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사람의 십 년

펑지차이
40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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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문화대혁명 시기 보통 사람들이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책이다. 당사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구술 문학의 형태로 엮었다는 점에서,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세컨드 핸드 타임>과 비교할 수 있겠다(물론 저자도 문혁의 피해 당사자이다). 1980년대 중반, 저자인 펑지차이가 신문에 문혁 경험담을 공모하자 4천 통이 넘는 편지가 도착했다. 그는 편지를 일일이 읽고 그중 수백 명을 직접 인터뷰했으며, 1986년부터 그 가운데 백 사람의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1996년 29편의 글을 모아 중국에서 단행본으로 출판되었으며, 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한국어판에는 17편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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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한국어판 서문: 시대를 기록한다는 것 7 서문: 역사의 잘못은 얻기 힘든 재산이다 9 첫 번째 이야기: 세상의 모든 종이를 주워 남편을 구하려 한 여인의 이야기 16 두 번째 이야기: 혁명과 사랑, 그리고 숭배의 대가 31 세 번째 이야기: 빛나던 청춘의 시간들 71 다섯 번째 이야기: 할 말은 해야 하는 입 91 여섯 번째 이야기: 나는 도대체 죄가 있는 건가요, 없는 건가요? 104 여덟 번째 이야기: 원자탄보다 대단한 문화대혁명 123 아홉 번째 이야기: 여덟 살짜리 사형수 142 열 번째 이야기: 잃어버린 30년 155 열한 번째 이야기: 지혜로운 사람 178 열세 번째 이야기: 웃지 못하는 사나이 192 열다섯 번째 이야기: 누군가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것 211 열여섯 번째 이야기: 딴사람이 되다 228 스무 번째 이야기: 고난 속에서 빛나는 유머 254 1. “내가 나에게 묻는다” 254 2. 주 아줌마 261 3. 괘종 267 스물두 번째 이야기: 사기당하기 딱 좋은 성격 272 스물세 번째 이야기: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295 스물네 번째 이야기: 역사는 반복된다 316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 63호 수용소 340 1. 첫 번째 여인: 삶과 죽음이라는 의문부호 347 2. 두 번째 여인: 영원한 그리움 360 지은이와의 대화: 고통 받았던 한 세대 모든 중국인을 위하여 370 지은이 후기: 이 책을 쓰게 된 이유 384 옮긴이 후기: 보통 사람들의 문혁을 기록하다 390 문혁 일지 396

