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소에게 노래를 불러준 소녀

켄트 너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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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그러나 엄연히 존재하는 북미 인디언의 땅으로 떠나는 여행. 이 책은 문자 그대로 ‘들소에게’ ‘노래를 불러준 소녀’에 관한 이야기다. 그것은 환상도, 미화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기록이어서 오히려 더 두려운 ‘진실’로 다가온다. 원주민의 삶에 관한 우리의 이해에서 매우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회적 통설, 오해, 고정관념을 걷어내면 여느 세계의 것과는 다르고 꿋꿋한 심장박동을 지닌 하나의 세계가 모습을 드러낸다. 서구적 관념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우리는 꿈으로 대화가 가능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꿈은 그저 꿈일 뿐이다. 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도 여기지 않는다. 돌은 살아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깊고 어두운 산속에서 만난 커다란 짐승은 두려움의 대상일 뿐이다. 우리는 짐승과 대화할 수 없다. 현대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이 사실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우리의 믿음 안에서는. 하지만 그 믿음이 고작 세계의 일부밖에 아니라면 어떨까?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차원의 현상은 결코 우리의 믿음 안에만 머무는 법이 없다.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얻을 수 있는 지혜, 그리고 그 지혜가 백 세대에 걸쳐 축적되어 자리 잡은 섭리……. 어떤 세계에서는 이런 것들이 온도계의 눈금이나 일기예보보다 더 절대적인 의미를 띠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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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프롤로그│이해 저편의 세계 1장 잊힌 비밀들 한밤의 외침 전하지 못한 이야기 영혼의 안식처 메리의 편지 당신이 올 줄 알고 있었소 녀석은 선생의 두려움을 측량하는 중이라오 검은 그을음의 집 진주 목걸이를 한 여인 철없던 시절의 이야기 잠들지 않는 땅 유령의 땅, 망자에 대한 예의 2장 서쪽으로 라코타 투스텝 독수리 사나이 대 위차샤 와칸 베풀 줄 아는 강인한 심장 요란한 침묵 신부와 펠리컨 수녀 거짓말은 금물 저는 착하디착한 개입니다 우정보다 더 큰 존중 빛이 없는 눈 노인과 소녀 조물주의 거실에서 쫓겨나다 어둠 속의 파수꾼 두 겹의 세계 대왕 톤토 인디언의 과학과 작은 친구들 3장 북극광이 춤추는 밤 죽은 자의 부름 하나의 세상과 서로 다른 법칙 잃어버린 말 춤추는 영혼들의 밤 하늘의 노래 타탕카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위대한 선물 에필로그 덧붙이는 말 옮긴이의 말

Description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그러나 엄연히 존재하는 ‘이해 저편의 세계’가 현현顯現하는 곳 북미 인디언의 땅으로 떠나는 여행 “가슴 저미는 문체와 시선을 사로잡는 이야기로 켄트 너번의 재능을 입증한다. 그의 이야기는 원주민과 비원주민을 이어주는 교각이 되어주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인간 경험의 근원에 관한 내러티브를 통해 그 둘 사이의 간극마저 초월한다.” _앤턴 트로이어, 베미지 주립대학교 아메리칸 인디언 지원 센터장 “눈을 뗄 수 없다. 켄트 너번은 존중하는 방식으로, 부드럽고 정답게 사람을 가르칠 줄 아는 보기 드문 능력을 지녔다. 