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사용법

조르주 페렉 · Novel
7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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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페렉 선집' 2권. 조르주 페렉의 모든 문학적 실험과 작가적 소명의식이 녹아 있는 명실상부한 조르주 페렉의 대표작이다. 죽기 약 4년 전인 1978년, 마흔둘의 나이에 이 작품을 완성해 그해 메디치 상을 수상한다. 문학계 평단에서는 정교한 구조와 다양한 규칙 속에서 이룩한 이 수학적 퍼즐과도 같은 놀라운 소설에 눈부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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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조르주 페렉 선집을 펴내며 _5 머리말 19 제1부 제1장·계단 1 제2장·보몽 1 제3장·4층 오른쪽 아파트 1 제4장·마르키조 1 제5장·풀로 1 제6장·브레델(다락방 1) 제7장·모렐레(다락방 2) 제8장·윙클레 1 제9장·니에토와 로헤르스(다락방 3) 제10장·제인 서턴(다락방 4) 제11장·위팅 1 제12장·레올 1 제13장·로르샤슈 1 제14장·댕트빌 1 제15장·스모프(다락방 5) 제16장·셀리아 크레스피(다락방 6) 제17장·계단 2 제18장·로르샤슈 2 제19장·알타몽 1 제20장·모로 1 제21장·기관실에서 1 제2부 제22장·로비 1 제23장·모로 2 제24장·마르시아 1 제25장·알타몽 2 제26장·바틀부스 1 제27장·로르샤슈 3 제28장·계단 3 제29장·4층 오른쪽 아파트 2 제30장·마르키조 2 제31장·보몽 3 제32장·마르시아 2 제33장·지하 창고 1 제34장·계단 4 제35장·수위실 제36장·계단 5 제37장·루베 1 제38장·엘리베이터 기계실 1 제39장·마르시아 3 제40장·보몽 4 제41장·마르키조 3 제42장·계단 6 제43장·풀로 2 제44장·윙클레 2 제45장·플라세르 1 제3부 제46장·제롬 씨(다락방 7) 제47장·댕트빌 2 제48장·알뱅 부인(다락방 8) 제49장·계단 7 제50장·풀로 3 제51장·발렌(다락방 9) 제52장·플라세르 2 제53장·윙클레 3 제54장·플라세르 3 제55장·프레넬(다락방 10) 제56장·계단 8 제57장·오를로브스카 부인(다락방 11) 제58장·그라티올레 1 제59장·위팅 2 제60장·시노크 1 제61장·베르제 1 제62장·알타몽 3 제63장·배달 문 입구 제64장·기관실에서 2 제4부 제65장·모로 3 제66장·마르시아 4 제67장·지하 창고 2 제68장·계단 9 제69장·알타몽 4 제70장·바틀부스 2 제71장·모로 4 제72장·지하 창고 3 제73장·마르시아 5 제74장·엘리베이터 기계실 2 제75장·마르시아 6 제76장·지하 창고 4 제77장·루베 2 제78장·계단 10 제79장·계단 11 제80장·바틀부스 3 제81장·로르샤슈 4 제82장·그라티올레 2 제83장·위팅 3 제5부 제84장·시노크 2 제85장·베르제 2 제86장·로르샤슈 5 제87장·바틀부스 4 제88장·알타몽 5 제89장·모로 5 제90장·로비 2 제91장·지하 창고 제92장·루베 3 제6부 제93장·4층 오른쪽 아파트 3 제94장·계단 12 제95장·로르샤슈 6 제96장·댕트빌 3 제97장·위팅 4 제98장·레올 2 제99장·바틀부스 5 에필로그 시몽크뤼벨리에 거리 11번지 배치도 부록 찾아보기 연표 작품에 서술된 이야기 목록 추신 * 조르주 페렉 연보 주요 저술 목록 작품 해설 옮긴이의 말

Description

