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즐겁고 지적인 도쿄라니!”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쿄의 매력이 구석구석 펼쳐진다
★ 『거인의 노트』 저자, ‘김 교수의 세 가지’ 유튜브 채널 운영자, 김익한 교수 강력 추천
★ ‘기억기관’으로 만나는 새롭고 풍성한 도쿄
★ 한 차원 높은 일본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
지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와 온천, 음식, 쇼핑, 문화유산 등의 다양한 관광 콘텐츠는 예전부터 사람들의 발길을 부지런히 일본으로 끌어들였다.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에 더해, 최근에는 엔화의 약세로 인해 제주도보다 일본 여행이 더 경제적이라는 인식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많은 여행객이 온천, 후지산, 도쿄 디즈니랜드, 교토의 전통 사찰 등 비슷비슷하고 익숙한 관광지만 방문하고 돌아오는 데 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나라를 제대로 이해하고 깊이 있게 느끼는 데 있어 ‘기억기관’만큼 적절한 곳이 있을까. 특히 세계적인 메트로폴리탄이자 풍부한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꾸준히 하는 도쿄의 기억기관이라면 식상한 여행, 겉핥기식 여행에 지친 사람들에게 영감과 신선한 자극을 주기에 충분하다. 『도쿄 모던 산책』의 저자는 20년 넘게 국회도서관이라는 주요 기억기관에서 전문 사서로 근무하며 도서관의 역할을 기획하고 관리해왔으며 스스로를 ‘기억기관 칼럼니스트’라고 칭할 만큼 기억기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런 저자가 가이드 역할을 맡아 도쿄의 기억기관 구석구석으로 안내하기 때문에 더욱더 믿음직하고 생생하다. 도쿄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억기관을 소개하고, 에도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일본 문화를 깊이 있게 전달하는 저자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그 문화적 체험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영감을 발견하게 된다.
책은 뻔한 관광지를 넘어 도쿄의 기억기관을 탐험하는 새로운 여행 경험을 제안하며, 독자에게 일본 문화의 진정한 매력을 발견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남기고 새로이 의미를 창조해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기억기관(memory institution/ memory organizations)이란?
기록 보존소,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등 ‘인류를 위한 집단적 기억의 수호자’ 역할을 수행해온 기관을 통칭하는 용어. 한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전시하는 것을 넘어, 그 사회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반영하는 중요한 문화적 거점이다.
“당신은 도쿄에서 무엇을 보고 왔나요?”
시공간을 초월한 도쿄의 기억기관에서 영감을 얻다
같은 나라를 여행했다고 해도 다 같은 여행은 아닐 것이다. 북적이는 관광지를 점을 찍듯 다녀오는 여행을 한 사람과 자신만의 테마를 정해서 주체적으로 여행 루트를 짜서 보고 싶은 것을 한가득 눈에 담아온 사람의 여행은 다를 수밖에 없다. ‘남들이 다 본다면 나도 봐야지’ 하는 여행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신만의 취향과 관심사를 반영한 여행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도 『도쿄 모던 산책』의 출간은 반가운 소식이다.
책은 ‘모던’으로 분류할 수 있는 메이지시대와 에도시대의 문화를 오늘의 시각으로 소개하는 각종 기억기관을 소개하면서 한 차원 높은 도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그저 여행을 다녀온 것이 아니라 저자가 와세다대학교 방문학자로서 몇 년간 도쿄에 살며 구석구석의 기억기관을 탐구한 결과를 담고 있어, 소개의 밀도와 깊이가 남다르다.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신중진 교수가 “단순한 여행 가이드를 넘어서 문화와 역사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문화예술 탐구서”라고 평가한 이유이다.
1부에서는 근대(modern)를 살펴보고 2부에서는 근세(early modern)로서의 에도를 다루며, 오늘날의 우리에게 가까운 과거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구성 방식을 택해 점차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공간적으로도 가까운 곳을 묶어 소개하여 독자들이 효율적으로 방문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다양한 그림과 사진, 아기자기한 지도가 읽는 재미에 보는 재미까지 더해주는 책이다. 또한 세계사적인 사건과 지식문화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연표로 정리해 수록한 것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국립국회도서관, 도쿄국립근대미술관, 에도도쿄박물관 등 대표적인 기관부터 소세키산방기념관, 치히로미술관 같은 특색 있는 장소까지 다양한 기억기관을 방문하는 동안, 일본 문화와 역사를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안목이 자라날 것이다.
레트로, 앤티크, 빈티지, 클래식……
옛것이 더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오는 마법 같은 순간
문화 예술계에는 이런 말이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레트로나 앤티크, 빈티지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것이 새롭게 유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또한 과거의 것에는 오늘날의 것으로는 범접할 수 없는 클래식한 기품이 쌓여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기억기관에서는 그런 반짝이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순간을 만날 수 있다.
기억기관을 탐험하다 보면 그 시대를 살았던 문인과 건축가 등 다양한 사람들의 생동감 있는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일을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영감도 얻을 수 있다. 저자의 세심한 관찰과 깊이 있는 해석은 독자들로 하여금 도쿄라는 도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오래된 것을 낡은 것이 아니라 새롭고 매력적인 것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익숙한 도쿄라는 도시를 다소 낯설게 바라보는 가운데 창의적인 관점이 생겨나는 즐거움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와 예술은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지금껏 쌓아온 것을 전해줌으로써 미래의 갈피를 잡아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기억기관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삶의 의미와 방향에 대한 새로운 영감까지 불어넣는다고 하겠다.
『도쿄 모던 산책』은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은 물론이고 문화와 예술에 관심 있는 모든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또한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는 독자에게는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큰 흐름 속에서 삶을 바라보고 계획하는 계기까지 마련해준다. 도쿄의 숨겨진 매력 발견, 일본 문화에 대한 더욱 풍성한 이해, 내 삶을 넓게 조망하는 영감, 이 세 가지가 바로 책이 선사하는 선물이다.
나의 취향과 내 삶의 주제를 큐레이션하다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만끽하고 내일을 계획하는 속 깊은 여행
도쿄의 다양한 기억기관에서 저자가 방문했을 당시(2020년~2023년) 진행되었던 전시를 눈으로 직접 디테일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것도 책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일본의 각종 기억기관이 지역적 특색, 시대적 특색, 각종 에피소드, 문화적 자료 등을 어떠한 방식으로 큐레이션하여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제공했는지를 실감나게 살펴보는 가운데 나의 일이나 나의 취향, 내 삶의 주제를 큐레이션할 수 있는 힌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책 자체가 저자가 섬세한 발길과 손길로 큐레이션해놓은 기억기관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전문 큐레이터가 정성스럽게 전시를 기획하듯, 기억기관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씨줄과 날줄로 차분히 엮여 독자가 알아보기 쉽게 책 안에 자리하고 있다. 기억기관을 누비는 동안 독자는 자신만의 문화적 취향과 관심사를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도쿄 모던 산책』은 단순히 일본 문화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 스스로가 삶의 아티스트이자 큐레이터가 되어 자신만의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지적이고 감성적인 여정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