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희완 트호뫼흐 and other
3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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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레디앙>(www.redian.org)에 연재했던 '프랑스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를 모태로 출간했다. 프랑스에 유학을 갔다가 만난 프랑스 예술가와 사랑을 나누고, 결혼 없이 아이를 낳는다.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비혼으로, 프랑스에서는 시민연대계약(PACS)을 한 동거인으로 살아온 이야기를 담았다. 파리의 빈민가 벨빌에서 이루어진 만남, 사진과 설치미술, 회화 등 여러 영역을 아우르는 예술가 희완과 그가 만드는 비밀의 성(城) 갸를롱, 믿기지 않게 다가왔던 사랑, 이후 아이를 낳고, 기르며 한국에서 함께 살아온 이야기가 한 축을 이룬다. 함께 아이가 탄생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여성 속에 내재한 신성에 깊이 공감하는 희완은 저자를 여신으로 부르고, 자신이 신도가 되는 <수정교>를 하나의 예술작업으로 완성시키기도 한다. 부부이기보다, 동지(同志)의 관계를 맺은 두 사람에게, ‘가부장제’가 세상의 모순과 갈등을 제공해 왔다면, ‘여성성’은 꾸준히 피폐해져오는 길을 걸어온 인류를 구원하는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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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프롤로그: 모든 이야기는 국경을 넘으면서 시작되었다 1장 반칙하라, 즐겁다 -국경 너머, 자유 그리고 월경越境의 연대기 -29번째 생일, 파리에 도착하다 -파리 빈민가에서 만난 운명 -갸를롱으로 오세요 -윷놀이의 기적 -나를 지탱해준 파리의 두 남자 -프랑스 데모와 한국 데모 -파리 8대학, ‘똥개훈련’을 이겨내다 -결핍과 일탈, 자유로 가는 패스포트 -나는 그녀들을 충동질했다, 떠나라고 -옷장 속의 검은 드레스를 입을 수 있는 날 2장 자유, 사랑보다 뜨거운 -위대한 예외의 잉태 -자본주의 얼굴의 파리를 다시 만나다 -세상의 남자들, 그리고 그들의 유일한 신 -온돌과 침대, 고도 1m 차이의 문명충돌 -다시 춤추기 시작하다 -가사 노동, 그 철학적 투쟁에서 승리하다 -당신을 환영합니다, 여기는 갸를롱 -도대체 두 분이 무슨 연대를 하셨다구요? -프랑스 남자의 팍팍한 서울살이 -당신의 취향은 정말 당신 것인가? -육아, 황홀한 패자 부활전 -사랑을 의제화하라 3장 좌파 정당 잠입기 -성질 급한 지원자의 독특한 면접 -원칙 부서져도 남아있던 이유 -노조 사무국장이 되다 -쪼개진 당을 나오며 에필로그: 8월에 짐을 싼다, 또다른 월경을 위해

Description

1998년 IMF 자본이 점령군처럼 이 땅에 상륙했을 때, 대학로 공연가는 하루에 한 편의 연극도 올라가지 못하는 참담한 ‘문화의 동토’가 됐다. 28살 난 공연 기획자 목수정은 깊은 절망에 빠졌다. 개인주의자, 심미주의자 그리고 이상주의자였던 그녀는 절망에 오래 머무르기를 거부하고 인생의 다음 페이지를 열기로 했다. 절망의 다음 페이지에는 ‘파리’가 씌어져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렇게 썼다. 1천만 원이 든 통장, 국경 너머에 있는 자유, 현재를 불꽃처럼 만드는 불확정의 미래에 대한 열정을 품에 안고 국경을 넘는, 서른 다 된 딸에게 어머니는 공항에서 말했다. “이제 너는 자유다.” 그로부터 5년 후, 모녀가 다시 공항에 함께 서 있다. 어머니는 딸에게 말했다. “가라, 그리고 다시 이 집에 들어오지 마라.”