이 책을 사랑한다.” _수전 화이트, 버치바크 북스 매니저 수십 년의 시공간을 넘어, 사라진 두 인디언 소녀를 찾아서 미네소타 주 레드레이크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오지브와족, 라코타족 등 여러 원주민과 어울려 지내던 저자 켄트 너번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과 교류하며 보고 듣고 경험한 일들을 몇 권의 책으로 펴냈다. 당연하게도, 그는 인디언과 대화를 나누는 법,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법, ‘백인처럼 굴지 않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또 그들이 꿈의 대화에 응답할 줄 안다는 사실도. 어느 봄부턴가, 의미를 알 수 없는 꿈이 너번에게 찾아든다. 꿈은 어딘지 비범했고, 현실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생생했다. 그리고 늘 같은 내용으로 반복되었다. 꿈에서 오지브와족 원로 메리는 너번을 찾아와 웃음 지으며 ‘노랑새’를 가리킨다. 노랑새는 너번에게 따라오라고 손짓하며 사라진다. 노랑새는 너번이 오랫동안 알고 지낸 라코타족 원로 댄의 여동생이다. 댄에게서 오래전 사라진 여동생을 수소문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던 데다, 메리에게 마음속으로 빚을 지기도 했던 너번은 반복되는 꿈의 끝에, 꿈속에 나타난 메리를 찾아가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녀의 손녀 도나에게서 뜻밖의 부고를 전해듣는다. 메리가 그에게 남긴 긴 편지가 담긴 노트와 함께. 편지는 노랑새에 관한 것이었다. 노랑새와 같은 인디언 기숙학교에서 지냈던 메리는, 소녀가 그곳에서 겪은 일들, 생전에는 차마 너번에게 털어놓을 수 없었던 일들에 관해 조심스럽게, 그러나 진심을 담아 차근차근 적어 내려갔다. “이따금 세라(노랑새)는 손 위에 새를 불러들여 새와 이야기를 주고받곤 했어요. 사제들과 수녀들은 이런 영혼의 교류를 탐탁지 않게 여겼습니다. 세라를 내보내려 했지요. 세라가 두려웠던 겁니다. 세라의 힘이 싫었던 거예요. 세라를 백인 가족에게 보내려고 했지만 흔쾌히 받아들이는 가족이 없었습니다. 일반적인 단어로는 말할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아이를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 어린 세라가 사라졌습니다. 나쁜 영혼에 씐 인디언을 가두는 감옥이 사우스다코타 주 어딘가에 있는데, 거기로 데려갔다더군요.” 메리는 여기까지의 이야기와 함께 다른 인디언 사내의 이름을 남기고 글을 마쳤다. ‘나쁜 영혼에 씐 인디언’을 가두었다는 곳에 함께 있었다던, 오지브와족 소년 베나이스였다. 베나이스가 그곳에 끌려간 이유는 부족의 오래된 풍습과 전통 의식을 배웠기 때문이었다. 베나이스는 학교에 보내져 기독교를 배우기를 강요당했고, 채찍질을 당하면서도 그를 거부하며 부족의 풍습을 지키려 노력했다. 그 결과는 인디언 정신병원에 보내져 그곳이 폐쇄될 때까지 갇혀 지내는 것이었다. 이제는 노인이 된 베나이스는 열두 살까지의 그 끔찍한 경험을 너번에게 들려준다. 또 너번이 찾는 노랑새에 관해서도. “슬픈 얼굴의 여자아이”였던 노랑새는 늘 혼자였고, 넘을 수 없는 장벽 너머의 언덕들을 공허한 눈으로 바라보곤 했다. 너번은 정신병원에 관해 계속해서 수소문하던 중, 그곳에서 일했던 한 여성의 손녀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또 다른 어두운 과거에 대해 듣게 된다. “환자 중에는 자기 부족 출신이 아무도 없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런 사람들은 누구와도 대화할 수 없었죠. 대부분 그저 멍하니 의자에 앉아 있거나 울고 또 울었답니다. 병원장은 타 지역에서 방문자들을 데려다가 그곳 사람들을 구경시키기도 했다더군요. 마치 동물원의 동물처럼 말이죠. (…) 그곳에서 태어난 아기 이야기를 들려주신 적도 있어요. 남녀를 따로 수용하긴 했지만 가끔은 통제를 벗어나는 경우도 잇는 법이니까요. 병원에서는 아기에게 이름도 지어주지 않은 채 거기 두었대요. 부모가 정신병자면 아기도 정신병자일 거라는 이유였죠. 아기는 얼마못가 죽었다고 들었어요.” 메리의 가슴 아픈 노트, 두 사람의 믿기 어려운 증언을 ‘노랑새’의 오빠인 댄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까. 