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저자 브래드 스털버그는 맥킨지앤컴퍼니 소속 유능한 컨설턴트였다. 그는 2010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가 의료 정책 구성안을 마련할 때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후 그는 커리어의 방향을 돌려 《포천》 500대 기업의 경영인, 의사와 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운동선수들의 성장과 성공을 코치했다. 또 그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기계발서 《피크 퍼포먼스》를 펴냈고 이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한마디로 그는 잘나가는 성과 전문가가 되었다.(16쪽)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그는 어느 날부턴가 성과 강박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남들보다 앞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했던 것이다. 그래서 항상 불안하고 초조했으며 자주 산만해지거나 무기력해졌다. 모든 걸 포기해 버리고 싶은 부정적인 충동과 싸워야 했고 번아웃에 빠지기를 반복했다. 그의 내면과 일상은 송두리째 흔들렸지만 그는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무엇보다 성과 전문가인 자신이 성과 강박 때문에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었다.
다양한 삶의 굴곡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나를 지탱하는 내면의 힘과 자신감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그는 불교, 기독교, 도교, 스토아철학 등 고대 경전과 철학 속 가르침을 공부했다. 또 인지 과학과 심리학, 행동학과 사회학 연구를 참고했다. 미국 육상 올림픽 대표 세라 트루, 뮤지션 사라 버렐리스와 마이크 포즈너, 농구 스타 케빈 러브, 배우 앤드리아 바버, 임상 심리학자 스티븐 헤이즈 등 강박과 번아웃을 극복하고 더 단단하게 성장한 이들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들었다.
그 결과 일상에 단단하게 뿌리내릴 때 수많은 욕망과 고민에도 흔들리지 않고 더 높이,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세계 최고의 성과 전문가가 ‘성과만 좇지 않는 법’을 알려 주는 진솔한 강박 극복기이다. 또 표류하는 몸과 마음을 다잡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과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실천법을 담았다.
불확실한 세상, 무한 경쟁 사회, 아직은 괜찮다는 착각에서
어떻게 나를 지켜야 할까?
“마음이 항상 급하고 뭔가에 쫓기는 기분이 들어요.”
“휴일에 쉬고 있어도 뒤처진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아요.”
“손에서 스마트폰을 못 놓겠어요. 이메일, SNS, 메신저를 확인하느라 집중이 안 돼요.”
“괜히 마음이 공허하고 외로워요. 성공, 자기 계발, 발전 같은 말을 들으면 숨이 턱 막혀요.”
“나만 혼자서 아등바등, 전전긍긍하며 사는 것 같아요. 안절부절못하는 내 모습도 싫고요.”
나이, 성별, 직업, 인종, 국적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더 잘 해내야 하고, 더 건강해야 하며, 더 긍정적으로 여겨야 하고,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저자는 이런 삶의 태도를 ‘영웅적 개인주의(heroic individualism)’라고 부른다. 영웅적 개인주의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삶의 속도를 늦추지 못하고, 과도하게 자신을 밀어붙이며, 결승점에 다다라도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14쪽) 마치 불교의 아귀(餓鬼)처럼 먹어도 먹어도 굶주림 때문에 괴로워하는 존재처럼 말이다. 결국 어느 곳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한 채 허우적거리게 된다.
하지만 수십 미터 높이로 자란 나무들을 떠올려 보자. 높은 쪽 가지는 바람에 세차게 흔들리지만 밑동은 바위처럼 미동조차 없다. 굳센 뿌리가 땅에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뿌리가 튼튼하면 삶의 변덕스러운 비바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13세기에 활동한 신학자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깊고 묵직하게 안착할수록 높고 가볍게 날아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29쪽) 즉, 일상에 단단하게 뿌리내릴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과 오래가는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행복은 현실에서 기대를 뺀 값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행복은 더 많은 것을 바라거나 얻기 위해 애쓰지 말고 현재의 삶을 잘 꾸리고, 거기에 온전히 집중할 때 얻을 수 있다.(25쪽) 최고가 되기 위해 죽도록 노력하거나,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에만 몰두하거나, 지나간 어제와 아직 다가오지 않은 내일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그만두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은 내면 깊은 곳의 뿌리를 기르고 일상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원동력으로 ‘수용, 취약성, 유대, 운동, 인내, 집중’이라는 6가지 원리를 소개한다.
성과 전문가가 알려 주는
‘성과 대신 지속 가능한 성장과 행복을 좇는 법’
지금으로부터 수천 년 전, 야만의 세상에서 인간의 먼 조상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무자비한 힘? 상대적으로 뛰어난 지능? ‘취약한 유인원’ 가설은 각자의 약점을 드러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합치며 연민과 유대를 강화한 무리가 살아남았다고 설명한다.(173쪽) 이는 현재의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과 한계를 인정하면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확신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사회학에서는 이를 ‘지적 겸손’이라고 한다. 또 자신의 취약한 면을 조직 구성원과 적절하게 공유하면 심리적 안정감이 높아지고 유대가 깊어진다.(171쪽)
저자는 성과 전문가인 자신이 성과 강박 때문에 괴로워하는 아이러니를 인정할 수 없었다. 심지어 자신이 이중생활을 하는 사기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인본주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내가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상황을 부정하지도, 피하지도 않기로 했다. 그리고 잡지 《아웃사이드》에 강박 경험담을 기고했다. 자신의 커리어를 무너뜨릴 수도 있는 내용이었지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그러자 전 세계 수많은 독자로부터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받았다. 또 주변 사람들과 속내와 도움을 주고받으며 더 돈독해질 수 있었다.(159쪽) 이처럼 우리의 삶이 단단해지려면 나에게 닥친 문제와 상황을 수용하고, 괴로움과 취약한 부분을 드러내며, 깊고 특별한 유대 관계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현실을 직시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UC버클리대학교의 한 연구진은 ‘자신과 거리 두기’ 방법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지금 내 상황을 친구가 똑같이 겪는다고 상상해 보는 것이다. 혹은 지금보다 수십 살 나이가 들어 더 현명해진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상상하는 것이다. 나는 그 친구나 과거의 나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어떤 조언을 해 줄까? 이런 상상을 하는 동안 깊이 매몰되어 있던 상황과 문제에서 빠져나와 한발 뒤로 물러날 수 있고 보다 현명한 대처가 가능해진다.(69쪽)
더 높이, 더 멀리 가려면 내면과 일상에 단단히 뿌리내려야 한다
소속과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또 다른 활동은 바로 운동이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 함께 몸을 움직일 때 본능적으로 집단적 즐거움을 느낀다. 이러한 감정은 원시 시대에 사냥할 때 협력하면 생기는 이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 운동을 같이하면 엔도르핀과 옥시토신 같은 신경 화학 물질이 분비되어 애정과 유대가 커진다.(240쪽)
여럿이 아니라 혼자서 운동하더라도 어쨌든 몸을 움직이는 활동은 삶과 일상이 보다 단단해지는 데 도움을 준다. 세계적인 체스 마스터 모리스 애슐리는 “신체 역량과 두뇌 역량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실제로 체스 마스터들에게 체력 단련은 중요한 우승 공식이다. 운동처럼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면 감정을 조절하거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쉬워지고 창의력과 기억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245쪽) 또 운동은 무조건 빨리 가기보다 천천히 꾸준하게 가야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인내와, 산만함의 유혹에서 벗어나 현재에 몰입할 수 있는 집중의 가치를 깨닫게 해 준다.
예를 들어 2018년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수립한 엘리우드 킵초게의 성공 비결은 결코 훈련에서 무리하지 않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