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사랑, 그것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이상의 일들이 벌어졌다. 파리의 빈민가에서 68세대이며 예술가인 프랑스 남자를 만났다. 문화를 화두로 ‘다소’ 늦깎이 공부를 하고 있던 30대 목수정은 자신보다 20세 이상 많은 이 괜찮은 ‘인간’을 만나 사랑하고, 아이를 낳았다. 지금도 사랑하고 싸우고 화해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 전후 과정의 이야기와, 둘 사이의 심연에서 창조적이고 운명적으로 길어 올린 사랑과 갈등의 겉모습과 깊은 속내를 생생한 사진처럼 재현하거나, 때론 사변적인 그러나 매혹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저자의 삶을 관통한 화두였던 ‘월경越境’의 이야기가 솔직하고 경쾌하게, 그리고 자신감 충만하게 펼쳐지고 있다. 한국의 친구들뿐 아니라, 파리에서 만난 지 얼마 되지 않는 친구들에게도 자신의 ‘월경론’을 피력하며 제 나라를 떠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는 저자의 ‘포스’가 놀랍다. 이 책은 지난해 『88만원세대』를 발간해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출판사 <레디앙 미디어>가 펴내는 두 번째 책이다. 첫 책이 우울한 10~20대들의 미래 삶을 젊은 경제학자가 경쾌 발랄한 문체로 까뒤집은 것이라면, 두 번째 책은 한 여성이 녹녹치 않은 자신의 삶을 감성적 필치와 좌파적 시각으로 그려낸 자전적 에세이다. 첫 책과 닮은 점이 있다면 ‘발랄한 가면’ 뒤에 ‘발칙한 선동’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1. 이 책의 요지 파리빈민가에서 만난 인연, 시민연대계약, 여신 2007년, 인터넷 매체이기도 한 <레디앙>(www.redian.org)을 뜨겁게 달궜던 저자 목수정씨의 다소 선정적인 제목의 연재 글 '프랑스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는 이 책의 모태다. 제목 그대로, 프랑스에 유학을 갔던 저자는, 거기서 만난 프랑스 예술가와 사랑을 나누고, 결혼 없이 아이를 낳는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여전히 법적으로 비혼인 채로, 프랑스에서는 시민연대계약(PACS)을 한 동거인으로 살아왔다. 스무 살이 넘게 나이 차이가 나는 프랑스 남자와 한국에서 비혼인 채 아이 낳고 사는 일이 만만한 미션일 리 없다. 마침, 민주노동당 문화담당 정책연구원이기도 했던 그녀는 편집진의 제안을 받아들여 <레디앙>에 지극히 사적이며 동시에 지극히 정치적인 이야기를 거침없이 써나갔다. 파리의 빈민가 벨빌에서 이루어진 만남, 사진과 설치미술, 회화 등 여러 영역을 아우르는 예술가 희완과 그가 만들고 있는 비밀의 성(城) 갸를롱, 믿기지 않게 다가왔던 사랑, 이후 아이를 낳고, 기르며 한국에서 함께 살아온 이야기가 책의 한 축을 이룬다. 함께 아이가 탄생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여성 속에 내재한 신성에 깊이 공감하는 희완은 저자를 여신으로 부르고, 자신이 신도가 되는 <수정교>를 하나의 예술작업으로 완성시키기도 한다. 부부이기보다, 동지(同志)의 관계를 맺고 있는 두 사람에게, ‘가부장제’가 세상의 모순과 갈등을 제공해 왔다면, ‘여성성’은 꾸준히 피폐해져오는 길을 걸어온 인류를 구원하는 해법이라고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월경의 연대기 책의 또 다른 한축은 저자가 ‘월경(越境)의 연대기’라 부르는 흔치 않은 경계 넘기의 삶과 그 속에서 얻은 삶에 대한 통찰이다.