고민을 거듭하던 너번은 댄과 가깝게 지내던 원주민 위노나와 그로버를 먼저 찾아간 뒤, 댄에게 소식을 전하기로 한다. 그 길에는 또 한 명의 인디언 점보, 그리고 길에서 만난 유기견 페스터스도 함께한다. 그리고 너번의 곁에는 언젠가부터 비범한 기운을 풍기는 들소 한 마리가 서성인다. 마침내 댄에게 꿈과 노랑새에 대해 들려주던 너번과 그 이야기를 전해 듣던 댄은, 이제까지의 모든 일을 하나로 꿰어낼 실마리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실마리는 ‘지’라고 불린 작은 소녀에게 쥐어져 있다. 오래전 사라진 노랑새와 생김새부터 행동거지까지 놀랍도록 닮아 있는 소녀는, 노랑새가 그랬듯 병원으로 보내질 위기에 처해 있다. 어느 날, 숲 속으로 사라진 소녀. 그리고 그녀를 찾아나서는 너번과 원주민 친구들. 이들은 소녀를 무사히 되찾을 수 있을까? 소녀는 동물과 대화하고, 돌의 소리를 듣는 능력을 지닌 채,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을까? 두 겹의 세계 - 인디언의 과학 이 책의 제목인 『들소에게 노래를 불러준 소녀』는 그 내용을 모르고 읽을 때 언뜻 신비롭고 낭만적인, 그러나 조금도 그 이상은 못 되는 흔한 인디언 세계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인디언 잠언집이나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서 익히 보아왔던, 이야깃거리 혹은 신기한 구경거리일 따름이리라고 쉽게 생각해버릴 수 있겠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책은 문자 그대로 ‘들소에게’ ‘노래를 불러준 소녀’에 관한 이야기다. 그것은 환상도, 미화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기록이어서 오히려 더 두려운 ‘진실’로 다가온다. 원주민의 삶에 관한 우리의 이해에서 매우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회적 통설, 오해, 고정관념을 걷어내면 여느 세계의 것과는 다르고 꿋꿋한 심장박동을 지닌 하나의 세계가 모습을 드러낸다. 서구적 관념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우리는 꿈으로 대화가 가능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꿈은 그저 꿈일 뿐이다. 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도 여기지 않는다. 돌은 살아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깊고 어두운 산속에서 만난 커다란 짐승은 두려움의 대상일 뿐이다. 우리는 짐승과 대화할 수 없다. 현대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이 사실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우리의 믿음 안에서는. 하지만 그 믿음이 고작 세계의 일부밖에 아니라면 어떨까?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차원의 현상은 결코 우리의 믿음 안에만 머무는 법이 없다.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얻을 수 있는 지혜, 그리고 그 지혜가 백 세대에 걸쳐 축적되어 자리 잡은 섭리……. 어떤 세계에서는 이런 것들이 온도계의 눈금이나 일기예보보다 더 절대적인 의미를 띠기도 하는 것이다. 잠식해오는 서구 문명과 전통 사이에서의 혼란과 두려움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던 북미 원주민 대다수에게 이런 “두 겹의 세계”는 낯설지 않다. “사람은 이해력을 벗어나는 뭔가를 맞닥뜨리면 그런 반응을 보이게 마련이라네. 겁을 집어먹고 혼란에 빠지는 거야. 우리 인디언들은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지. 백인들이 우리 땅에 들어왔을 때 똑같은 기분을 느꼈으니까.” 오래된 풍습에 대한 두려움, 새로운 문물에 대한 두려움, 이해할 수 없는 두 세계의 간극에 대한 두려움……. 어느 쪽으로 갈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양쪽에서 영혼을 끌어당기는 경험. 이제껏 원주민이 주로 겪어야 했던 이 혼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