20세기 후반 프랑스 현대문학 실험의 결산이자 페렉 문학의 정수 『인생사용법』은 조르주 페렉의 모든 문학적 실험과 작가적 소명의식이 녹아 있는 명실상부한 그의 대표작이다. 죽기 약 4년 전인 1978년, 마흔둘의 나이에 이 작품을 완성해 그해 메디치 상을 수상한다. 문학계 평단에서는 정교한 구조와 다양한 규칙 속에서 이룩한 이 수학적 퍼즐과도 같은 놀라운 소설에 눈부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르노도 상을 받은 첫 소설 『사물들』(1965)이 있기 전까지, 갈리마르 등 유명 출판사로부터 몇 번이고 원고 출간을 거절당했던 습작 시절이 그에게도 있었다. 아우슈비츠의 홀로코스트 희생자였던 부모들이 떠나고 혼자 남은 세계, 고아이자 유대인으로 살아야 했던 현실 세계의 잔혹함과 이데올로기의 허상으로부터 그의 결핍과 생존을 떠안아줄 집념의 세계는 오직 문학적 유희뿐이었다. 1967년 실험문학그룹 울리포Oulippo에 가입하면서 그의 문학은 더욱 활력을 띤다. 양식화된 글쓰기에서 탈피해 온갖 언어적 유희, 형식적 실험을 실천하여 그 재능을 인정받는다. 그러나 글재주를 넘어 인간을 깊이 이해하는 작가, 인간을 품을 수 있는 대작가로 인정받게 된 것은 이 소설을 통해서였다. 그는 이 방대한 분량의 작품에서 비로소 인간을 포용하는 따듯한 시선으로 자신의 삶과 마주할 수 있었고, 그만의 개성적인 문체미학을 구축할 수 있었다. 페렉은 일상적인 사물들에 대한 ‘치밀한 묘사’와 독자가 눈치 챌 수 없게 기존 작품들의 구절을 곳곳에 배치하는 ‘인용의 글쓰기’라는 수법으로, 있는 그대로의 현실로부터 인간적 관계와 사회적 상황의 폭넓은 성찰로 그 범위를 확장시킨다. 이런 방법으로 페렉 자신이 말한 ‘일상의 사회학’을 구현하는 것이다. 퍼즐이 지니는 외적인 특정들에도 불구하고 퍼즐은 혼자 하는 놀이가 아니다. 퍼즐을 맞추는 이가 수행하는 각각의 행위는 퍼즐을 제작한 이가 이미 행한 행위다. 그가 몇 번이고 손에 쥐어보면서 검토하고 어루만지는 각각의 조각, 그가 시험하고 또 시험하는 각각의 조합, 각각의 모색, 각각의 직관, 각각의 희망, 각각의 절망은 타인에 의해 이미 결정되고 계산되고 연구되었던 것들이다. ―「머리말」 부분(본문 22쪽). 시몽크뤼벨리에 거리의 한 아파트가 세계의 축소판이 되다 『인생사용법』의 무대는 가상공간으로, 파리 17구 시몽크뤼벨리에 거리의 한 아파트다. 지하 2층, 지상 8층의 이 건물에서 펼쳐지는 시간은 소설의 맨 마지막에서 1975년 6월 23일 저녁 8시경의 찰나로 모두 수렴된다. 즉 이 소설의 은유적 배경 이야기의 주인공인 부유한 영국인 바틀부스의 사망 시각이다. 그는 젊은 시절 이 건물에 사는 수채화가 발렌으로부터 10년간 그림을 배워 20년 동안 세계 곳곳을 떠돌며 500개의 항구를 수채화로 그린다. 이 그림을 퍼즐제작자 윙클레에게 건네 그림 퍼즐을 만들게 하여 20년간 방에 틀어박혀 ‘퍼즐 맞추기'에 골몰하다 끝내 숨지는 인물이다. 그러나 '소설들'이라는 부제가 보여주듯이, 이 건물 안 각각의 인물과 사물이 시공간을 달리하며 빚어내는 깨알 같은 소소한 이야기들, 인생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이 이야기들이야말로, 페렉의 문학적 허구가 선사하는 가장 찬란한 요소이다. 그래서 99개의 장별 제목은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인물이거나 그 인물이 사는 공간이다. 이 건물 거주자들 각각이 끌어들이는 100년 전 먼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사연들과 국가와 대륙을 달리하는 수없는 장소들이 서로 조합되면서, 이 건물 자체가 개개인의 인생과 세계의 거대한 사건을 보여주는 일종의 축소 모형이 된다. 페렉은 이러한 축소 모형속에 사는 사람들을 순차적으로 서술하지 않고 독특한 규칙(체스의 행마법)에 따라 서술해감으로써 정형화된 장르적 양식을 탈피해 이 소설의 배경 자체가 일종의 거대한 퍼즐이 되는 묘를 발휘한다. 페렉이 전해주는 각각의 사연을 담은 이야기들은 책 말미의 부록에 실려 있다. 다시 말해, 총99개의 장에 107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이 소설이다. ‘공중그네에서 내려오기를 거부했던 곡예사 이야기' '단어들을 말소했던 남자 이야기' '마구상과 그의 여동생, 그리고 매제의 이야기' '83번이나 악마를 나타나게 했던 여인 이야기' '좋아하는 놀이를 빼앗긴 햄스터 이야기' '히틀러의 생존 가능성에 관한 증거를 모았던 창고 계장 이야기' 등으로 이어지는 각각의 사연들과 사람들. 