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 낀 (아무 의미 없이 태어난) 둘째딸인 저자는 탄생의 불운한 순번으로 인해, 가부장제가 세상의 모든 모순의 근원을 이룬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음을 그리고, 적당한 결핍과 일탈이, 발목을 잡을 족쇄가 아니라 자유로운 도약의 기회라는 삶의 비밀을 일찌감치 터득하였음을 고백한다. 러시아문학에 대한 순진한 애정으로 대학에선 러시아문학을 공부하고, 관광공사라는 심하게 멀쩡한 직장을 4년 만에 그만두고, 대학로에서 공연기획자가 되어 뛸 듯이 환호했던 것이 스물여섯이었다. 3년 뒤 맞은 외환위기에 연극은 씨가 말랐고, 잔치가 끝난 후, 찢어진 포스터만 날아다니는 황량한 대학로를 뒤로하고, 프랑스로 문화의 의미를 스스로에게 설득하고자 떠난다. 문화정책을 공부했다. 이미, 문화는 공공적 차원에서 책임져야 할 과제라는 큰 해답은 떠나면서부터 갖고 있었던 셈이다. 돌아와서 가졌던 첫 직함은 국립발레단 기획팀장, 그러나 3개월 만에 물러나와, 진보정당의 문을 두드렸다. “무엇이 되는 것, 그래서 이 세상에서 무언가 업적을 남기는 것이 생의 목표가 아니라, 온전히 자유로운 의지로 진화하는 자신의 욕망에 화답하는 것, 그것이 내가 선택한 길이다”라고 저자는 못 박는다. 이는 동시에 한 우물을 파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그리하여 인류의 발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밥벌이를 해야 한다는, 전 인류가 주입시키고, 발전시켜온 생각에 대한 결연한 부정이기도 하다. “오직 존재할 의무만 있었을 뿐”인 시절로 묘사되는 유학시절의 알바기, 거기서 저자가 관찰한 사람들의 풍경, 문화정책을 공부하며 “예기치 아니하게” 사회주의자로 진화해갔던 과정들이 소설적인 에피소드들과 저자가 천착해온 문화정책 분야에 대한 주장들과 함께 버무려져 있다. 사랑은 개인들이 우연히 재주껏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학습하고 고민해야 할, 인류전체의 행복을 위한 사회적 과제라는 것도 저자가 힘주어 주장하는 대목이다. 좌파정당 잠입기 이 책의 끝부분에는 다소 민감한 주제의 글이 도사리고 있다. “학창시절 스커트자락 깨나 날리던 인물”이 뒤늦게 자칭 연분홍 사회주의자가 되어, 좌파정당에 들어가, 온 몸으로 겪은 사건들과 소감들을 적나라하게 적고 있다. 당직자들을 위한 휴식과 소통의 공간을 요구하며 벌였던 소위 ‘까페 투쟁’. 정책을 생산하고 집행하는 사람들의 상상력과 감수성 진작을 위해 <다니다>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당직자들의 문화적 나들이를 주선했던 일. 마지막 6개월 동안, 당직자 노조의 사무국장을 겸하며, 정파주의로 인해 비틀거리는 당내 민주주의, 노동자의 희망이 아니라 절망이 되어가는 당을 비판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던 경험들이 촘촘히 묘사되어 있다. 집권세력이 ‘국익’을 앞세워 삶을 유린하는 것처럼, 소위 진보정당을 표방하는 자들 역시, 노동해방 혹은 민족통일이라는 ‘대의’를 앞세워 지금 당장 우리의 민주주의를 깔아뭉개는 일은 근본적으로 같은 종류의 오류임을 저자는 지적한다. 그러면서 명확히, 알록달록한 다양성과 명랑한 진보의 새로운 기운을 만들어 가고 있는 <진보신당>에 희망을 걸고 있음을 피력한다. 모든 얘기는 국경을 건너면서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 땅따먹기를 하며, 깊은 골을 손 한 뼘으로 뛰어넘을 때, 그 안에 있던 경계는 지워지고, 깊은 골은 그대로 나의 풍요를 채워주는 마술 같은 경험을 저자는 그녀의 삶 내내 지속되었던 경계 넘기의 경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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