Description

“그 시절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틀림없이 훌륭하게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텐데……. 틀림없이.” - 문화대혁명, 현대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사건 - 사회과학적 문제의식과 문학적 글쓰기로 시대를 기록하다 - 보통 사람들이 실제 겪었던 문혁의 생생한 경험 -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구술 문학 이 책은 중국 문화대혁명(이하 문혁) 시기 보통 사람들이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당사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구술 문학의 형태로 엮었다는 점에서,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세컨드 핸드 타임>과 비교할 수 있겠다(물론 저자도 문혁의 피해 당사자이다). 1980년대 중반, 저자인 펑지차이가 신문에 문혁 경험담을 공모하자 4천 통이 넘는 편지가 도착했다. 그는 편지를 일일이 읽고 그중 수백 명을 직접 인터뷰했으며, 1986년부터 그 가운데 백 사람의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1996년 29편의 글을 모아 중국에서 단행본으로 출판되었으며, 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한국어판에는 17편이 실렸다. 문혁을 기록하기로 마음먹다 1967년 바람 부는 어느 엄동설한의 밤. 누군가 펑지차이의 집 문을 두드렸다. 홍위병들이 들이닥치는 소리일까 봐 그는 잔뜩 겁을 먹은 채 문을 열었다. 뜻밖에도 그의 가장 친한 친구가 문밖에 서 있었다. 그는 중학교 선생님이었는데 우파로 몰려 반 년 동안 감금되어 온갖 고초를 겪었으며, 풀려나자마자 그를 찾아왔다고 했다. 반 년 동안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는 그는 피골이 상접해 있었다. 평소에 가장 아꼈던 제자들이 그가 잠꼬대하는 버릇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감옥에서 매일 밤 그가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잠꼬대를 기록하고 그 다음날 잠꼬대가 가진 불순한 의미를 추궁했다는 것이다. 친구는 잠꼬대를 할까 두려워 잠을 잘 수 없었다. 반년 동안 잠과 사투를 벌이느라 눈에 핏발이 가득한 그가 말없이 담배를 피우다가 비탄과 절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나중에 태어난 사람들은 우리가 이렇게 살았다는 걸 알 수 있을까? 이런 상황과 이런 비극을 말이야. 앞으로 세월이 흘러 우리가 모두 죽으면 우리 세대가 겪었던 일들을 누가 알 수 있겠어? 그렇게 되면 우리는 괜히 헛고생만 한 것 아니겠어? 지금 이런 일들을 기록하는 사람이 있기는 한 거야?” 그래서 펑지차이는 문혁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 보통 사람들의 문혁을 기록하다 1976년 사인방이 체포되면서 약 10년 동안 중국을 거의 ‘내란 상태’로 몰았던 문혁은 공식적으로 종결되었다. 중국 정부는 문혁 기간 중 3만4,800명이 죽었고 70만 명 이상이 박해를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한 1981년 6월 27일, “건국 이래 약간의 역사적 문제에 대한 당의 결의”를 통해 “문혁은 마오쩌둥의 개인적 과오로, 린뱌오와 장칭 등 반동 세력에 의해 당과 인민들에게 많은 재난을 몰고 왔다.”고 평가했다. 덧붙여, 문혁은 마오의 과오이기는 하나, 여전히 그는 과오보다는 공이 더 많은 혁명적 지도자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 뒤 문혁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공식 평가는 이 틀에서 한 치도 벗어난 적이 없다. 다시 말해, 문혁은 마오의 일시적인 판단 착오로 발생했지만 그 과정에서 장칭 등 사인방 세력과 반동 세력이 상황을 잘못된 방향으로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그 결과 대부분의 책임은 사인방과 반동 세력들이 뒤집어썼고, ‘혁명적인 마오쩌둥’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인민들에게 ‘붉은 태양’으로 숭앙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는 문제는 있다. 당시 ‘동원’되었던 대부분의 어린 홍위병들과 인민 대중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상흔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공식적인 사과나 반성을 한 적이 없다. 문화대혁명을 기획하고 이끌었던 마오쩌둥에 대해서는 공과를 명확히 구분하면서 공이 과보다 많은 위대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문혁 때 마오쩌둥에 의해 ‘주자파’와 ‘당권파’로 몰려서 국가 주석에서 하루아침에 ‘인민의 적’이 되어, 허난 성 카이펑 시의 한 공장 건물에서 처참한 몰골을 한 ‘무명’의 시체로 발견되었던 류사오치 역시 ‘위대한 혁명가’로 명예를 회복했다. 하지만 ‘잃어버린 10년’을 고통스럽게 지나왔던 인민 대중에게는 그 어떤 구체적이고 공식적인 사과와 평가도 생략되었다. “나는 일부러 보통 사람들의 경험을 기록했다. 밑바닥 민초들의 진실이 바로 역사의 진실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이다. “중국이 지난 50년 동안 문혁을 뒤돌아보면서, 애써 무시하려 했던 것도 어쩌면 ‘인민’이라는, 생명이 있고 감정이 있고 개성이 있는 실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번역자의 말이다. 이 책 <백 사람의 십 년>은, 이들 구체적인 ‘인민’의 생명과 감정과 개성을 싣고 있는 구술문학 작품이다. 또한 어떤 ‘관점’이나 ‘입장’에서 문혁을 분석하고 평가하기보다, ‘전체 인류를 해방하기 위해’ 분투했으나 가해자로서든 피해자로서든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렸던, 1960년대 문혁 시기의 ‘독특한 인간 유형’이자 ‘비극적 인간상’에 관한 종합적 기록이다. 잃어버린 10년, 중국 인민들에게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을 통틀어 느낄 수 있는 정서는 웃프게도 ‘황당함’ 같은 것이다. 왜 자신이 우파가 되었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1976년 4인방이 잡혔다고 왜 자신이 우파가 아니게 되었는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 어느 날 갑자기 문혁이 끝났다며 ‘죄가 없어진’ 사람들은 오히려 10년 동안 자신이 겪었던 비극은 그럼 무엇 때문이었는지 알지 못해 괴로워한다. “가끔은 모든 진실이 밝혀졌으면 해요. 모든 걸 명백하게 알고 나면 여한 없이 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누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만 알면 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진실을 아는 것이 두렵기도 합니다. 내 추측이 맞는다면 나는 그저 남들 권력투쟁의 희생양이었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사람은 한 번밖에 살 수 없는데, 내 인생이라는 게 남들 싸울 때 아무렇게나 더러운 물웅덩이에 던져진 돌멩이와 뭐가 다르겠어요.” 가해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이 책의 번역자가 직접 만난, 문혁 당시 주요 홍위병 대장들은 인터뷰 도중 예외 없이 눈물을 흘리거나 통곡을 했다. “그 당시 십대에 불과했던 우리에게 누구도 그런 (때리고 부수는 등의 폭력적인) 행위가 패륜적이고 범죄적인 것이라고 말해 주지 않았다. 오히려 많은 어른들은 우리를 부추겼고, 우리는 그것이 정말로 위대한 혁명을 하는 일이라고만 여겼다. 하지만 문혁이 끝난 뒤, 우리는 마오쩌둥의 충실한 어린 혁명가에서 하루아침에 부모와 선생을 고발하고 학대한 패륜아가 되었다…….” 문화를 혁명하다? 오랫동안 형성되어 온 관습과 문화를 일거에 쓸어버리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개조하거나 제거한다는 위로부터의 발상은 가까운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드물지 않다. 문화대혁명뿐이 아니라 종교전쟁, 파시즘, 학살, 인종 청소 등도 이런 발상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무엇을 위해 시작되고 사후에 어떻게 평가되든, 정작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은 그 문화, 종교, 관습의 일상을 살아온 보통 사람들이기 마련이다. 저자의 말을 빌면 보통 사람들의 세계에서 문화‘혁명’이란 이런 것이다. “인간의 약점과 질투, 겁약, 자아, 허영, 나아가 인간 본성의 장점, 용기, 성실함, 진실 등이 모두 동원된 것이 바로 문혁이다. 그것은 내게 정치가 일단 휴머니즘을 벗어나면 사회적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문화대혁명, 현대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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