이 낱낱은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이 아닌 온전한 유기체적 구조로 되살아나면서 단 하나뿐인 유일무이한 생 그 자체가 된다. 즉 개별 이야기들은 독립된 이야기로 존재하는 동시에 이 아파트 내의 공동 영역에서 얽히고설킨 관계적 지리를 드러내면서, 공동의 삶과 개인의 삶 사이를 넘나들며 다양한 방식으로 연대하는 관계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부분의 총합이 전체를 구성하는 퍼즐 자체의 속성을 벗어나 인생이 던지는 신비의 질문으로 확장된다. 결국 바틀부스는 그토록 매달렸던 퍼즐을 완성하지 못한 채 수수께끼와도 같은 결과의 퍼즐판을 남긴 채 이미 자신이 예비해놓은 함정과 더불어 죽음의 미명 속으로, 인생의 신비 속으로 사라진다. 30명의 작가, 인용과 다시쓰기, 생존과 위반의 이야기 구조 페렉은 우리 시선의 사각지대에 있는 무생물화된 삶을 구조해내는 것을 작가적 소명으로 여겼다. 그리하여 한 개의 장면, 한 개의 사물에 낱낱이 개성화된 인격과 특수성을 부여하고, 명징한 시선으로 그것들을 묘사해간다. 이 아파트의 방 하나하나, 그 안에 있는 사물 하나하나는 결코 똑같은 게 없다. 이를 위해 페렉은 10×10 체스판과 이 아파트를 병행해놓고, 체스의 행마법을 도입해 각 방을 우연적 질서에 따라 기술한다. 또 라틴제곱사각형이라는 수학방정식을 끌고와 방 내부를 구성하는 갖가지 변이들을 만들어내어 그 어느 것 하나도 겹치지 않게, 유일무이한 삶의 일회성과 우연성을 작품의 구조로 승화시킨다. 즉 여기에 있는 의자, 침대, 커튼, 벽지의 색, 배경 시대, 인용할 작가의 문장들 등 전체를 조직하는 작업일람표를 작성해 아주 치밀하고도 수학적인 창조주의 마인드로 시적인 구성을 선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인용'과 '다시쓰기' 즉 반복과 차이를 통한 의미 생산이라는 글쓰기 형식을 기반으로 위반에 위반을 거듭한다. 다시 말해 그 인용구들은 페렉의 작품 속 일부로 구성되는 동시에 그 본래의 독자성을 온전히 간직한 채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의 말미 부록에서 밝힌바, 페렉은 30명의 작가―프랑수아 라블레, 로렌스 스턴, 쥘 베른, 귀스타브 플로베르, 레몽 크노, 프루스트, 카프카, 뷔토르, 나보코프, 보르헤스, 조이스 등―에 페렉 자신의 작품까지 포함해 인용하는 이중의 위반도 서슴지 않는다. 작품의 선두에서 밝히고 있듯, 이 모든 차용과 변용의 집필 방식에서 직간접으로 영향받은 현실과 허구의 세계를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는 페렉과 함께 호흡했던 당대의 구조주의/후기구조주의자들의 세계관 속에서 각각의 개별성보다는 전체의 관계 구조나 조합에 따른 의미 생산, 각각의 구조가 지닌 상대성, 즉 결여와 일탈을 통한 페렉식의 문학적 유희, 수학적 문학의 치환인 셈이다. 텍스트와 이미지의 콜라주―호명하기, 찾아보기, 기억하기 페렉의 이 소설은 텍스트 중간중간 다양한 이미지―광고용 선전 문구, 명함, 팻말, 식당 메뉴판, 카탈로그 등―가 콜라주된 작품이다. 20세기를 살아간 프랑스인이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빙긋이 웃음 지을 만한, 그때 당시의 풍속이나 세태가 고스란히 담긴 하찮고 사소한 이 일회용 사물을 페렉은 작품 속 한 인물의 일생으로, 그 인물이 사는 역사적 사회적 맥락으로 재편시킨다. 마치 방금 그가 본 것을 한국 독자에게도 눈앞에 바로 가져온 듯하다. 게다가 흔히 소설에서는 찾기 힘든 ‘찾아보기'까지 있다. 이를 통해 독자가 기억하지 못하고 지나쳤을 법한 이름들을 다시 호명한다. 이는 망각에 대한 저항이자 기억을 통한 삶의 지속에 대해 반추하고 또 성찰하려는 페렉의 문학적 전략인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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