들이다. 미야코는 부모의 불화를 요리로 이겨 내며 자기만의 삶을 단단히 만들어 나간다. 소마의 동생 하루마 역시 형이 자기 때문에 무리하다가 부상을 입은 것이 아닐까 걱정한다. 형이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자신이 걸림돌이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이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소마의 친구 스케가와는 “너는 이제 육상부에 필요 없어.”라고 육상부원 앞에서 차갑게 말함으로써 육상부를 떠나는 소마의 죄책감을 덜어 준다. 미노루 선생님은 외로운 미야코와 소마 모두를 보듬는 존재다. 작가 누카가 미오는 이 인물들을 통해 자기 몫의 삶을 살아 나가는 일이 쉽지 않음을 이해하면서 모두에게 힘찬 위로를 건넨다. 괜찮다, 괜찮아, 하는 목소리가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아스팔트를 러닝슈즈로 힘주어 밟으며 호흡의 간격, 다리를 내딛는 타이밍, 모든 것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미야코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 괜찮다, 괜찮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가슴속에서 되풀이했다. ― 29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